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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희 기수 인터뷰

  • 운영자 | 2017-09-21 11:14
  • 조회수2208추천0
[정정희 기수 인터뷰] 
"
틀린 시도는 없다. 잘못된 시도도 없다

시도는 시작과 도전이라는 말이 담겨져 있다."



 4년차의 기수 생활이다. 최근 컨디션은 어떤가.
 4년이라는 시간이 결코 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적응하고 배워가고 무엇이든 알게되는 시간으로는 충분한 시간인 듯 하다. 4년동안 기수 생활을 해오면서 즐거운 일들이 더 많긴했어도 여러번의 슬럼프를 겪었고 나름의 심각한 고민을 많이 했었다. 짧지만 길었던 4년을 보내면서 조금씩이라도 확실하게 성장하고 있음은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겠다. 

최근 컨디션은 아주 좋다.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자주 거치다보니 면역이 된 것 같기도 하고 여러모로 모든 일들이 조금씩 잘 풀려가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경주에 출전해서 우승이나 나아진 성적을 내기까지 나 혼자만의 노력과 최선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경주마 준비가 된 상태에서는 기승자인 기수가 마지막 결과를 내주어야 하니 기수는 자신과의 싸움에서도 이겨야 한다. 이 부분에서 최근에는 한단계 성장했음을 느끼고 있다. 

갈수록 경주마에 기승하는 것이 더욱 재미있어지고 있다. 훈련시 기승하는 마필들의 체온부터 컨디션과 상태의 미세한 변화까지 느껴진다. 아무것도 모르고 기승할때와 확연히 달라졌다. 이제야 좀 경주마에 대해 알기 시작하나보다.    



 43승을 기록하며 감량 이점이 없어졌다.
 대부분의 기수들은 감량 이점이 사라지고 나면 기승 두수가 현저히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다행히도 나에게는 기회가 꾸준히 주어지고 있다. 감량이 2kg 일때부터 기회가 찾아오는 마필들을 보면 굳이 감량으로 인해 유리해질 수 있는 마필들이 아니었다. 망아지때부터 기승 해오던 마필이거나 성격이 잘 맞는 마필들이어서 현재까지 기회가 이어지는 것이다. 오히려 감량이 있을때보다 기회가 더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43승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 경력에 비해 좋은 성적은 아니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것에 희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모든 기수는 모든 경주에서 우승을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기승하는 마필이 직전보다는 나은 성적을 내주는 것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부분이다. 만족할만한 결과를 항상 내지는 못해도 최선을 다한 것만으로 다음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경주마 기승에 자신감이 붙은 듯 하다.
자신감도 자신감이지만 여유가 좀 생긴 것 같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시야가 넓어졌다. 한동안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서 새벽훈련이나 경주가 생각처럼 풀리지 않아 많이 힘들었을때가 있었다. 그때쯤 예전 55조의 브라이언 조교사를 만났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변화였고 발상의 전환이었다. 지금까지 배워온 것들과 브라이언 조교사의 가르침을 접목 시켰더니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새벽 훈련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다. 경주에 출전하기 전 먼저 호흡을 맞춰보고 그 마필의 장점과 단점을 우선적으로 파악한 뒤 계획을 세워 거기에 맞게 훈련을 실시했다. 체계적으로 바뀐 것이다. 물론 마필의 특징을 잘 알고 있는 마방의 요구사항이 있으면 그대로 훈련을 시키고 이외에 믿고 맡겨주시는 마필들은 나름의 계획으로 훈련을 실시하니 훨씬 성적이 나아지고 있다.

어려서부터 책을 가까이 하던 습관이 있었고 지금도 책을 자주 읽는데 문득 나에게 깊이 다가 온 한구절이 생각난다. 나무를 베는데 한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도끼를 가는데 45분을 쓰겠다. 경주마도 마찬가지인 듯 하다. 경주에 나가기 위해 새벽 훈련을 하는데 훈련 시간의 몇십분을 위해 미리 그 마필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지난 동영상을 통해 미리 준비를 한다. 조금씩 결과물이 나오고 있으니 더욱 자신감이 생기고 재미있을 수밖에.    



 지금까지 기승한 마필들 중 기억에 남는 마필은
예전 인터뷰에서 자주 말씀 드린것 같아 이번에는 최근 기승한 마필들 위주로 말씀 드리겠다. 우승을 하지 못하더라도 나와의 호흡을 통해 달라지는 마필들을 보면 보람차고 즐겁고 기억에 남는다. 나도 경주마에게 도움을 주지만 경주마 역시 나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래서 호흡인 것 같다.

먼저 24조의 '빅스카이'는 훈련에 변화를 주고 공을 들여 달라진 마필이다. 느낌이 남다른 마필이라 보다 신중하게 다가갔던 것 같다. 조급하게 욕심을 내지 않았던 방법이 통했고 최근에는 입상과 우승을 이어가며 상승세를 탔다. 특히 직전경주는 힘이 남았지만 중간에 전개가 꼬이고 직선주로에서 진로가 막히는 상황에서 짜릿한 코차 우승을 차지했다. 고맙고 애착이 가는 마필이다. 

43조의 '푸른질주'도 훈련 성과를 보이고 있는 마필이다. 실전에서 기복을 보였는데 꾸준한 훈련으로 최근 좋아진 성적을 기록했고 직전경주 입상을 차지하며 승급을 했다. 모든 경주마가 달라지고 나아진 성적을 보일 수는 없겠지만 이렇게 좋아진 성과가 눈으로 보이면 참 뿌듯하고 더욱 힘이 생긴다.

36조의 '투고윈'은 분석에 심혈을 기울였던 마필이다. 어린 마필이라 변화 폭이 커서 장점을 부각시키고 단점을 서둘러 잡아내기 위해서이다. 주행심사를 통과하고 전담을 하면서 힘은 좋은데 순발력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출발만 신경을 썼고 계속 출발 연습만 했었다. 직전 데뷔전에서 출발이 잘 나왔고 강한 상대를 만나 준우승을 기록했지만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다. 아직 발바꿈이 서툴러 외측으로 나가려 하는데 현재는 발바꿈에 중점을 둔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꾸준히 함께 하면서 웃음과 눈물을 안겨 주었던 마필들이 많다. 23조의 '햇빛나'와 40조의 '오픈뱅크'. 23조의 '전설의마녀'등은 성적을 떠나 너무나 고마운 마필들이다. 앞으로 만나는 마필들도 좋은 호흡을 보여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차후 기대가 되는 마필이 있다면.
최근 어린 2세의 외산 마필들이 꽤 강하다. 앞으로 얼마만큼 성장해줄지 기대가 된다. 먼저 언급해드렸던 36조의 '투고윈'은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잘 성장해주길 바라고, 25조의 '승리기억'이라는 마필도 기대가 되는 마필이다. 데뷔를 하기까지 시간이 조금 지체 되었는데 어느정도 경주마로의 기본기가 갖춰지면서 데뷔전부터 우승을 차지했다. 당당한 마체부터 포스가 다르다. 정말 좋은 마필이다.

이외에도 아직 주행심사를 치르지 않고 준비 중인 외산마가 몇 두 있다. 기대되는 마필들이 상당수 기다리고 있어 데뷔를 할때쯤 기회가 된다면 다시한번 말씀을 드리겠다. 점차적으로 경주로에서 두각을 나타낼 마필들이 될 것이다.  



 군 입대를 해야한다.
현재 남동생이 군복무 중이어서 2년정도 연기가 가능하다. 현역인데 군대에 대한 거부감은 없다. 몇달전 한참 경주가 계속 꼬이면서 많이 힘들때 영장이 나왔었다. 자동 연기가 가능하지만 차라리 군대를 다녀와서 다시한번 시작해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주위분들께 군대를 가겠다고 말씀을 드렸고 열심히 준비하던 마필이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면 군대를 가리라 마음 먹었다.

최선을 다하면서 어느정도 결과물이 따라와주면 더욱더 힘을 낼텐데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것 같아 힘이 들었었다. 변화가 필요했고 기승하는 마필에 승부를 걸었다. 밤새도록 상대마필을 분석했고 내가 기승하는 마필은 온힘을 다해 공들여 훈련시켰다. 당일 경주날이 되었다. 중위권을 따라가는 작전을 세웠는데 생각보다 초반 흐름이 빨라서 약간 밀렸다. 준비하면서 할만큼 다 했다고 생각해서 경주마를 믿고 힘을 쓰면서 밀어 붙였다. 시종일관 강추진으로 따라가다 직선주로에서 상대마필들을 뚫고 나와 우승을 차지했다.

그 마필은 43조의 '푸른질주'였다. 그때 우승한 이후로 뭔가 달라졌다. 우승을 하지 못하더라도 생각처럼 경주가 풀리기 시작했고 부진형 마필들에 기승해도 착순권까지 올라오면서 성과를 보였다. 어찌보면 '푸른질주'가 활로를 열어주었고 군대도 연기해주었다. 나에게 참 고마운 마필이다.  



 앞으로 기수로서 계획이나 목표는
4년의 기수 생활을 하는 동안 아직까지 부상이 없었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앞으로도 부상없이 꾸준한 기승을 하고 싶다. 물론 성적이 좋아졌으면 좋겠지만 막연한 승수의 욕심 보다는 전보다 나아진 모습을 계속 보여드리고 싶다. 벌써 4년이 아니라 이제 4년이다. 아직도 배울 것들이 많으니 기본을 탄탄하게 다지면서 앞으로 나아가겠다. 구체적으로 장기적인 목표가 있는 것이 아니다. 하루하루 할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서 열심히 정진하겠다.



 검빛팬들에게 한마디
응원해주시는 검빛의 모든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희한하게 예시장이나 주로 출장시 말을 걸어주시는 팬들이 많다. 경주전 긴장을 풀수있어 그분들께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힘찬 응원의 한마디는 많은 도움이 된다. 경주마와 기수만 달린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함께 달린다는 생각으로 즐겁게 관전하셨으면 좋겠다. 일주일의 스트레스를 경마공원에서 싹 날려버리시길 바란다.

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차갑다. 항상 건강 유의하시고 이번주도 행복한 날이 연속되길 바라겠다. 검빛경마도 많이 애용해주시고 자주 접속하셔서 좋은 글들 많이 남겨주셨으면 좋겠다. 감사합니다.






고태일 | 검빛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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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우 09/21 16:08
    점점 눈에 들어오는 기수...경기 흐름을 알고 마필 특성을 잘 파악하면서 좋은 기수로 성장해 가는게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