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하단메뉴 바로가기

한국의 명마 (1) - 에이원

  • 권국장 | 2018-08-15 14:07
  • 조회수2941추천0

한국의 명마 (1) - 에이원

 



거대한 심장 ‘에이원(A1)’


 

한국 최고의 명마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말이 바로 ‘에이원’이다.


 

‘에이원’에 대한 공식적인 기록은 50전 46승이라고만 되어 있다. 하지만 뚝섬경마장이 수해를 입어 상당한 기록들이 소실된 적이 있어, ‘에이원’의 이전 기록도 확인할 수 없게 됐다.


 

언제 경마장에 입사했고, 언제 은퇴했는지, 그리고 정확히 몇 전을 뛰고 몇 승을 거뒀는지에 대한 기록을 확인할 순 없지만 ‘에이원’이 지금도 명마로 불리는 것은 바로 1972년 전무후무한 25전 전승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과거 ‘에이원’을 관리했던 김승길 조교사는 3번의 준우승을 제외하고는 모두 우승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에이원’이 활동하던 당시에는 경주마 수가 부족해서 매주 경주에 출전한 말도 있을 정도로 경주마의 출전횟수가 많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상당한 우승 수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명확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과거 경마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에이원’은 60년대 후반 호주에서 경주마를 도입할 때 3세 암말로 도입돼 70년대 초반까지 5∼6년 정도를 활동하다 은퇴할 것으로 알려진다. 도입될 당시 왼쪽 앞다리에 A1이라는 낙인이 찍혀 있어 이름을 ‘에이원’으로 지었다고 한다.


 

‘에이원’에 대한 기록은 당시 신문기사로도 알 수 있는데 「다른 말보다 100m쯤 뒤에서 스타트시켜도 우승했다. 다른 말보다 앞서 달려도 우승하고, 뒷전에서 달리면 삽시간에 선두를 빼앗은 뒤 그대로 질주해 우승했다」는 기사가 남아 있다. 실제로 100m 뒤에서 출발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결승선 통과기록을 설명할 때 1초당 몇 마신 혹은 몇 m 차이라고 설명한 것을 기사를 작성한 기자가 100m 뒤에서 출발했다고 표현한 것으로 생각된다.


 

당시 ‘에이원’은 기승만하면 우승을 하는 말이었지만 기승하는 기수에게는 큰 부담을 안겨준 말이었다. 당시 기승을 했던 경험자들은 혹시나 자신이 탔다가 우승을 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부담이 컸다고 밝히기도 했다.


 

‘에이원’의 우승을 막기 위해 유혹과 압력을 시도한 조폭이 있었는가 하면, ‘에이원’에게 약물을 투여하려는 시도가 발각돼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


 

‘에이원’에 기승했던 경험이 있는 경마관계자들에 따르면 ‘에이원’은 깔끔한 성격으로 몸에 티끌 하나 묻는 것도 싫어할 정도였고, 다른 말들은 ‘에이원’이 고개를 흔들거나 눈만 마주쳐도 슬금슬금 피할 정도로 강한 카리스마를 보였다고 한다.


 

‘에이원’은 은퇴 후 위에 종양이 생겨 숨진 것으로 알려지는데 사망 후 살펴보니 심장의 무게가 무려 6kg에 달했다고 한다. 말의 심장은 대체로 체중의 0.8%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는데, 당시 ‘에이원’의 체중이 450kg로 기록돼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평균적인 경주마 심장의 두 배에 가까운 거대한 심장을 지닌 특이한 말이었다고 한다.


한국경마가 100년의 역사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불과 40여년전 우리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던 명마에 대한 정확한 기록조차 남기지 못할 정도로 등한시 되어온 것은 경마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권순옥 | 경마취재기자

저작권자ⓒ 검빛닷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