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개최된 YTN배 대상경주는 인기 3위인 문학치프가 우승을 거두면서 막을 내렸다. 최고의 인기를 모았던 청담도끼가 시종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면서 5착했고 그동안 꾸준한 걸음을 보인 샴로커가 2착을 하면서 서울말끼리 우승 준우승을 나눠가졌다.
문세영 기수와 호흡을 맞추며 우승한 3번마 문학치프가 후착마 샴로커를 12마신 차이로 따돌리고 압승을 거두면서 괄목상대한 모습을 보였다. 2000미터 기록이 2:05.5가 나와 보통 1900미터의 우승기록이 나왔다. 우리가 그동안 외국 대상경주의 기록을 보면서 우리나라보다 100미터 차이난다고 하던 그 기록을 냈다. 2위마인 샴로커의 기록 2:07.6보다 무려 2.1초가 빨라 갑자기 무슨 외국 명마가 와서 우승한 듯하다.
문학치프가 갑자기 능력이 늘어난 것인지 아니면 다른 말들이 못한 것인지는 상식적으로 판단할 때 문학치프 외의 12두가 모두 못뛸 수 없으므로 문학치프의 걸음이 월등하게 늘어난 것이 맞다고 할 수 있다. 특히 2위마 샴로커는 최근 경주에서 가장 꾸준한 걸음을 보인 말이라서 샴로커를 기준으로 할 때 주파기록을 2초 당긴 것을 인정해야한다. 샴로커는 TYN배를 포함한 최근 2000미터 4회 기록이 2:07.6, 2:07,2, 2:09.2, 2:09.3 이었다. 후반 두 번은 겨울주로임을 감안한다면 4회 모두 일정한 기록을 냈음을 알 수 있다.
샴로커는 최근 착순에서도 2착, 3착, 2착, 2착으로 일정한 성적을 냈다. 재미 있는 것은 최근 4회 모두 문학치프에게 졌다는 점이다. 전경주 헤럴드경제배에서는 문학치프에 이어3착, 그전 2회는 모두 문학치프가 우승하는데 바로 뒤에서 2착했다. 착차 또한 반마신 1마신 3마신 차로 문학치프와 근소한 차이로 졌다. 예전 바둑에서 조훈현이 매번 우승할 때 준우승을 도맡아하던 서봉수 사범이 연상된다. 문학치프는 최근 3회 샴로커를 근소하게 따돌리고 이기다가 YTN배에서는 갑자기 다른 말이 된 것처럼 12마신 차로 압승을 거뒀다. 정말 괄목상대한 모습이다.
문학치프의 성과는 두바이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낸 돌콩과 함께 한국 경주마의 수준을 도약시킨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 월드컵 결승까지 오른 돌콩이 예선전에서 2000미터 우승할 때의 기록이 2:05.0이다. 두바이와 과천의 주로가 같지 안아 비교는 불가하지만 이번에 문학치프가 기록한 2000미터 건조 4%주로에서 2:05.5와 함께 한국 경주마의 주파기록이 세계 유수의 경주마들의 주파기록에 근접했다고 보인다. 작년 코리아컵에서 돌콩이 런던타운에 15마신 차이나는 2착을 했다. 그후 돌콩이 걸음이 늘어 두바이에서 보인 성과와 문학치프가 YTN배에서 삼로커를 12마신 차로 이긴 것을 감안한다면 금년 코리아컵에서는 문학치프와 돌콩이 런던타운 정도 수준의 말에 도전할 수 있지 싶다.
한국경마가 부산경마장이 생기고 경쟁체제로 들어가면서 한번 도약을 했고 외국 기수와 조교사에게 문호를 개방해 인적 경쟁을 하면서 또 한번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외산마의 구매 상한선을 완화하면서 좋은 말들이 수입되더니 이제 세계 경주마들과 경쟁할 수 있는 말들이 나오는듯하다. 한국 축구의 월드컵 4강처럼 내 생에 결코 볼 수 없을 것 같았던 한국 경마의 세계제패가 가까이 다가온 듯 하다. 문학치프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문학치프의 우승을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