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회장 이양호)가 올해 2월, 레이팅 시스템에 변화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2년간의 운영실적을 토대로, 일부분 개선이 필요하단 판단에서다. 하지만 아직도 레이팅 보단 승군점수 체계가 익숙한 경마팬들도 많은 게 사실. 이들을 위해 알기 쉽게 레이팅을 배워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레이팅이란? 뛰어난 말에겐 높은 점수를, 부진한 말에겐 낮은 점수를!
레이팅의 사전적 의미는 “등급, 평가, 시청률, 평점” 등이다. 경마에서는 “평가 또는 등급”과 의미가 가깝다. 경주마가 경주에서 보여준 경주능력에 따라 경주마의 능력을 수치화한 것으로 경주마에겐 일종의 ‘능력평가 지수’라 할 수 있다. 더욱 쉽게 말하자면, 좋은 성적을 기록한 경주마는 높은 숫자를, 반대로 아쉬운 모습을 보인 경주마는 낮은 숫자를 가져가는 구조다.
한국마사회는 현재 레이팅을 국내 레이팅과 국제 레이팅으로 구분짓고 있다. 이유는, 아직 국제경주에 출전하는 경주마 두수가 많지 않고, 출전횟수도 적기 때문. 이런 상황에서 국제 레이팅을 적용할 경우, 기타 경주마들의 레이팅에도 큰 영향을 줘, 레이팅 시스템 전반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이에 마사회는 기본적으로 국내 경주마들의 능력을 비교한 국내 레이팅 시스템을 운영하되, 해당 말이 국제경주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을 때 레이팅을 소폭 조정하고 있다. 일례로 이번에 두바이월드컵 카니발에 원정 출전한 ‘트리플나인’의 경우에도 국내 레이팅은 120이지만, 국제 레이팅은 105로 다소 차이가 있다.
현재 PARTⅠ의 70%가 운영하고 있는 제도. 경마국제화는 물론 경마운영 전반에 큰 역할 수행
최고의 경마선진국으로 분류된 PARTⅠ 국가 중 무려 70%가 레이팅을 기반으로 경마를 시행하고 있다. 영국, 호주, 아일랜드, 뉴질랜드, 두바이, 남아공 등이 대표적인 예다. 한국이 포함된 PARTⅡ 역시 싱가포르, 터키, 인도 등을 비롯해 75% 이상이 레이팅을 운영한다. 그야말로 세계 경마운영 체계의 주류가 레이팅으로 옮겨갔다고 봐도 무방하다.
한국마사회가 레이팅 제도를 도입한 것도 바로 이런 부분을 고려해서다. 경마의 국제화를 위해선 각국 경주마들의 경주능력을 상호 비교평가 할 수 있는 수단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며, 레이팅은 바로 그 해답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점들 외에도 레이팅은 경마 운영 전반에 많은 역할을 수행한다. 통상 경주마의 능력을 상호비교하기 위해 우승횟수, 상금수득액 등을 참조한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정확히 A라는 말이 B 경주마보다 얼마나 우수한지 정확히 판별하기 어렵다. 반면, 레이팅은 이러한 부분을 상당수 해결할 수 있다. 경주마가 다른 경주마와의 경주에서 얼마만큼의 부담중량 차이로 얼마만큼 승리했는지, 패했는지에 따라 레이팅이 매번 결정되기 때문이다.
레이팅이 중요한 이유는 부담중량과도 관련이 깊다. 레이팅은 핸디캡 경주에 출전하는 경주마의 부담중량을 결정하는 수단이 된다. 통상 레이팅 1차이는 부담중량 0.5kg과 같다. 레이팅 차이가 10이라면 부담중량도 5kg 차이나는 셈이다.
또한 레이팅은 경주마의 등급분류와 경주편성 기준으로도 활용된다. 일정한 레이팅 구간에 따라 등급을 분류하면, 경주마에게 레이팅을 부여해 등급을 결정하고 경주에 출전시키기 때문이다.
핸디캡퍼가 부여. 기준마와 비교해 상위 입상마에겐 레이팅↑, 하위 입상마에겐 레이팅↓
레이팅은 세계적으로 핸디캡퍼가 부여하고 관리해오고 있다. 핸디캡퍼의 주요 업무가 경주마의 경주능력을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레이팅은 도착순위, 도착차이, 경주기록, 적성거리, 성별, 연령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부여된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영향력이 큰 것은 우승마와의 결승선 도착차이다.
레이팅 증가는 일반적으로 경주결과에 따라 기준마를 선정하면, 상위 입상마에게 레이팅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마신차이에 통상 1 ∼ 2포인트 차이를 두고 있으며, 국산마는 최대 15점, 외국산마는 최대 17점까지 부여한다. 참고로 기준마는 레이팅을 증가하거나 차감하기에 적절치 않은 경주마로써, 통상 4위마다.
반면, 레이팅 차감은 기준마 대비 하위 순위마들을 대상으로 하나, 하위 순위마라 해서 모두 차감하지는 않는다. 최근 성적이 양호한 말은 성적이 부진해도 레이팅을 차감하지 않는다. 또한 마체이상, 출발불량, 주행불량 등 정상적인 경주가 아니었다고 판단되는 말도 대상이 아니다. 레이팅 차감규모는 해당말의 경주성적 흐름을 보고 1∼3포인트 사이에서 결정되는 게 일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