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선 기수 인터뷰

  • 운영자 | 2017-05-18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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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세상에 위대한 사람은 없다. 
  평범한 사람들이 맞서는 위대한 도전이 있을 뿐이다.




 어느새 9년차의 기수 생활이다. 최근 컨디션은 어떤가. 
 2009년에 원대한 꿈을 품고 기수로 데뷔를 했다. 한주 한주 집중을 하다보니 어느새 만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8년이라는 시간은 나에게 노하우와 차분함을 배우게 해주었다. 아직도 경주에 기승할때면 긴장을 하게 되는데 어느정도 긴장감을 해소할 수 있는 경력이 되어가고 있는 듯 하다. 약간의 긴장감은 경주에 도움이 되지만 과도한 긴장감은 몸이 경직되어서 순발력에 방해가 된다.  

 최근 컨디션은 양호하다. 아주 좋지도 아주 나쁘지도 않은 상태이다. 올해 초에는 약간 몸이 좋지 않았는데 그 시기를 넘기고 나니 성적도 올라오면서 양호한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신인때 만큼의 열정은 아니어도 주어진 일에 대한 집중력은 갈수록 향상되어 가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능력치를 이끌어 내는데에 현재의 컨디션이면 충분하다. 지금까지는 체력적으로만 기승술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면 지난해부터는 이론적으로도 공부를 해왔고 실전과 이론을 접목 시키고 나니 잘 맞아 떨어지면서 더 재미있어졌다.  





 올해들어 계약기수로 활동중이다. 
 2013년도에 일년동안 프리기수로 활동을 했었고 2015년부터 2016년 말까지 2년동안 프리로 활동을 해왔다. 기승 기회가 많아 실전에서의 수많은 변수에 대한 적응력을 잘 키워왔다. 하지만 경주날 새벽조교를 10두 정도하고 기승 두수가 가득 찼을때 9개 경주에 기승하다보니 체력적인 부담은 둘째치고라도 기승하는 마필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기승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어떤 마필인지 물어보고 기승하는 상황이 발생해 집중력이 흐트러 질때가 있었다. 

 기승 하는 마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내가 직접 조교를 담당하면서 호흡을 맞춰봐야 경주때 비로소 기량 발휘가 잘 되기 때문에 올해부터는 계약 기수로 활동을 하는 중이다. 애초에 목표는 6개월 정도만 계약 기수로 활동하면서 체력도 충전시키고 기승하는 경주마에 대해 성격파악을 확실히 해두고 다시 프리기수로 전향 할 생각이었지만 당분간은 계약기수를 이어가려한다. 

 서로 장단점이 있지만 현재로써는 계약기수에 만족하며 생활하고 있다. 틈틈히 이론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도 생겼고 조교 두수와 기승 두수가 프리기수보다 많지 않아 집중력을 훨씬 더 발휘할 수 가 있다. 프리기수로의 전향은 상황에 따라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2017년에 와서 승률이 많이 올랐다.
 승률이 두자리 수로 올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승률은 계약기수로 바꾸면서 기승 두수에 대한 입상 확률일 뿐이다. 기승 두수가 적어지니 상대적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승수나 승률에 크게 연연하지는 않지만 무엇이든 좋아졌다고 하면 당연히 기분은 좋다. 

 한가지 더 말씀드리면, 2017년에는 기승하는 마필의 능력들이 상향 되어 있어서 승률이 오른 것 같다. 운이 좋게도 기승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마방과 끝까지 믿고 맡겨 주시는 마방에 감사를 드리고 싶다. 

 24조 마방은 신인때부터 여자인데도 불구하고 예뻐해주시고 기승에 대해 믿어주셨다. 9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히 불러 주시고 맡겨 주시는 것을 보면 인연인 듯 하다. 나를 인정해 주시는 마방 중의 한 곳 이다. 능력이 부진한 마필에 기승을 하더라도 그 고마움을 보답하고 싶어 열심히 기승을 하고 있다. 나아진 성적을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55조 마방은 전체적인 분위기와 마인드가 나랑 잘 맞는다. 브라이언 조교사에게 배우고 싶은 것들이 많다. 다른 마방에서도 배우고 싶은 것들이 많지만 55조 마방은 해외 경마의 선진화된 경마 체계를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경마와 다른 마방 분위기도 재미있다. 

 18조 마방 역시 조교사이하 관리사 분들도 고맙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한동안 얼굴을 비추지 않아도 어김없이 잊지 않고 찾아주신다. 불러 주시는 다른 마방들도 마찬가지지만 믿고 맡겨 주시는 만큼 항상 전보다 나은 성적을 내서 기대에 부응했으면 좋겠다.





 체력 단련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그 이상으로 이론을 공부중이다.
 운동 선수이기 때문에 체력 단련은 누구나 열심히 하고 있다. 20년 가까이 해왔던 기초 체력 단련은 하지 않으면 한순간에 몸이 망가진다. 기수 생활을 앞으로도 꾸준히 해야해서 가장 무시할 수 없는 것이 기초 체력 단련이다. 여자라는 핸디캡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더욱 열심히 단련해야 한다. 

 이론 공부는 틈틈히 해온지 일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올해에 조금 더 열을 올리고 나니 실전과 접목이 되어가는 것 같다. 겸사겸사 준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다. 동물을 좋아하고 그중에 말이라는 동물을 가장 좋아해서 평생 함께 하고자 이론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다. 기수라는 직업이 갈수록 수명이 짧아져서 말과 함께 하기 위해서는 조교사 면허나 조련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중복되는 과목을 중점적으로 공부를 하고 있다. 

 실전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이론을 공부하니 실전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쉽게 예를 들자면, 경주마의 젖산이 쌓인 것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4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 된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주에 출전하는 마필들은 되도록 목요일부터는 강하게 보내지 않는다. 이렇게 사소한 것 하나하나 알아가면서 신경을 쓰다보니 실제 경주에서도 조금씩 나아짐을 느끼고 있다.





 최근 기승한 마필들 중 애착이 가는 마필이 있다면.
 기승 두수가 적어지면서 새벽조교때도 집중을 할 수가 있다. 마필의 상태도 더욱 자세히 알수가 있고 성격과 습관을 파악하려 애쓰다보니 정까지 들기 쉽상이다. 그래서 최근에 기승한 마필들은 모두 애착이 간다. 굳이 꼽아야 한다면 성장을 해 온 마필들 위주로 말씀을 드리겠다. 

 24조의 '마이티젬'이 1등급까지 올라오며 꾸준히 호흡을 맞춰가고 있고 18조의 '제주의하늘'은 귀엽고 예쁘다. 14조의 '스위트록'과 18조의 '청수돌풍'도 예뻐하는 마필들이다. 6조의 '퀸크릭캣'은 정을 많이 주었던 마필이고 24조의 '빅마운틴'도 애착이 가는 마필이다. 16조의 '다이스킹'과 55조의 '최강자'도 빼놓을 수 없는 마필이다. 

 55조의 '최강자'는 좋은 말인줄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잘 뛸줄은 몰랐던 마필이다. 나와의 인연도 없을 줄 알았다. 망아지때부터 기승 기회를 얻었고 호흡을 몇번 맞춰봤지만 한참 걸음이 성장하며 월등한 기량을 발휘할때쯤 병원 체혈 예약을 해놔서 기승 기회를 한번 놓쳤고 교류 경주로 부산에 내려가야해서 기회를 두번 놓쳤다. 인연이 아닌줄 알았던 마필을 최근에 다시 기회를 얻었고 단거리에서 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참 고마운 마필이다. 

 14조의 '스위트록'은 강한 마필이다. 워낙 좋은 마필이고 많은 분들이 기대를 하고 있는 마필이라 유독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최단거리에서 첫승을 차지한 후 1300m 늘어난 거리에 도전을 하면서 걱정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잘 뛰어주었고 직전경주 긴거리에서도 연승을 이어가며 기대에 부응을 해줬다. 아직도 어린 마필이라 꾸준히 잘 성장해주길 바란다. '스위트록'은 내가 많이 배우고 있는 마필이다.

 24조의 '빅마운틴'은 기승자를 편하게 해주고 24조의 '마이티젬'과 18조의 '제주의하늘'은 마체가 크지 않은 단점이 있어도 최선을 다해 뛰어주고 있는 마필들이다. 함께 호흡을 계속 맞춰가며 동반 성장을 하고 싶다.





 앞으로 기수로서 계획이나 목표는. 
 앞으로도 항상 열심히 최선을 다할것이다. 허황된 꿈이라도 말하라면 평생 경주마 옆에서 기수 생활을 하고 싶다. 하지만 그럴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 경주마와 오래도록 함께 하고자 조교사 면허와 조련사 자격증을 위한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다. 경마 교육원의 교관을 할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면 어렸을 적의 꿈이였기 때문에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아직은 최대한 기수 생활을 계속 하고 싶다. 

 문세영기수가 한국 기수 최초로 정식 기수 면허를 부여받아 싱가폴로 진출을 했다. 점차적으로 한국 기수의 해외 진출 가능성이 커질 수 있겠는데 나 역시 도전을 해보고 싶다. 배움에 대한 열망은 지금도 여전히 크다.   

 현재의 기수 생활은 즐겁게 잘하고 있다.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졌으면 좋겠다. 구체적인 욕심을 말씀드리면 대상경주를 한번정도 우승해보고 싶다. 모든 기수들의 바람이겠지만 열심히 하다보면 기회는 분명히 찾아 올거라 믿는다.





 검빛팬들에게 한마디.
 매주 예시장이나 하마대에서 이름을 불러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성적이 좋을때는 칭찬해 주시고 성적이 좋지 않을때는 격려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 경주때마다 각오를 다지게 된다. 응원의 힘을 여실히 느끼는 대목이다. 앞으로도 힘찬 응원 부탁드린다. 

 날씨가 따뜻하니 주말은 가족들과 함께 경마공원에 놀러 오셔서 스트레스를 날리고 가셨으면 좋겠다. 항상 건강하시고 웃는 일들만 가득하시길 바란다. 감사합니다.






  • 뽀로롱 05/18 21:17
    혜선기수님~ 대상경주 우승하는 그날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화이팅~!!!
  • 눈설미 05/19 09:27
    혜선이 ~ 짤 하꼬 있습니다요 쭉~ 홧팅~^입니다요
  • sjkim 05/19 22:47
    십년만 젊었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