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5일에 경주 중 낙마로 부상을 당했다. 35조의 '브라이트캣'이라는 마필에 기승을 했었는데 망아지때부터 호흡을 맞춰오며 애착이 가는 마필이었기에 아픔은 두배로 다가온 것 같다.
당시 긴거리 첫 도전이었지만 '브라이트캣'의 컨디션이 좋은 상태였고 최적의 게이트를 배정받아 어느정도 기대를 하고 있었던 경주였다. 선두권 공략에 나섰고 앞선에서 경주를 펼치다가 상대 마필에게 선행을 뺏겨 힘안배를 하고자 내측 선입권으로 제어를 했다. 차분히 잘 따라가다 4코너에서 추진을 막 시작할 무렵 '브라이트캣'이 외측으로 급작스럽게 사행끼를 보였고 중심을 잃어 낙마를 하게 되었다.
낙마를 하고 구르면서 뒤따라오는 마필의 발길에 가슴을 채였다. 순간적으로 숨이 쉬어지지 않았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내가 죽는구나 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지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고 했던가. 주마등이라는 단어를 실감할 수 있었다. 병원에 실려가면서도 숨쉬기가 힘들었다. 갈비뼈 두대가 골절되어 폐를 찔렀는데 다행히도 살짝 파고들어 수술까지는 필요치 않다고 했다.
한달정도 쉬었는데 수습기수들은 4주 이상의 휴식기가 있을경우 교육원에서 2주간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 실전 감각을 살리기 위함이고 과천 경마장에 돌아와서도 한주정도 새벽조교만 실시한 후 경주에 출전할 수가 있다. 경주 중 처음으로 부상을 당했는데 큰 부상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당시의 상황은 아찔하다.
부상에서 복귀한 후 한달이 넘은 시점에서 컨디션은 많이 올라왔다. 큰 부상을 당하고 나면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다고 하는데 어렸을때부터 축구선수를 해 온 덕분에 부상을 달고 살아서 그런지 부상에 대한 후유증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