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우 기수 인터뷰

  • 운영자 | 2017-07-1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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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현우 기수 인터뷰 ]     
내가 할 일이 무엇인가를 미리 생각하여 꾀하고,
마음을 다해 힘쓰면 때를 놓치지 않는다.



 신혼 생활이 한창이다. 최근 컨디션은 어떤가.

 4년 연애를 하고 지난 5월 3일에 결혼식을 올렸다. 기수 후보생때 처음 알게 되어 다툼 한 번 없을 정도로 성격이 잘 맞았다.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커서 의견 충돌이 없었던 듯 하다. 특히 아내가 나에게 많이 맞춰주는 편이다. 

 신혼 생활은 행복하다. 진작에 식을 올리고 함께 살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새벽조교를 위해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아내는 항상 나보다 먼저 일어나 손수 밥을 지어서 아침 식사를 하게 해준다. 새벽 밥이 잘 들어가지 않을때도 있지만 아내는 억지로라도 먹이려 한다. 막상 먹고나면 하루가 든든하고 힘이 빠져 지칠 일이 없다. 

 결혼한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빨리 하라는 의견이 많았다. 그 이유를 확실히 알겠다. 심적으로 의지가 많이 된다. 퇴근을 하고 집에 가면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 울적하거나 힘들때도 아내가 있어 위안이 된다. 결혼한지 두달이 지났는데 너무 행복하고 매일이 즐겁다. 잘한 것 같다. 앞으로 2년, 20년, 80년까지 행복할 것 같다.   

 최근 컨디션은 매우 좋다. 한동안 컨디션 저하,  결혼 준비 등 이런저런 일들 때문에 기승 기회가 줄어들긴 했지만 다시금 마음가짐을 다부지게 먹고 열심히 하고 있다. 최근에는 체력 단련도 잘 되고 있어 심신의 컨디션이 모두 베스트이다.






 기승 횟수가 줄어들어 재도약을 준비중이다.
 결혼 준비를 하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고 결혼을 하고 나니 생각이 좀 변했다. 어른스러워졌다고나 할까. 결혼을 하지 않은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결혼은 하는게 나은 것 같다. 당분간 아이 계획이 없어 단 둘이 지낼텐데 그래도 어엿한 한 가정의 가장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뒤따르는 책임감이 생각을 바꾸게 만들었다.

 2015년도에 프리기수로 활동하면서 기승 두수가 많아졌고 승률도 높아졌다. 상승세를 타던 와중에 부상을 입은 적이 있다. 출발시의 착지불량으로 앞으로 고꾸라져 한달동안 병원 신세를 졌다. 재활치료를 완전히 마치기도 전에 복귀를 했었는데 때마침 신인기수들이 데뷔를 했었고 외국인 용병기수들이 기승을 많이 하던 상황이었다. 기승하던 마필들의 기회가 점점 줄어들었다.

 데뷔초에도 해외연수와 부상등으로 기회가 줄었다가 다시 열심히 노력해서 기회를 얻기 시작했는데 또다시 부상으로 프리기수를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넘어졌을때 일어서면 된다. 또 넘어지면 또 일어서면 된다. 다시 일어서야 할 시기가 왔고 차근차근 초심으로 도전하려 한다. 나에게는 아내라는 든든한 버팀목까지 생겨서 자신감도 더욱 충만해졌다. 재도약을 할것이다.






 100승이 얼마 남지 않았다.
 현재 94승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100승이 얼마 남지 않았고 빨리 하고 싶다.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100승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당장의 기승 횟수가 중요하고 눈앞의 한경주 우승이 중요하다. 100승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지만 100승이라는 기록에 신경을 쓰다보면 서둘게 되고 될 것도 되지 않는다. 100승은 지나는 과정에 불과하다.

 모든 기수에게 승수나 승률은 컨디션과 깊은 연관이 있다. 컨디션이 좋으면 승률이 올라가고, 승률이 나아지면 자연적으로 컨디션도 올라간다. 최근들어 컨디션이 좋아졌기 때문에 좀 더 노력해서 기승 기회를 얻다보면 승률도 올라가고 100승이라는 타이틀에도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열심히 하는 것 말고 다른 지름길은 없다.




 대상경주의 우승 경험이 있다.
 운이 좋게도 2014년 '경기도지사배'대상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2017년 '새봄맞이기념'대상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모두 54조의 '피노누아'와 함께 했던 경주였다. '피노누아'를 만나면서 대상경주 우승이라는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2014년 'HRI(아일랜드)트로피' 특별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동아일보배'대상경주에 출전했는데 초반 방해로 아쉽게 3착에 머물렀다. 잠을 못이룰 정도로 너무 아쉬웠다. 한 달 후 시행하는 '경기도지사배'대상경주를 위해 칼을 갈았다. 모든것이 최상의 상태로 준비되어 있었다. 적정거리인 2000m 경주라 더욱 자신감이 있었다. '천년동안'이라는 강자가 있는 경주였고 뒤따라가는 전개라 진로를 잘 잡아야 했던 상황에서 생각보다 훨씬 잘 뛰어주며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3년만의 2017년 '새봄맞이기념'대상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했는데 재미있는 것은 역시나 한달 전의 '동아일보배'대상경주에서 아쉬운 2착을 기록했다. 새벽조교에 공들이며 열심히 준비했고 한달 후의 똑같은 '새봄맞이기념'대상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새봄맞이기념'경주는 나라가 어수선할때라 '경기도지사배'라는 명칭을 '새봄맞이기념'경주로 바꿔서 사용했기 때문에 같은 경주였다. 3년만에 같은 상황에서 같은 대상경주를 우승했다. 재미있는 일화이고 한번 더 재연을 기대해본다.




 지금껏 기승한 마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마필이 있다면.
 가장 우선 순위의 마필은 당연히 54조의 '피노누아'이다. 가장 많이 호흡을 맞춰왔고 대상경주 우승뿐 아니라 일반경주 우승도 가장 많이 해준 고마운 마필이다. 망아지때는 민감한 반응에 성격이 까칠했었는데 나이가 들어가며 어느순간부터 침착해지기 시작했다. 주행 습성도 초창기에는 앞에만 나가려 하고 따라가면 추입력을 발휘하지 못했는데 성장하면서 힘안배가 되고 따라간만큼의 추입력을 보여줬다.

 '피노누아'는 54조 마방에서 출전주기를 미뤄가며 신경을 많이 썼다. 한주씩 컨디션 체크하며 주기를 길게 가져간것이 7세인 지금까지 꾸준히 잘 뛰어주는 것이 아닌가 한다. 현재 서울의 상위군 암말 중에 강한 마필이 많지 않아 아직은 더 해볼만하지 않을까.

 한 두를 더 말씀 드리자면, 아쉬운 마필이 있다. 54조의 '호세킹'이라는 마필이다. 선천적으로 몸이 많이 안좋았던 마필이다. 악벽이 좀 잡히고 아프지만 않았다면 엄청나게 뛰었을 마필이다. 아픈것 치고는 잘 뛰어주었다. 9전을 뛰고나서 더이상 볼 수 없게된 마필이지만 지금까지 기수 생활을 해오면서 기승해왔던 마필들 중에 가장 좋은 마필이고 강한 마필이었다.

 앞으로 '피노누아'나 '호세킹' 같은 마필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시한번 그런 마필들과 함께 하고 싶다. 열심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다보면 기회는 찾아 올 것이다. 그때까지 준비된 기수가 되어있겠다.




 군입대를 해야 하는데.
 바쁘게 살다보니 지금까지 군입대를 미루게 되었다. 이번에 영장이 나오면 바로 입대를 할 계획이다. 군입대를 위해 결혼을 조금은 서두른 것도 있다. 올 시즌은 마무리 하고 내년 초 쯤으로 계획을 하고 있다. 그때까지 영장이 나오지 않는다면 지원을 해서 입대를 할 것이다. 현역으로 군생활을 한다. 결혼이 의욕을 강하게 만들어 주었다면 군대는 터닝포인트가 되길 바란다.




 앞으로 기수로서 계획이나 목표는.
 우승을 할때가 가장 기쁘긴해도 우승을 하지 못하는 경주든 하위권 성적을 기록하는 경주든 기승하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기쁨이다. 경주마에 기승을 하는 것 자체에서 행복을 느낀다. 이런것을 천직이라고 하나보다. 기수라는 천직으로 끝을 보고 싶다.

 처음 기수로 데뷔했을때보다 갈수록 경쟁이 심화 되고 있다. 무한경쟁인 만큼 더욱 열심히 할 것이다. 잠시 주춤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고 있지만 선배들과 후배들을 보고 배우면서 초심으로 돌아갈 것이다. 군입대 전까지 조교 두수부터 한두씩 늘리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당장 눈앞의 계획을 성실하게 지키며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인 계획이다.




 검빛팬들에게 한마디.
 최근들어 기승 두수가 적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출전 할때마다 이름을 불러주시며 힘차게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다. 그런 팬들이 있어 기수들이 포기할 수가 없는 것이다. 꾸준히 지켜봐주시면 기대한만큼의 좋은 모습을 자주 보여드리겠다.

 장마가 왔고 지나가면 폭염이다. 기수들은 겨울보다는 여름이 나은데 팬들께서는 더워서 많이 힘드실 것 같다. 무엇이든 참고 견디면 좋은 일이 뒤따라 온다는 것을 함께 믿고 생활 하셨으면 좋겠다.

 생업에서 쌓였던 스트레스를 주말에 경마장에서 모두 날리고 가셨으면 좋겠다. 건강 유의하시고 검빛의 모든 팬들이 이기는 경마날이 되시길 바란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