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마, 새해 첫 출발 파행으로 시작하나?

  • 권국장 | 2018-01-10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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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경마, 새해 첫 출발 파행으로 시작하나?

- 7일 정모 조교사 숨진 채 발견

- 10일(수) 새벽훈련·출마투표 미시행

- 유가족·말관계자 ‘마사회 사과와 보상’ 요구중

 


2018년 새해 첫 출발이 예정되었던 제주경마가 미 시행될 전망이다. 10일 새벽훈련은 물론 주말 경주시행을 위한 출마투표가 전혀 진행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

 


제주 말관계자들이 새벽훈련과 출마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지난 주말 한 조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고, 유가족과 조교사, 기수, 관리사 등 제주 말관계자들이 한국마사회의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경마장 소속으로 기수출신인 정모 조교사가 지난 7일 조천읍 내 농장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는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은 발견 당시 타살 흔적이 없었고, 목을 맨 채 발견된 점을 감안해 정모 조교사가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유서가 따로 없었다는 점에서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동료 조교사들은 마사회의 기형적인 수익 구조가 정씨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하며, “고용 불안으로 이직을 준비하던 정씨는 특별감독 이후 벌금까지 떠안게 될 것을 우려하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며 “아내와 자식 둘을 놔두고 세상을 등진 것에 대해 한국마사회 역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이번 죽음으로 조교사 등 경마산업 종사자들의 처우가 개선되길 간절히 바란다”며, “한국마사회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마땅한 보상이 절실하다”고 성토했다.


장례식에 모인 조교사들은 모든 권한을 가진 마사회가 유족에 대한 사과나 합당한 보상 등 도의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유족들은 마사회의 책임 있는 조치가 있을 때까지 정씨의 발인을 미루기로 했다.

 


한국경마는 지난해 부산경남경마장 마필관리사의 연이은 자살로 인해 말관리사들의 고용과 근로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면서 강도 높은 특별근로감독을 받은 바 있는데, 이후 마사회 간부직원의 연이은 자살이 발생했고, 최근에는 조교사마저 자살을 하는 등 후속 여파가 만만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최종결정권자인 마사회장이 공석인 관계로 한국마사회의 당면과제들이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신임 마사회장 취임만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끝나지 않은 말관련 인력부분의 문제점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새해가 되었지만 한국경마는 불안한 출발대에 서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