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고독(絶對孤獨)

  • Wild Card
  • 2026-06-17 23:27 조회 75





   절대고독(絶對孤獨) 



                      김현승 / 시인 



   나는 이제야 내가 생각하던

   영원의 먼 끝을 만지게 되었다.

   그 끝에서 나는 하품을 하고

   비로소 나의 오랜 잠을 깬다.



   내가 만지는 손 끝에서

   아름다운 별들은 흩어져 빛을 잃지만

   내가 만지는 손 끝에서

   나는 무엇인가 내게로 더 가까이 다가오는 

   따스한 체온을 느낀다.



   그 체온으로 내게서 끝나는 영원의 먼 끝을

   나는 혼자서 내 가슴에 품어 준다.

   나는 내 눈으로 이제는 그것들을 바라본다.



   그 끝에서 나의 언어들을 바람에 날려 보내며,

   꿈으로 고이 안을 받친 내 언어의 날개들을

   이제는 티끌처럼 날려 보낸다.



   나는 내게서 끝나는

   무한의 눈물겨운 끝을

   내 주름 잡힌 손으로 어루만지며 어루만지며,

   더 나아갈 수 없는 그 끝에서

   드디어 입을 다문다 ㅡ 나의 시(詩)는.




  Gary Moore _ Adag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