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마 가격이 주저리 주저리...
- 낫디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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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6 12:11 조회 403
그간 도입됐던 고가의 외국산들
2만달러 상한에서 5만달러 상한이후 완전히 풀림.
2016년에는 #930번, $200,000의 Uncle Mo 자마.
2017년에는 #638번, $150,000의 Liaison 자마,
#701번, $230,000의 Tiznow 자마,
#1421번, $180,000의 Violence 자마 등등.
이외에도 매년 꽤 많은 이정도급의 말들이 들어왔다. 저 말들을 구매했던 관계자들이 보면 비싸게 사왔는데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쳐 마음이 아플 것이다. 그래서 말 이름은 적지 않는다.
내가 검색할 수 있는 수입사인 K.O.I.D를 통해 미국 경매에서 들어온 말만 해도 저 정도 가격대가 대략 20여 두다. 이외에도 호주에서 고가의 저스티파이 자마 5두와 아메리칸 파로아 자마 등이 들어왔거나 구매를 했고, 일본통의 마주들이 있어서 경매에서도 꾸준히 고가마들이 도입되고 있다. 호주, 일본같은 Turf계열 쪽은 경매를 눈여겨보지 않아 자세히는 모르고 4개의 수입사가 있다. 예전에는 외산마 수입서류를 제출이 의무사항이 아니라 경매기록이 등록안된 경우들도 많다.
상한제가 풀리기 전에도 암말은 우수 종빈마로의 환류를 이유로 가격 제한이 없었다. 플라이톱퀸($225,000), 뉴욕블루($150,000)는 지금도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당시에도 이 둘만 들어온 게 아니다. 8두이상의 꽤 많은 말이 들어왔는데, 경주력에서 성공한 이 둘만 기억에 남는 것이다. 너무 오래되서 말이름들이 가물가물하다.
뭐, 경마팬들이 말마다 얼마에 사왔는지까지 관심을 갖겠나? 경마에 깊이 관심을 가진 고관여층이 아니라면 굳이 찾아볼 이유도 없을 것이다.
실제 경매장 검수 과정에서 저 초고가마들중 내가 함께 검수했던 말들도 있다. 그런데 고가 경매마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을 내는 건 정말 부담스럽다. 구매자가 손해를 보면 관리비까지 3억 ~ 4억원을 손해볼 수 있는 일이니 쉽게 입을 열 수 없다.(분위기상 그냥 무조건 좋아보인다고 할수밖에없다. 이후 절대 뒷말하지 말아야한다. ^^;)
미국 경매에는 미국, 중동, 유럽, 일본, 홍콩, 중국, 러시아, 터키, 말레이시아, 한국 등 전 세계 경마시행국에서 속칭 ‘선수’들이 모인다. 구매력과 낙찰가격대에서는 한국은 거의 최하위권이다. 이게 한국경마의 수준이었지만 꾸준히 본전도 못할 고가마를 욕심이라는 괴물에 사로잡혀 ㅋ
국산마 수준은 더 아래였댜. 코로나 이전 연간 서울 200두 부경 120두이상 매해들어오던 시절 2만, 5만제한일때도 국산마가 감히 어디 겸상을...
경매진행시 혈통, 마체, 걸음걸이, 주행, 엑스레이 판독, 수의사 진단까지 종합해서 서로 경쟁한다. 서로 모르는 사이에 말도 통하지 않으니 손짓으로 응찰하면서 경매에 집중한다. 다음 해의 수입이 걸린 큰 시험대이기 때문이다.
출품 두수가 가장 많은 킨랜드 이어링을 보면 5천여두가 나온다. 경매참가하면 일주일 내내 가능한 한 많은 말을 찾아다니며 검수한다. 하루 평균 4만 보는 걷는다. 중동에서 왔든 러시아에서 왔든, 경매 기간 내내 다들 그렇게 움직인다.
이런 시장에서 어떻게 담합으로 말을 사오겠나? 한국 마주들끼리 가격을 맞춰봐야 다른 나라에서 더 부르면 그 말은 넘어간다. 우리끼리 어느 금액까지만 응찰하자고 정한다고 그 가격에 살 수 있는 게 아니다.
결국 내 예산 안에서 살 수 있는 말을 골라 응찰한다. 다른 구매자가 붙어 가격이 올라가면 놓치고,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다음 말에 도전한다. 또 놓치면 다시 찾는다. 살 수 있을 때까지 그 과정의 반복이다.
그럼 이렇게 중요한 경매에는 누가 가서 판단하느냐?
마주 본인과 대리인이 간다. 대리인은 오랜 경험을 가진 조교사일 수도 있고, 아주 유능한 팀장급 관리사나 조련사, 기수일 수도 있다. 경매 경험과 해외 경매 검수 이력을 갖춘 사람들이다. 여기에 수의사, 에이전시, 커미션을 5% 정도 지급하는 유료 컨설턴트 등이 함께 할 수도 있다. 물론 경매를 많이 갔고 말을 많이 봤다고 우수경주마를 구매할 수 있다는것은 아니다. 하지만 각 마방, 마주의 내년매출이 걸린 문제라 그네들의 환경에서 최선을 다한다. 넷상의 전문가라 자칭하는 사람들, 검증되지 않는 사람을 구매단으로 보낼수는 없다. 그리 쉬운 게임이 아니고 외부에서 상상하는 그 이상이다.
브리즈업 경매에서는 주행 후 호흡이 얼마나 빨리 돌아오는지 확인해주는 컨설턴트, 주행 자세를 보고 기록을 더 정밀하게 재주는 컨설턴트, 혈통을 분석하는 사람, 마체와 자세를 평가하는 컨퍼메이션 컨설턴트 같은 유료 서비스도 이용한다.
마주와 마방에는 사활이 걸린 문제다. 동원할 수 있는 인력과 한국내 전문가의 판단을 최대한 동원한다. 여기서 말을 잘못 사면 다음 해가 어려워지니, 어떻게든 잘 뛸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말을 골라야 한다.
그냥 전쟁터다. 적어도 이런 과정이 있다는 건 알아줬으면 한다.
물론 저렇게 노력한다고 모두 성적이 좋은 건 아니다. 그건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동, 일본, 말레이시아, 중국 구매자들도 마찬가지다. 쓰는 돈의 규모는 달라도 각자의 예산 안에서 경쟁하고, 결국 잘된 곳과 손해 본 곳으로 나뉜다.
그저께 시작한 킨랜드 이어링만 해도 첫날에 100만 달러 이상 낙찰된 말이 21두나 나왔다. 내년에 저 비싼 낙찰마 중 몇 두나 그레이드급 우승마가 될까? 아니, 입상이라도 하는 말이 몇 두나 될까?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다. 천만 달러에 낙찰된 말이(Zedan) 데뷔조차 못 하느냐는 비판 기사도 있다.
4만 달러짜리 레이스데이자마인 화이트 아바리오에게 패한 지난해 삼관경주 우승마들을 두고도 ‘25년 3세마들은 약했고 경매값고 못 하고 진다’라는 말이 나온다.
2026년 프리크니스 우승마 나폴레옹 솔로의 킨랜드 이어링 낙찰가도 4만 달러였다. 나는 여기서 한 번 생각해보고 싶다. 이 말이 한국에 왔어도 같은 성적을 냈을까?
결국 비싼 말은 성공을 보장받고 사오는 게 아니다. 제한된 예산 안에서 조금이라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말을 골라오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모인 전문가들이 그렇게 경쟁하고 검토해도 실패하는 게 경주마 구매다. 한국의 제한된 상금하에서 최선을 다해 분수에 넘치는 고가마들을 도입해왔다고 판단한다.
그렇다고 성적이 안 나오면 전부 운이 없었다고 넘어가자는 말도 아니다. 선발을 잘못했는지, 구매 당시 확인할 수 있었던 문제를 놓쳤는지, 가격을 무리하게 썼는지는 당연히 따져야 한다. 다만 도입 이후 어떻게 육성하고 훈련했는지, 부상 징후에는 어떻게 대응했는지도 같은 무게로 봐야 한다. 결과만 보고 “비싼 쓰레기를 사왔다”고 해버리면 정작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는 남지 않는다.
내가 궁금한 건 그거다. 외국에서 성공한 저렴한 말이 한국에 왔어도 같은 능력을 발휘했을까? 반대로 한국에서 기대에 못 미친 고가마가 다른 환경에서 훈련했다면 어땠을까?
답을 단정할 수는 없다. 그래서 구매가격만큼 도입 이후의 과정도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다.
마주에게 더 좋은 말을 사오라고 요구하려면, 그 말의 가능성을 제대로 시험할 환경도 갖춰줘야 한다. 주로, 조교사와 트랙라이더, 수의 진료와 부상 예방이 모두 여기에 들어간다.
구매 실패의 위험을 없앨 수는 없다. 그래도 사온 뒤의 관리 문제로 가능성을 잃는 일은 줄여야 하지 않겠나?
좋은 말을 고르는 건 구매자의 책임이다. 그 말이 능력을 발휘하도록 키우고 관리하는 건 마방의 책임이고, 그 일을 제대로 할 주로와 제도를 갖추는 건 마사회의 책임이다. 비싼 말 한두 마리의 실패를 비웃는 것으로 이 책임들을 대신할 수는 없다. 이미 댓가는 많이 치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