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금주기수

  • 운영자 | 2013-01-2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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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일년이라는 공백기간 후 작년 11월 복귀를 했다.
A-부상 때문이었다. 허리와 목 부상 때문에 거의1년 동안 재활을 하며 지냈다. 물론 중간마다 나아지는 기미도 보였지만, 다시 재발하며 힘들게 보낸 1년이었다. 기수라면 누구나 따라다니는 부상위험은 나 역시도 예외가 아니었다. 인제야 말이지만 부상이 가장 두려운 적이다.

Q-올해로 열두 번째 시즌을 맞는다.
A-열 두 해를 맞으며 참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다. 먼저 기수를 선택했던 당시의 바람과는 다르게 한참 부족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또한, 칠백전이 갓 넘는 기승 횟수가 보여주듯이 잦은 부상도 유독 많았으며, 결혼과 출산 때문에 일을 꾸준히 지속하지 못했던 것이 아쉬운 점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가정을 만들고 아이를 가지며 여성으로 더없이 행복하고 기쁜 순간들이었다.

Q-2013 올 시즌에 대한 구상이나 계획은?
A-우선, 복귀 이후 부쩍 기승횟수가 늘어났다. 기본기를 갖추고 있어 기량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경주마와도 현재 호흡 중이다. 결과물에 대한 큰 욕심보다는 꾸준한 출전으로 팬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시즌 가장 큰 계획이다. 지금의 내가 욕심을 낸다면 무리하게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욕심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 스스로 진정으로 즐기며 한 시즌을 보내고 싶다. 하나 더한다면 부상 없이 이번 시즌을 보냈으면 좋겠다. (웃음)

결과물에 대한 큰 욕심보다는 꾸준한 출전으로 팬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시즌 가장 큰 계획이다.

Q-주부로서 유일하게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여성기수다.
A-가정과 직장 두 가지 모두를 잘해냈다고 하긴 힘들지만 이제는 나름대로 제법 익숙해 진듯하다. 일 때문에 가족과 자주 함께하지 못해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 시간이 될 때마다 맛있는 밥을 해먹고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내려 노력한다. 이런 사소하고 소소한 일들이 나에게는 소중하게 느껴지며 그게 가장 큰 행복이다. (웃음)

Q-한체대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으며, 성신여자대학교 강단에 서고 있는데?
A-누군가를 가르치는 즐거움과 행복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강의는 중독인 것 같다. 준비 없는 강의가 있을 수 없듯 늘 준비하며 열의를 가지고 노력한지 벌써 7년이 지났다. 2006년부터 강단에 서며 사회로 배출해낸 제자도 꽤 많다. 뒤돌아보면 자부심을 느낀다. (웃음)

강의는 중독인 것 같다. 준비 없는 강의가 있을 수 없듯 늘 준비하며 열의를 가지고 노력한지 벌써 7년이 지났다. 2006년부터 강단에 서며 사회로 배출해낸 제자도 꽤 많다. 뒤돌아보면 자부심을 느낀다.

Q-자격증 역시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A- 스스로 말하려니 부끄럽다. (웃음) 체육학 전공을 살렸을 뿐이다. 승마, 스키, 에어로빅 등.... 내 좌우명이 ‘생각이 많은 미래보다는 할 일들이 많은 알찬 미래’인데 이런 마음으로 자격증을 하나하나 취득해왔다. 기수라는 직업이 나의 천직이라 생각하기에, 현재까진 그저 취득한 스펙으로만 남아 있지만, 강단이나 생활에서 유용하게 간간히 쓰이고 있다. 남들보다 열심히 살아온 열정의 증거라 생각한다.

Q-여성기수들 중 맏언니다. 책임감도 클 것 같은데?
A-여러 종류의 책임감이 있겠지만, 내 경우에는 오랜 기간의 활약여부가 그들에게 주는 의미가 클 듯하다. 가정을 가지고 아이를 가지고도 기수로서 생활할 수 있다는 점을 내가 증명하고 있기에, 여성이기에 어느 시기가 되면 그만두어야 한다는 관념을 깨고 싶다. 앞으로도 더 오래 활약해서 맏언니로서의 책임감을 다하고 싶다.

오랜 기간의 활약여부가 후배들에게 주는 의미가 클 듯하다. 가정을 가지고 아이를 가지고도 기수로서 생활할 수 있다는 점을 내가 증명하고 있기에, 여성이기에 어느 시기가 되면 그만두어야 한다는 관념을 깨고 싶다.

Q-여성 후배들 활약상을 평가한다면?
A-잘하고 있다. 하지만 좀 더 바란다면 지금보다 모든 여성후배가 조금 더 잘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뒤처지는 이들 없이 모두가 성장했으면 좋겠다. 힘든 훈련과 경주를 함께 하기에 서로 보듬고 아끼는 마음은 나와 마찬가지일 것이다. 친동생처럼 생각하고 서로 협력하고 발전하여 여성후배들과 함께 나아갈 것이다.

Q-항상 입버릇처럼 잘돼야 한다고 말하는 동기 이신영 조교사의 활약도 대단하다.
A-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경주마 조교사 분야에서 이제 갓2년차의 신인 조교사로서 많은 부분을 증명해내고 있다. 동기면서 동생인 (이)신영이에게 배울 점이 너무 많고 보고 있으면 뿌듯하다. 지금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 오로지 본인만 알 것이고 그 성취감 역시 신영이 본인이 가장 크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지금의 위치에서 만족하지 않고 더욱더 노력할 신영이를 알기에 더 자랑스럽다.

Q-30대 후반이다. (웃음) 체력적인 어려움은 없는지?
A-좋은 음식을 찾아 먹을 정도까지는 아니고 나쁜(술 등..) 것을 안하며, 떨어지는 근력을 보강하기 위해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과 등산을 하며 체력을 보강하고 있다. 체력적으로 힘들다고 하기에는 아직 세월이 더 흘러야 할 듯하다.

Q-기수라는 직업이 즐거운지?
A-매년 나의 직업에 대해 생각하며 항상 즐거웠던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마음의 여유가 생긴 요즘은 정말 즐겁다. (웃음) 출전 경주마다 주연이 되고자 했던 욕심을 줄이고 주어진 여건에서 최대한의 열정을 경주로에 쏟아내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며, 스스로 즐거움을 느낀다.

출전 경주마다 주연이 되고자 했던 욕심을 줄이고 주어진 여건에서 최대한의 열정을 경주로에 쏟아내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며, 스스로 즐거움을 느낀다.

Q-팬들에게 한마디.
A-항상 응원해주시는 팬들 덕분에 일이 즐겁고 더욱 노력하고자 다짐하곤 합니다. 큰 힘이 되는 응원의 한마디 “아줌마 파이팅”이라는 말은 매번 들어도 질리지 않습니다. 노력하는 모습으로 또한 깨끗하고 파워 넘치는 모습으로 경주로에서 찾아 뵙겠습니다. “검빛” 독자분들 께서도 언제 어디서나 행운이 가득하길 기원하며,
2013년은 여러분의 해로 만드시길 바랍니다.




<취재기자:김종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