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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경주와 승부기피
최고봉
|
2009-04-15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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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통 경주를 구분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산지별로 구분한 국산마 경주와 혼합경주, 부담중량으로 구분한 마령경주, 별정경주, 핸디캡 경주 등이 있다. 여기에 한가지 더 추가한다면 보통의 일반경주와 다른 특별경주와 대상경주다. 특별경주와 대상경주는 상금도 많고 트로피도 주기 때문에 돈과 명예가 걸려 있어 능력마들이 대거 출주하게 된다. 자연히 경주의 질도 높아지게 되고 경주도 박진감이 넘치게 되어 경마팬들도 관전의 재미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새해가 시작되고 4월까지는 특별 대상경주가 거의 없다. 그러다가 화창한 5월부터 본격적인 특별 대상경주 시즌이 된다. 특히 계절의 여왕 5월에는 특별경주와 대상경주가 무려 6개나 몰려 있어서 경마장이 축제기간이나 다름 없게 된다. 그 백미는 총상금 5억원이 걸린 코리안더비가 될 것이다. 이런 큰경주에서 우승하기 위해서 각 마방은 오래전부터 대표마를 훈련시키고 준비하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 한다. 어떤 경우에는 몇 개월전부터 대상경주만을 위해서 훈련과 준비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렇게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할 특별경주와 대상경주 중에서 군별 제한을 두는 일부 경주에서는 각 마방에서 승부기피의 유혹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예를 들어 국산 3군 특별경주에서 우승하면 트로피와 대략 6400만원 정도의 상금을 받는다. 3군 일반경주의 우승상금이 약 32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대략 두배 정도의 상금 차이다. 따라서 어떤 능력마가 있다면 특별경주 1,2개월 전에 치러지는 경주에서 우승해서 2군으로 승군하기 보다는 한두달 뒤에 오는 대상경주에서 우승해서 상금도 두배로 벌고 명예도 차지하면서 승군하기를 더 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대상경주 한두달 전에 강축마가 승부기피를 하면서 입상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있다.
모든 대상경주와 특별경주가 이런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코리안더비처럼 3세마로 한정된 경우 즉 마령경주에서는 군에 상관없이 출전하므로 괜찮다. 그랑프리처럼 최상위군 경주도 승부기피는 있을 수 없다. 하지만 2군, 3군 특별 대상경주를 앞두고는 승부기피를 해서 승군하지 않고 해당군 특별, 대상경주에 나가려고 할 수 있다. 그것이 수익의 극대화를 이루는 길이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막을 수 없는 것이다. 승부를 기피하는 쪽이 잘 못된게 아니고 그렇게 만든 시스템이 문제인 것이다.
대상경주에 나가려고 승군을 피해 승부를 기피하는 조교사의 작전을 나무랄 수는 없다. 최대의 수익을 창출하고자 하는 것을 어떻게 막겠는가. 이를 막는 방법은 승부를 기피해도 이익이 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다. 즉 2,3군 대상 특별경주를 없애는 것이다. 2군, 3군 대상 특별경주가 2009년도 전체 대상 특별경주 25개 중에서 60%인 15개에 이를 정도로 많다. 그러다 보니 대상 특별경주의 권위도 떨어지고 경주의 박진감도 많이 떨어진다. 게다가 이 때문에 승군하지 않으려는 승부기피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예전에 은행에서 번호표를 나눠주기 전에는 각 창구마다 한줄로 길게 줄을 서야했다. 줄을 서도 내앞 사람이 밀리면 다른 줄을 선 사람보다 손해를 봤다. 이것을 해결한 것이 번호표 시스템이다. 공중 화장실 입구에 노란 줄을 그어서 모두 한줄로 서 있다가 빈곳이 생기면 차례로 들어가는 것이 각 문앞에 줄을 서는 것보다 합리적인 시스템이다. 시스템을 조금만 바꾸어도 그 효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2,3군특별 대상경주는 승부를 기피하게할 소지가 있다. 좋은 의도로 만든 이벤트가 부정경마를 부추기는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2,3군 특별 대상경주를 하루 빨리 폐지해야 한다. 조금만 제도를 손질해도 부정경마를 막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보안과에서 눈을 켜고 경마부정을 잡는 것보다 간단하게 시스템만 손질해도 부정경마 방지에 더 효과적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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