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칼럼
지나친 자신감이 화를 부른다
최고봉
|
2009-12-01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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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경마를 처음 접했을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베팅을 한다. 그러다 점점 경마에 대해서 알고 나면 경마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추리를 해서 베팅을 한다. 경마를 한번 시작하면 그 재미에 푹 빠져서 오랜 시간 즐기게 되어 10년 이상 된 경마팬들이 대다수다. 이렇게 마력이 쌓일수록 경마에 대한 지식은 태산만큼이나 높아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경마지식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자신감도 있는데 그것이 승리로 연결되지 않아서 당혹해 한다.
경마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자신감이 충만해진다. 그러다 보면 확신이 강해지고 확신이 강하면 자연스레 베팅 금액도 커지게 된다. 하지만 자신감이 높다고 해서 적중률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서 시간이 갈수록 손실금액만 커지게 되는 모순이 생긴다. 자신의 연구에 따르면 필연적으로 입상해야할 말이 입상을 못했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잘못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엉뚱하게 기수나 조교사가 부정경마를 했다고 비난하는 경우도 있다.
바둑이나 장기에서 대국을 하는 당사자보다 옆에서 훈수하는 사람이 수를 더 잘 보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사람들이 보통 자신과 상관없는 객관적 입장에서는 냉정하고 논리적인 판단을 하지만 자신이 당사자로 참여하는 이해관계가 걸렸을 경우 객관성을 잃는 것을 의미한다. 더구나 자신의 돈이 걸려 있는 문제는 객관적인 판단을 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점에 주목해서 리차드 탈러 교수를 중심으로하는 시카고 대학에서는 경제행위에 심리학을 접목시켜서 행동재무학이라는 것을 창안했다.
이들의 연구결과 사람들이 잘못 판단하는 것은 대부분 자신을 너무 과신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이들의 조사 결과 운전자들은 대부분 자신들이 운전을 잘한다고 응답했고, 의사들은 90퍼센트 이상이 자신들이 진단을 정확히 내린다고 응답했다. 사실 대부분의 운전자가 베스트드라이버라는 말은 어불성설이고 의사들의 진찰이 정확할 확률은 50퍼센트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러한 자신감은 세상살이를 하는데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다. 자신감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 할 수 있다는 정신으로 세상을 살면서 성공을 이루는 사례는 이루 말 할 수 없다. 대한민국 자체가 우리도 잘 살 수 있다고 노력해서 여기까지 온 증거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돈이 걸려 있는 문제에서 과도한 자신감은 종종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투자자들은 자신만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똑똑하고, 또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경험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많다. 그들은 자신이 믿고자 하는 바를 지지해 주는 정보는 채용하지만 자신이 믿고자 하는 정보와 반대되는 것은 대체로 무시해 버린다. 결국 과신은 수많은 투자자가 손해를 보는 이유인 것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항상 옳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믿는 정보를 너무 과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바로 그것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자신이 믿는 정보가 근본적으로 틀리다면 혹은 옳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것이 그릇된 것으로 판명된다면 결과는 참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번쯤은 내가 생각하고 믿고 있는 것이 혹시 틀릴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봐야 한다.
경마베팅도 자금을 투자하기 때문에 같은 논리를 적용할 수가 있다. 경마를 오래하면 할수록 경마에 대한 자신감은 하늘을 찌를 듯이 충만해 진다. 경마를 접한 지가 현직 조교사보다 더 오래되고 경마에 대한 지식은 거의 박사수준에 이른다. 매주 필승할 자신이 있고 또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경마에서도 지나친 자신감은 베팅액수를 더 늘려서 손실의 규모만 커질 뿐이다. 승리하는 날보다 지는 날이 많다면 자신이 미처 모르는 부분이 많다는 증거이다. 내가 확신하고 있는 게임이라도 다른 변수로 인해서 실패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만 베팅 액수도 커지지 않고 오히려 적중률도 더 높아질 수 있다. 지나친 자신감은 경마에서는 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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