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기록은 상대적이다

  • 최고봉 | 2011-06-30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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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마의 능력을 판단하는 가장 원초적인 자료는 주파기록이다. 그런데 이 주파기록이 주로에 따라 격차가 심하기 때문에 스피드지수(Track Speed Index)라는 것을 이용해서 기록을 보정한다. 하지만 이것도 중거리까지는 잘 맞지만 장거리로 가면 선두마의 유도에 따라서 기록 편차가 더욱 심해져 기록분석은 의미가 없어진다.

주로 빠르기에 대한 보정은 매경마일별 스피드 지수를 이용해서 보정하면 된다. 주로 빠르기는 마사회에서 발표하는 것도 있으나 경주결과표를 만들면서 급하게 올려서 그런지 오류가 많이 발견 된다. 최근 주로는 누구나 느끼듯 기록이 평소보다 빠르게 나오는데도 6월 마지막주 주로 빠르기가 마사회 자료로는 6정도로 약간 느린 주로로 나온다. 필자 판단으로는 최근 주로는 4안팎으로 약간 빠른 편이다.

스피드지수를 만드는 방법은 일차적으로 1년간 군별 거리별 우승마 평균기록을 기준으로 한다. 마사회 사이트 경주결과에서 조건별 최고평균기록을 참조하면 된다. 이를 바탕으로 기준값을 5로 하고 주로가 빠르면 밑으로 한단계씩 내리고 주로가 느리면 위로 한단계씩 올리면 된다. 이렇게 보정하면 다른 주로에서 뛰었던 경주마의 주파기록을 서로 비교분석할 수 있다.

이렇게 스피드지수를 이용하면 중거리까지의 주파기록은 얼추 비교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분석에서 자주 활용하는 세부기록인 SF, 3F, GF 타임을 비교하는데는 어려움이 많다. 특히 직선에서 마지막 탄력을 나타내는 GF타임이 경주분석을 하다보면 아주 중요한데 기록과 결과가 잘 맞지 않아 당혹할 때가 많다. 세부기록은 주로 빠르기에도 영향을 받지만 선두마의 레이스 전개 빠르기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기록의 단순한 적용은 오류를 범할 수 있다.

6월 26일 10경주에서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5번마 블루밍이 선행으로 일순하면서 고배당을 터트렸다. 인기순위 7위로 복병마로 분류된 이유는 이제 갓승군한 말인데다가 전경주 기록이 1900미터에서 2:09.2로 보통 1군의 우승마 기록에 대략 3초이상 뒤져서 승군전에 고전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말의 입상을 경쟁이 없는 편한 단독 선행 덕으로 분석한다면 다음 경주에서 빠른 선행마를 만날 경우 입상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제외해야 한다. 반면 상대적인 탄력의 우위가 있다고 분석할 경우 다음경주에서도 입상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말이 전경주 5월 14일 GF기록은 14.2초로 아주 느리다. 하지만 그경주에서 다른 말의 GF기록과 비교하면 GF기록이 제일 빠르다. 선행을 받고도 막판 탄력이 제일 빨랐다는 것은 아주 특이한 경우다. 보통 선행마는 직선에서 걸음이 무뎌지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GF타임의 절대값은 14.2초로 저조하지만 상대값은 1위를 한 말이 다음 경주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경우가 많다.

이말의 당일 코너별 전개상황을 보면 선행마임에도 탄력도 좋은 말임을 알 수 있다.
1코너: 8-7,3,(1,6),2,5-(4,9) 후미와 5마신 차 여유 있는 선행
2코너: 8-(3,7),(1,6)-2-5-(4,9) 후미와 5마신 차 유지
3코너: (^8,7),(3,6),(1,9)-2,5-4 힘안배로 선두권 6두가 몰려서 진행함
4코너: 8,(3,7),6,1,(2,9)-5,4 후미와 1마신 정도로 붙어 있음
최종 결과는 후착마와 2와 2분의1마신 차이로 우승해서 직선에서 오히려 후착마와 차이를 더 벌렸다. 이는 선행으로 레이스를 주도하고서도 막판에 힘도 남았다는 의미다. 그후 6월 26일 1군 승군전에서 이말이 기록한 GF타임은 13.2다. 주로가 빨라서인지 전보다 1초 단축됐다. 중요한 상대적인 GF타임은 최고 GF타임을 기록한 미스터록키의 12.9초에 불과 0.3초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는 다음에도 블루밍이 선행에 나선다면 쉽게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이정도 차이로는 추입마가 선행마를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경주마의 기록을 분석하는데 절대기록도 중요하지만 숨겨져 있는 상대기록도 아주 중요하다. 예상지에 나오는 GF평균값이나 최고값은 숨겨진 상대적 차이를 반영하지 못하므로 상대적인 경주력은 복기할 때 따로 메모를 해둬야 한다. 경주마의 주파기록은 상대적인 것이라서 단순히 최고기록이나 평균기록을 분석해서는 답이 안나온다. 매경주 경주전개 유형과 상대적인 기록 차이를 잘 분석한다면 남모르는 적중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