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과천벌에 고배당 주의보가 발령됐다. 하루 경주중 저배당 경주는 서너경주에 불과하고 나머지 경주는 중고배당이 속출하고 있다. 휴장 이후 열린 2월 11일 토요 8경주에서 복병마 안시성이 입상하며 복승식 577.4배 쌍승식 1426.5배 삼복승식 1078.4배가 터졌다. 13일 일요일 마지막 경주에서는 복병마 미스나인이 입상하면서 복승식 406.7배 쌍승식 692.9배 3복승식은 무려 3012.8배가 나왔다.

이렇게 고배당이 나오는 이유는 구정 휴장으로 경주수가 줄어서 출주마가 몰리는 바람에 혼전편성이 많아진 측면이 있다. 거의 전경주가 게이트를 꽉 채워 치열한 접전을 펼치기 때문에 의외의 결과가 많이 나오는 것이다. 여기에 금년 겨울이 유난히 추워서 주로가 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뿌려놓은 염화칼슘의 양이 그 어느때보다 많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결과 주로가 극도로 무겁게 되어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이렇게 극단적으로 무거운 주로에서는 약한 선행마가 힘을 못쓴다. 최근 경주에서 많은 인기마가 무너지면서 고배당이 나왔다. 고배당 경주중 많은 경주가 선행 인기마의 몰락으로 뒤에서 따라오던 말이 어부지리로 입상한 경우다. 선행으로 입상한 말 중에서 막판에 덜미 잡히면서 2착한 말 즉 지구력이 약간 부족하나 최선으로 버티면서 입상한 말은 주로가 더 무거워지면 여지없이 입상에 실패했다. 설령 선행으로 우승한 말이라도 결승점에서 급격히 걸음이 무뎌지면서 후착마와 거리가 좁혀진 말은 주로가 더 무거워지면 입상에 실패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약한 선행 선입마는 아닌 경우지만 선행으로 우승하고 승군한 말도 주의해야 한다. 이런 말이 승군전에 선행에 못나설 경우는 주로가 무거우면 거의 입상하기 어렵다. 설령 선행에 나선다고 해도 대개 승군전에 거리가 늘어난 경우가 많아 입상을 장담하기 어렵다. 주로가 무거우면 장거리 경주적응이 안된 승군마들이 보통의 주로에서보다 더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한번쯤 검증이 필요한 셈이다.

반면 무거운 주로가 유리한 말은 꾸준한 걸음을 내는 뚝심마들이다. 평소에 걸음이 느려서 중후미에서 꾸준히 전개하면서 착순에 대던 말은 무거운 주로의 영향을 덜 받는다. 원래 스타트가 느리고 중간 스피드가 느리기 때문에 평소에는 후미에 위치하지만 전체적으로 주로가 무거워 경주전개가 느려지면 앞선과의 차이가 3,4코너 부근에서 좁혀진다. 다시말해 모든 마필이 직선주로 초입에서 뭉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선행으로 후미와 벌려 놓은 다음 직선에서 버티기를 시도하는 선행마는 불리하고 후미에서 따라오다 직선에서 추입으로 승부하던 추입마는 유리하게 된다. 선행마는 벌려놓은 것이 없어 잡히기 쉽고 추입마는 잡아야할 거리가 단축되어 더 나은 성적이 나오게 된다.

무거운 주로에서 고배당을 낼 복병을 찾으려면 주로의 영향을 덜 받고 꾸준히 착순에 대는 말을 고르면 된다. 2월 12일 9경주에서 고배당을 낸 이스턴댄서는 최근 4회전적이 5착, 4착, 4착, 3착으로 항상 늦추입하면서 착순에만 만족하던 말이었다. 마지막 GF타임은 네 번 모두 13.4초 전후로 경주거리와 상관 없이 일정한 탄력을 보이면서 올라왔다. 이런 말이 주로가 극도로 무거워지면서 앞선이 무너지자 자신의 타임을 그대로 내면서 우승했다. 다른 말은 주로의 영향으로 걸음이 무뎌졌으나 이말은 평소대로 꾸준히 뛰면서 상대적 이득을 본 것이다. 이어 10경주의 세븐티나이너도 최근 4회전적이 4착, 4착, 3착, 3착으로 꾸준히 추입으로 착순에만 대던 말이었다. 그 경주에서 세븐티나이너는 평소와 같이 경주를 전개했다. 추입타임도 전과 동일했다. 하지만 상대마들이 주로 영향으로 다 무너지자 자기 타임을 내면서 모처럼 우승까지 거머쥔 것이다.

경마의 묘미는 고배당의 적중에 있다. 특히 겨울철의 무거운 주로에서 고배당이 잘 나온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앞선의 약한 선행 선입마를 뒤로 돌리거나 지우고 꾸준히 착순에 대는 뚝심 있는 말을 축으로 고배당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다. 무거운 주로에서 고배당을 잡는 법을 잘 숙지하고 실전에 적용하다보면 경마를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