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균 기수와 박태종 기수

  • 최고봉 | 2013-01-21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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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0일 일요 10경주에서 박태종 기수와 문정균 기수가 직선에서 나란히 올라오면서 2착 3착을 했다. 우승마 싱싱캣에 목/목/목 차이로 3두가 몰리면서 박빙의 승부가 연출되었다. 한 수 위라고 평가 받던 싱싱캣 입장에서는 진땀을 뺀 우승이었고 인기 5위로 팔린 6번마 제왕탄생과 10위로 팔린 1번마 진두봉은 의외의 선전을 한 경주였다. 특히 문정균 기수의 1번마 진두봉은 복병이어서 삼복승식 337.7배의 고배당의 주역이 되었다.

이경주는 30기 기수까지 나온 마당에 13기인 박태종 기수와 18기인 문정균 기수가 화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한 것도 인상적이었지만 박태종 기수와 문정균 기수가 서로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서 더 흥미로운 경주였다. 박태종 기수와 문정균기수는 1998년부터 2003년까지 5년을 38조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처음에는 선임기수와 견습기수로 출발해서 문정균 기수가 정식기수가 되고도 한참을 38조에서 같이 생활했다. 신인시절 최고의 기수 밑에서 보고 배운 것이 문정균 기수에게 큰 도움이 되었음은 불문가지이다.

보통의 기수들이 견습을 떼면 더 빠른 성장을 위해 자신이 선임이 될 수 있는 마방으로 이적한다. 하지만 문정균 기수는 정식 기수가 된 후에도 오랫동안 38조에서 박태종 기수와 호흡을 맞추면서 기수생활을 했다. 그당시 38조에서 입상 가능마를 대부분 박태종 기수에게 태워주었기 때문에 많은 팬들이 왜 박태종 기수 그늘에서 기승기회도 못얻고 오랫동안 있었는지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그는 당대 최고의 국민기수 밑에서 묵묵히 실력향상을 도모했다.

그후 문정균 기수는 46조에서 1년을 보내고 48조에서 4년을 보낸다. 이때 제이에스홀드를 만나 삼관경주 모두를 제패하는 행운을 얻게 된다. 그리고 프리기수제도가 생기면서 프리로 전환해서 4년을 보내고 프리기수제가 없어진 작년부터 2년째 40조에서 활동하고 있다.

박태종 기수는 만 47세이고 문정균 기수는 만 39세로 8년 차이다. 이제 우리나이로 50줄을 바라보는 박태종 기수는 아무래도 조금씩 하향세를 타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최근 4년 복승률 추이를 보면 2010년도 33.8%에서 2011년 27.8%, 2012년 27.3%, 금년 1월 3주까지 22.5%로 하향세가 완연하다. 반면 문정균 기수는 2010년도 19%에서 2011년 13.1%, 2012년 13.9%, 2013년 1월 3주까지 23.3%로 금년들어 성적이 급상승하고 있다. 금년은 1월현재까지 박태종 기수와 문정균 기수의 성적이 역전되었다.

최근들어 문정균 기수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작년 연말에 주로가 엉망진창이 되어 선행마가 다 죽어나가고 고배당이 속출할 때 문정균 기수가 인상적인 말몰이로 복병마를 많이 입상시켰다. 그의 기승술이 평소에는 빛을 발하지 않다가 어려운 주로환경에서 부각되었다. 그러자 여러군데서 기승기회를 많이 주게되었고 준비된 기수 문정균이 이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면서 상승작용을 하고 있다.

1월 20일 7경주에서는 한번도 기승이 없었던 14조에서 문정균 기수에게 처음으로 기회를 주었고 문정균 기수는 이에 화답하여 인기 6위마인 라온초이스로 2착에 입상했다. 마지막 11경주에서는 기승기회를 거의 안주던 36조 김양선 마방에서 4천왕의 한명인 최범현 기수가 타던 돌풍강호를 태워주었고 인기 6위인 이말로 2착에 성공함으로써 이에 화답했다. 문정균 기수의 진가가 드러나면서 여기저기서 러브콜이 들어오고 있고 문기수가 이를 잘 소화해내고 있어 앞으로 문정균 기수를 찾는 마방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문정균 기수는 그동안 화려하지는 않지만 꾸준한 성적을 내온 중견기수다. 튀지 않는 그의 스타일 때문에 스포트라이트는 받지 못했으나 이제 서서히 그 진가가 드러나고 있다. 우리나이로 40대에 접어들면서 늦게나마 최고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이 엿보인다. 전형적인 대기만성형인 문기수가 여기서 더 정진해서 선임이었던 박태종 기수의 뒤를 이어 특급기수 대열에 오르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