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말산업국 중 하나인 독일의 한 경제연구소 연구에 따르면 말 세마리는 일자리 하나를 만들어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때문에 독일을 포함해 프랑스, 영국, 미국 등 해외 선진국에서는 이와 같은 말이 가진 산업적 가치에 오래 전부터 주목해 말산업 육성 및 발전을 위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정부 역시 농가소득 하락, 청년실업률 증가, 경제성장률 둔화 등과 같은 경기악화를 극복할 신(新) 성장동력으로서 말산업의 잠재력을 높이 사, 2011년 '말산업육성법' 제정을 시작으로 관련 정책을 본격 추진하고 있으며, 매년 「말산업 실태조사」 결과를 통해 그 성과를 측정하고 있다.
지난 5월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14년 말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말산업이 정부 및 지자체, 관계기관 등의 노력에 힘입어 지속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말 사육두수를 비롯, 승마시설, 사업체, 관련 종사자 수, 말산업 규모 등 말산업 육성 정책의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들이 모두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중에서도 특히, '말산업 규모' 및 '종사자수'의 증가는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 말산업 종사자 및 예비 종사자들에게 긍정적인 기대를 심어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특정산업의 경제기여 효과를 확인하려면 그 산업의 규모부터 가늠해야 한다. 말산업의 경우, 생산부문, 마주부문, 경마부문, 승마부문, 기타 말관련업 부문 등으로 구성되는데, 이런 각 부문이 결합되어 전체 말산업을 움직인다.
국내 말산업은 2013년 말 기준으로 3조 2,094억 원, 말산업육성법이 제정되기 전인 2010년 대비 4,500억 원(15.6%)이나 증가해 외형적인 성장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세부적으로는 경마부문이 2조 5,674억 원으로 아직까지 전체 말산업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경마 외적인 부문에서의 성장도 지속되고 있어 향후 말산업 발전은 물론 이를 통한 국가경제기여 효과도 지속적으로 기대해 볼 만하다.
이런 말 관련 시장의 지속적인 확대에 따라 말과 관련한 직업들도 말산업 관련 직업들도 새삼 재조명을 받고 있다. 과거에는 말 관련 직업이라고 하면 흔히 기수, 조교사, 마주, 생산자 등 경마와 관련된 직업 정도로만 알려졌지만, 유소년 승마, 다이어트 승마, 재활 승마 등 다양한 목적으로 승마가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게 됨에 따라 승마교관, 재활승마지도사, 말조련사, 승마시설업자, 마구류 제조판매업자, 승마용 운동기구제조판매업자 등 다양한 전문 직업들이 새로운 유망직종으로 떠올랐다.
실제 2014년 말산업 실태조사에서 보면, 지난해 말 기준 말산업 취업인구 수는 총 22,537명이다. 이는 2010년 말과 비교해 16%가 증가된 수치이다.
부문별로 보면 한국마사회, 경마 마필관계자 등 경마부문 종사자가 9,969명으로 전체 종사자수의 62%를 차지하고 있고, 승마시설 및 말사육농가 종사자수는 각각 2,233명, 1,414명에 달하며, 말전문 의약품 취급자는 302명에 달했다. '말의 신발'과 같은 편자를 붙이는 일을 담당하는 장제업 종사자도 59명이다.
또한 말고기의 인기 상승에 따라 말고기 전문음식점 수도 증가해 관련 종사자수가 183명으로 늘었다. 말고기 햄버거스테이크, 제주 유나이티드 축구단과의 스포츠마케팅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말고기 소비 증가가 견인되어 대중화된다면 관련 종사자 수도 계속 늘어날 것이다.
아직까지 재활승마 종사자수는 45명에 불과하지만, 말이 가진 교감능력 및 운동능력 등을 활용한 심리․신체 치료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게 됨에 따라 수요는 점차 늘고 있다. 실제로 재활승마 종사자 수는 2013년 23명에 비하면 일년새 2배 가까이 늘어난 것.
또한 승마운동기구의 수요 증가에 따라 관련 제조 및 유통업무 종사자도 늘었고, 중국시장을 강타한 국산 마유의 인기에 힘입어 말 부산물을 이용한 제조업 관련 직종 및 종사자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상기 외에도 말사료 및 마장구 제조․판매업자가 각각 348명, 134명 활동 중이며, 말을 치료하고 수술하는 수의업 종사자(한국마사회 소속 말 수의사 제외)가 전국적으로 51명에 달한다.
트리플밸리(경기도 안산시 소재) 수석코치이자 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 현장 통신원으로 활동 중인 윤화영(31세)씨는 “정부의 말산업육성정책 추진에 힘입어 국내 대학 관련학과나 자격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말산업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자격 요건을 갖춘 인력확보를 용이하게 한다는 측면에서 말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다만, 이러한 신규인력의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교육과정 및 전문자격과 실제 업무와의 괴리 해소 등)도 병행되어야 진정한 의미의 말산업육성이 이루어질 것”이라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