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가 경마혁신방안의 하나로 2015년 2월부터 레이팅시스템을 도입했다. 도입 초기에는 다소 혼란이 있었으나 10개월이 지난 지금 어느 정도 정착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레이팅 시스템이 시행되고 정착되면서 경마가 예전과는 다른 특성이 나타나고 있다. 경마팬들이 경마를 이기기 위해서는 레이팅제도 하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특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겉보기에 레이팅 시스템으로 되면서 가장 큰 변화는 거의 모든경주가 핸디캡경주로 치러진다는 점이다. 레이팅 제도에서는 부담중량을 레이팅 점수로 차등을 두어 매긴다. 점수 1점당 0.5kg의 차이를 두어 부중을 정한다. 최저부중은 51kg이고 최고부중은 각 등급별로 상한을 두어 그 이하로 부중을 부여한다. 매 경주가 끝나면 경주결과에 따라 새로운 레이팅 점수가 부여된다. 이러한 레이팅에 의한 부중 부여는 겉보기에는 큰 변화처럼 보이나 실제 현장에서는 예전과 큰 차이점이 없다.
레이팅 제도 하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대부분의 경주가 1주일 전에 출마등록을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1주일 전에 미리 같이 출주할 말을 알 수 있다. 핸디캡 부담중량도 매주 일요일 12시에 미리 발표되어 출마투표 훨씬 이전에 동반출주할 말과 부담중량을 미리 알 수 있다. 이렇게 동반출주할 말과 부담중량을 미리 알 수 있게된 점이 경주 준비와 경주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주게 되었다.
예전에도 1,2등급 경주는 핸디캡 경주가 있었고 핸디캡 경주가 아니라고 해도 경주수가 한 두 개로 적어 상대가 누군지 알고 대비한다거나 강자를 만나면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레이팅 제도하에서는 하위군에서도 상대가 누군지 미리 알고 대비를 할 수 있어 예전과는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로서로 상대가 누군지 미리 알 수 있게 되면 미리 대비할 수가 있다. 조교사 기수 마주뿐만이 아니라 예상가 경마팬들 모두 대부분의 경주에서 입상 가능마를 미리 가려낼 수 있게 된다. 그러다 보니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매 경주를 연구하게 되어 매 경주 입상 가능마가 어느정도 미리 정해진다. 강한 말이 있는 경우에는 강한 능력마 때문에 어중간한 말이 미리 승부를 포기하는 경우도 나올 수 있다. 상대가 약하다고 생각하면 복병마가 강승부를 준비할 수도 있다. 승부의지에 따라 초반 선행이 결정되기 때문에 선행시나리오를 2개 이상 가져가야 한다. 혼전인 경우에는 너도나도 해볼만하다는 생각에 모두 승부를 준비해서 초고배당이 나올 수도 있다.
미리 상대를 알게 되다보니 배당이 양극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능력마로 압축되는 경주는 미리 될 말과 안될 말이 드러나게 되어 인기마로 쏠리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저배당이 자주 나오고 있다. 강마가 있는 경우 의욕상실을 보이는 말이 있을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도 해야한다. 반면 약한 편성의 혼전경주에서는 너도 나도 승부를 준비해서 중고배당이 나오는 경주가 많아졌다. 경주의 편성에 따라 냉온탕을 심하게 왔다갔다 한다.
레이팅 시스템에서는 전반적으로 배당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예전 같으면 복병으로 꼽힐 말이 시간상으로 준비할 충분한 여유가 있다 보니 전력이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복병마가 도전 가능하다고 준비하는 것이 여러경로를 통해 미리 알려지게 되어 예상보다 의외로 배당이 안나오고 있다.
레이팅 시스템이 정착되면서 경주결과가 예전과는 다르게 나오고 있다. 능력마가 압축된 경주는 그대로 저배당으로 들어오는 반면 약편성에서 초고배당이 터지는 등 극과극의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저배당은 배당도 없으면서 적중하기 어렵고 고배당 복병도 잡아내기 쉽지 않다. 앞으로 이점을 잘 이해하고 경주성격마다 다른 전략을 세워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