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종 기수

  • 운영자 | 2016-01-2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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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 인터뷰]


"도전, 한가지 목표만 이루었을뿐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이현종 기수

 소속조: 50조(박재우)

 생년월일: 1993/08/24 (22세)

 데뷔일자: 2015/06/18

 기승중량: 49kg

 통산전적: 178전(25/16/25/18/16) 승률: 14.0% 복승률: 23.0% 연승률: 37.1%

 최근 1년: 178전(25/16/25/18/16) 승률: 14.0% 복승률: 23.0% 연승률: 37.1%



- 요즘 가장 핫한 신인기수이다. 기수가 된 계기와 이력이 궁금하다. 

이 - 전북 전주의 한 단란한 가정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중학교때까지 하고싶은것이나 되고싶은 목표라는 것이 없었고 그냥 소극적인 평범한 학생일뿐이었다. 키가 작아 자신감도 없었고 하루하루 일상적인 생활을 반복했다. 어느날 지인분이 오셔서 지나가는 말로 툭 던지셨다. 본인의 아들이 마사고에 다니면서 승마를 배우고 있는데 현종이는 키가 작지만 운동신경도 좋고 동물을 좋아하니 마사고에 진학해서 기수를 한번 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라고. 기수라는 단어를 듣자 기분이 참 묘했다. 전혀 알지도 못하는 분야였고 생각지도 못한 권유였음에도 그 말을 듣자마자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며칠동안 기수라는 직업에 대해 열심히 알아봤다. 상당히 위험한 직업이었다. 그렇지만 매력적이었고 나에게 꼭 맞는 직업같았다. 결론이 나자마자 아버지께 기수를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생전 처음으로 뭔가 해보고 싶다는 말씀을 드린것이다. 드디어 목표가 생겼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마사고를 마치고 경마교육원에 들어가 마침내 기수가 되었다. 기수 면허증을 받을때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때도 있었지만 주위의 많은 분들이 마음을 다잡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다. 그분들이 있어 기수가 될 수 있었고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 기수가 되기전 부경의 명문마방 19조에서 관리사 경력이 있다.

이 - 전화위복이라고 해야되나. 부경의 19조에서 관리사로 배울 수 있었던건 너무나 큰 행운이었다. 


경마교육원에서 특출나지 못했던 나를 담임교관님이 다독여 주시고 용기를 북돋아 주시면서 포기하지 않도록 길을 인도해주셨다. 누구나 힘든 일과 시기가 있듯이 나역시도 그런 시간이 있었고 교육원의 담임교관님 덕분에 잘 넘길 수 있었다. 그후에도 개인 사정으로 인해 기수면허를 따지 못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때 부경의 19조 김영관조교사님이 관리사로 받아주셨다. 되는일이 없다고 푸념을 했었지만 오히려 그 반대였다. 나는 운이 좋았다.


관리사 생활은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나를 성장시켜주었다. 관리사 일이 끝나면 기수 준비를 하기위해 기승기를 탔고 기수면허를 준비하다가도 마필 관리를 위해 마방으로 뛰어갔다. 체력도 강해질수밖에 없었고 정신력도 강인해졌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관리사 시절에 배웠던 것들을 바탕으로 노력할 것이다. 1년의 시간동안 배운것들이 너무나 많다. 잊지 않을 것이다.       



- 50조 마방과 계약을 맺었다. 마방 분위기는 어떤가. 

이 - 처음에는 낯설고 무서웠다. 1년의 관리사 생활이 있긴해도 마방을 대표하는 기수로서 소속되어야 했기에 부담이 컸다. 우려와는 달리 50조의 박재우 조교사님은 자상하셨다. 물론 잘못됐을때는 엄하게 하실때도 있다. 그외에는 신인기수인데도 의견을 잘 들어주시고 상의도 마다하지 않으신다.


박재우조교사님이 추구하는 것은 분위기이다. 분위기가 모든것을 좌우한다. 마방 식구들이 즐겁고 좋아야 관리하는 마필들도 분위기를 타서 덩달아 좋아져 성적까지 따라올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의 마인드와 너무나 잘 맞는다. 항상 긴장해 있는 나를 위해 마방 식구들 전체가 도와주신다.     



- 고마워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유가 무엇인가. 

이 - 아까도 말했듯이 힘든시기에 도와준 분들이 많다. 고마움을 넘어 은혜를 입었다고 말하고 싶다. 


교육원에서의 담임교관님은 도태될뻔한 나를 잘 이끌어 주셨고 부경의 19조 김영관조교사님은 기수면허를 포기하려던 시기에 관리사로 불러주셔서 기수와 관리사로서의 모든것들을 가르쳐 주셨다. 기수가 된 후로는 50조 박재우조교사님이 신인기수인데도 인정하고 믿어주셨고 20조의 배대선조교사님은 교육원시절 잠깐의 실습으로만 안면이 있는데도 불러서 20조 마필에 기승을 시켜주셨다. 8조의 최용구조교사님은 좋은말들도 아낌없이 경험을 시켜주셔서 감사하다. 


이런분들 덕분에 성적도 좋아져서 주목을 받고 이렇게 인터뷰까지 할 수 있는 것 같다. 받은 은혜는 꼭 갚을 것이고 갚기위해 노력을 안할래야 안할수가 없다.   



- 닮고 싶은 롤모델이 있는가.

이 - 많은 선배들의 경주를 지켜보았다. 한분을 콕 찍어서 롤모델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당연히 가장 닮고 싶은 선배는 문세영기수다. 자타공인 인정하는 최고의 기수가 아닌가. 하지만 당장은 너무 먼 산이다. 포기하는 것은 아니고 몇년의 시간이 흐른뒤 다시 묻는다면 그때는 문세영기수라고 당당히 말을 하겠다. 


닮고 싶기 보다는 배우고 싶은 선배들이 참 많다. 같은 마사고 출신의 조인권기수는 마사고때부터 명성을 익히 알고 있었고 교육원때부터 유난히 잘 챙겨주던 이찬호기수는 기승술 뿐만아니라 인간적인 면에서도 배우고 싶은 선배다. 이찬호기수의 동생인 부경의 이용호기수는 가장 친한 친구이어서 함께 이찬호기수에게 배울것들을 찾아서 자주 묻고 있다.    



- 성적이 좋다. 기승자세가 상당히 좋은데 연관이 있는듯 하다. 

이 - 경마교육원 시절의 성적이 좋은편은 아니었다. 어렸을적과 같이 자신감이 없었지만 계기가 한번 있었다. 영국에서 연수기간동안 영국교관과의 만남에서부터였다. 여전히 평범한 교육원 생활중에 기승자세가 너무 뛰어나다는 영국교관의 칭찬을 받았다. 지금은 근육이 붙어 덜하지만 당시에는 배가 허벅지에 붙을 정도로 기승자세가 낮았다. 영국교관의 칭찬 한마디에 자신이 붙었고 그 누구보다 낮은 기승자세와 강한 추진력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기 시작했다. 


성적은 연연하지않는다. 이제 시작이라 성적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그것보다 더욱 완벽한 기승자세를 만들고 싶다. 모든 운동은 자세가 가장 기본이고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몇년이 걸릴지 몰라도 완벽한 기승자세를 만든 후에 성적에도 신경을 써보겠다.    



- 맨손으로 경주에 나가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이 - 어떤 경마팬분이 맨손의 이현종기수라고 말한것이 기억에 남는다. 특별할것은 없다. 단지 장갑을 끼면 답답한것이다. 손에 땀이 많아서일수도 있겠는데 장갑을 끼면 고삐를 잡을때 감각이 둔해진다. 특히 경주때는 더욱 집중을 해야되서 맨손으로 경주에 임한다. 


경주에서 장갑을 낀적이 딱 한번 있다. 직전경주에 쓸려서 얼얼하고 따끔거려 장갑을 끼고 경주를 뛰어봤는데 역시나 장갑은 불편하다. 기승기의 고무고삐를 잡을때도 항상 장갑을 끼지 않았다. 상처는 당연히 자주 나지만 반복하다보니 굳은살이 박혔다. 

새벽조교때는 장갑을 꼭 착용한다. 추워서 그런것은 아니고 경주때를 위한 손 보호 차원에서 착용한다. 



- 지금까지 기승한 마필들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마필이 있다면. 

이 - 기승두수가 많지 않아서 전부 기억에 남는다. 당장 생각나는 것만해도 2~30두는 되는듯 하다. 먼저 50조의 '큐피드총알', 첫승을 안겨준 '베스트뱅크', 순치부터 호흡을 맞춰온 '시대의여왕', 경주운용을 배운 48조의 '동방의새아침', 24조의 '럭키뮤직', 경주중 나를 각성시켜줬다고 말할 수 있는 8조의 '슈퍼라이언', 여기에 얼마전 기승했던 41조의 '검탄'과 8조의 '진명불패'는 나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준 마필들이다.    



- 어떤 마필에게 어떤 것을 배웠는가.

이 - 너무 많지만 최근 두마필만 말씀을 드리겠다. 41조의 '검탄'과 8조의 '진명불패'이다. 


41조의 '검탄'은 경주 시작전부터 끝날때까지 온신경을 집중해서 경주를 펼쳤다. 연속 5번의 호흡을 맞췄봤는데 작년 11월 14일 경주와 12월 5일 경주의 경험이 큰 재산이 되었다. 11월 14일 '월드짱'이라는 마필과 '베스트가이'라는 마필에게 지고나서 너무 아쉬웠다. 이때 확실히 '검탄'의 성격을 완전히 파악했다. 기본 선행력이 좋은 마필인데 놔주며 알아서 뛰도록 하는 속도와 재갈을 여러번 갈아물리며 제어하면서 몰아서 힘안배로 가는 속도가 똑같았다. 당연히 후자쪽을 택하자 바로 다음 경주에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직전 1군 승군전에서도 아쉬움이 많았다. '검탄'의 습성을 알고 있었지만 1군 승군전이었고 상대마에 막혀 200미터를 정면으로 모래맞고 뛰었고 그러고도 3착을 했다는 것은 더 잘 뛰었을수 있었다는 생각에 여운이 많이 남았다. 앞선의 흐름이 약간만 늦춰줘도 그 이상의 성적이 가능했을 것이다. 


8조의 '진명불패'에 기승할 수 있었던 것은 운이 좋았다. 당일 다카하시기수의 낙마부상으로 기수가 교체되었다. 기수가 된 이후로 가장 많은 힘이 들었던 마필이다. 150%의 능력을 발휘한 것 같다. 나 자신을 믿게 해줬고 자부심까지 불어넣어준 마필이다. 코너에서 독려채찍을 처음 해본 마필이고 결승선 통과후에 헛구역질을 할 정도로 사력을 다해 직선주로에서 땅만 보고 밀었던 마필이다. 나도 할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심어준 고마운 마필이다.    



- 검빛팬들에게 한마디.

이 - 검빛이 경마정보나 커뮤니티에서 가장 크고 유명하다고 알고 있다. 그런 엄청난 사이트의 수많은 회원분들이 네티즌상 신인부문에서 저를 뽑아주셨다고 들었다.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조금씩 팬들께서 관심을 가져주시고 예시장이나 하마대에서 응원을 해주신다. 가슴이 뭉클할 정도로 격려해주신 분들도 계신다. 너무나 감사하고 앞으로도 지켜봐주시면 있는 힘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약속드린다. 한겨울 건강 유의하시고 항상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길 바란다.




[취재기자: 고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