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gher! stronger! faster! (더높이, 더강하게, 더빠른)"
하정훈 기수
소속조: 41조 (신삼영)
생년월일: 1990/09/04 (25세)
데뷔일자: 2015/06/18
기승중량: 49kg
통산전적: 100전(6/2/2/4/8) 승률: 6.0% 복승률: 8.0% 연승률: 10.0%
최근 1년: 100전(6/2/2/4/8) 승률: 6.0% 복승률: 8.0% 연승률: 10.0%
고 - 특이한 이력이다. 기수가 된 계기가 더욱 궁금하다.
하 - 고향은 부산이다. 초등학교 1학년 끝자락에 아버지의 사업때문에 어머니와 형, 나, 이렇게 네식구가 미얀마로 떠나야 했다. 8년여의 시간동안 미얀마에서 생활을 했고 국제학교에서 학창생활을 보냈다. 한국 나이로 고등학교 2학년때 아버지를 제외한 세식구가 부산으로 돌아왔다. 아버지는 아직도 미얀마와 한국을 오가면서 사업을 하고 계신다.
아버지가 말을 좋아하셨고 승마를 하고 계셔서 일찍이 말이라는 동물을 접할 수 있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또래에 비해 키가 작던 나에게 아버지가 기수를 시켜야겠다고 장난반 진담반 습관적인 말씀을 하셨다. 당시에는 기수가 무엇인지 몰랐고 운전을 하는 운전 기사 인줄로만 알고 있었다.
아버지를 따라 한국과 미얀마에서 말을 타볼 기회가 많았다. 승마를 하면서 고삐에 따라 말이 알아듣고 움직이는 것이 상당히 신기했고 관심이 생겨 집중적으로 공부를 한적도 있었다. 하지만 단지 취미로만 생각했었다.
국제학교에 다니던 도중 한국행이 결정되었다.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녀야 했다. 진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던 찰나에 어머님이 티비 광고를 보고 마사고를 권유해주셨다. 어려서부터 아버지가 기수에 대해 자주 언급하셨던것이 어머님한테도 각인이 되었었나보다. 이것저것 알아보며 기수라는 직업과 마사고에 대해 신중하게 고민을 해봤다.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매력있는 직업이었다.
한국에 들어와서 본격적으로 마사고의 입학 조건에 대해 알아봤고 고등학교 2학년의 나이지만 마사고 1학년으로 입학하면 특례입학도 가능한 조건이어서 오히려 다행이었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한단계씩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고 - 한국말이 생각보다 서툴지 않다.
하 - 지금이야 그렇지만 몇년동안 상당히 힘들었다. 미얀마에서 부모님들께 한국말을 배우기는 했어도 국제학교나 일상생활에서 대부분 영어를 썼기 때문에 한국말로 대화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마사고에 입학하면서 조금씩 늘긴 했어도 매끄러운 소통은 할 수 없었다. 마사고의 학업 뿐만아니라 한국말을 배우는것이 시급했고 졸업할때쯤 어느정도 가능한 실력이 되었지만 부족했다.
경마교육원에 들어와도 여전히 한국말은 어려운 숙제였다. 좀 더 능숙한 한국어 구사를 위해 뭔가 해야했다. 이때 큰 도움을 준 선배가 있다. 서승운 기수이다. 교육원에서 룸메이트였다. 한국말로 고민을 하던 나에게 차라리 군입대를 해서 한국어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오는게 어떻겠냐는 조언을 해주었다. 이대로 가다간 자칫 기수로서의 배움에 한계가 올 수 도 있기 때문에 이것도 저것도 아니게 되니 2년동안 한국어를 완벽하게 마스터하면 기수로의 배움이 더 빠르고 잘 될 것이다라는 조언을 해준 것이다.
교육원 1년을 다니고 군입대를 결정했다. 공익 근무를 하면서 한국어를 지금의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현재는 의사소통에 전혀 이상이 없다. 외국에서 살다온 걸 느끼지 못하는 분들이 계실 정도다. 서승운기수의 진심어린 조언이 가장 큰 도움이었다.
고 - 41조와 기승계약을 맺었다. 마방 분위기는 어떤가.
하 - 마방 식구라는 단어가 어울릴만한 분위기이다. 진짜 가족처럼 화기애애하다. 조교사님을 포함한 관리사 형들이 잘 모르는 신인기수임에도 불구하고 의견을 물어봐주시고 존중해 주신다. 41조 조교사님은 자상하신 분이다. 위험한 상황에는 불같이 엄격하시지만 모든 일에 이해를 해주신다.
감량이점으로 타조 기승기회가 주어진다면 주저없이 선택권을 넘겨주시고 여러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 기승 기간이 그리 길진 않았어도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41조는 마필 한두 한두 심혈을 기울여 관리한다. 성적이 좋지 못한 부진마라도 기승시에는 마필의 사소한 단점과 장점, 주의점들을 상세히 언급해준다. 41조에 몸담고 있는 동안 전부 배우고 싶다.
고 - 롤모델이 있다면.
하 - 마사고 시절에도 본받고 싶은 동료들이 있었는데 가장 존경하고 롤모델로 생각하고 있는 선배는 경마교육원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던 서승운기수이다. 체형도 비슷해서 더욱 닮고 싶다.
경마교육원 기승 실습을 하는 과정에서 마필을 제어하지 못하고 끌려다닐때 서승운기수가 자신만의 힘으로 마필을 제어하면서 순치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 모습이 너무나 멋있었고 그때부터 서승운기수를 따라가고 싶었다.
나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근력이었다. 서승운기수의 몸을 보고 깜짝 놀랐다. 작은 체형에 비해 발달한 근육량을 보며 체력과 근력 운동에 많은 시간을 쏟았다. 지금까지도 영향을 받아 체력과 근력 운동에 신경을 쓰고 있다. 시간이 흐르더라도 나의 롤모델은 언제까지 서승운기수이다.
고 - 평생 기억할 첫승은 어땠는가.
하 - 39조의 '누보'라는 마필이었다. 우승은 기대도 하지 않았고 열심히 타서 착순권에만 오고 싶었다. 작전은 초반 빠른 마필이 아니라 참고 타면서 착순을 목표로 막판 한발을 쓰는 것이었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이었고 흙이 튀어서 앞도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좌우는 커녕 앞도 잘 안보여서 고개를 숙인채 죽으라고 밀었다.
결승선을 통과했고 우승을 차지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2,3착 정도로 판단하고 하마대로 향하는데 박현우기수가 첫승 축하한다는 말을 해줬고 무슨 소리인지 얼떨떨해하며 대기실로 들어갔다. 칠판에 우승기수 하정훈이 쓰여있었다. 그때서야 실감이 났고 엄청난 기쁨이 찾아왔다.
그날은 마침 아버지가 미얀마로 들어가기 직전 잠깐 경마장 구경을 오셨던 날이었다. 아버지도 기쁘셨는지 비행기표를 다음날로 미루고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자랑스러워하는 아버지를 보니 기수를 선택한것이 참 잘한것이라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솔직한 심정은 첫승을 43조의 '나이스준'과 함께 하고 싶었다. 유난히 애착이 가던 마필이었다. 그래도 그날 '누보'와 첫승한 이후 경주에서 '나이스준'으로 한승을 더 추가 시켰다. 첫승은 함께 하지 못했지만 '나이스준'과의 추가 우승은 의미가 있었다.
고 - 지금껏 기승한 마필들중 가장 마음에 드는 마필은.
하 - 당연히 첫승을 함께한 39조의 '누보'는 말할것도 없고 실습때부터 호흡을 맞춰본 43조의 '나이스준'이 가장 애착이 가는 마필이다. 그리고 기수 데뷔하고 처음으로 조교를 맡았던 28조의 '동해찬가'가 너무 마음에 든다. 순치부터 내손으로 직접 이루었고 최근에는 우승까지 기록할 수 있었다.
의미있는 마필이 한 두 또 있다. 48조의 '동방의새아침'이다. 1700m 경주였고 빠른 마필들이 많아 주로 출장때부터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다. 운이 따라줘서 우승까지 차지할 수 있었는데 그날도 첫승때처럼 가족들의 응원 방문이 있었던 날이다. 어머님과 한국에 들어온 것은 할머님이 많이 아프셔서 인데 할머님이 손주 응원을 가보고 싶다 하셔서 친척들과 부산에서 서울 경마장으로 응원을 오셨던 것이다. 때마침 우승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동방의새아침'도 의미가 깊은 마필이다.
고 - 기억에 남는 팬이 있다던데.
하 - 마사회 주최로 경주 초반때 인형을 경마팬들에게 나눠주는 이벤트가 있었다. 아저씨 한분이 두 딸을 데리고 인형을 원하셨다. 주저없이 그분께 인형을 드렸다.
딸들과 함께 너무 좋아하시던 그분이 '하정훈기수 화이팅, 오늘 꼭 우승하세요." 그 한마디가 너무나 큰 힘이 되었고 49조의 '통일대박'으로 우승까지 차지할 수 있었다.
데뷔한지 얼마안돼는 신인기수의 이름을 알아주시고 고마운 응원의 한마디가 이렇게 힘이 될 줄은 몰랐다. '통일대박'의 우승은 응원의 힘이었다고 말씀 드릴 수 있겠다.
고 - 앞으로 어떤 기수가 되고 싶은가.
하 - 롤모델을 쫓아가고 싶다. 기수를 선택하면서 많은 선배들의 기승을 보며 꿈을 키웠고 따라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신뢰를 주는 강단있는 기수가 되기 위해 쉼없이 달리고 싶다. 또하나는 재미있는 경주를 펼치고 싶다는 것이다. 하고 싶어서 기수를 하고 있는데 즐겁지 못하다면 의미가 없어질 듯 하다. 즐겁게 열심히 하다보면 좋은 성적까지 따라오리라 생각한다.
고 - 검빛팬들에게 한마디.
하 - 응원의 힘을 몸소 느껴봤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과 성원 부탁드린다.
이제 시작한 신인이다. 목표를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겠다. 조교 동영상을 통해 검빛의 도움을 받고 있다. 항상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 감사합니다.
[취재기자: 고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