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부터 2등급 경주에서 인기마 중에서 차기 대상 특별경주 출전을 노리고 승부기피를 한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승부기피는 부정경마와도 연관이 있고 그 피해가 일반경마팬에게 미치기 때문에 절대로 있어서는 안된다.
대상 특별경주는 거의 대부분 오픈경주로 치러진다. 하지만 마사회에서 발표한 경마시행 세부계획에 따르면 서울부산 통합해서 8개 경주가 오픈경주가 아니고 레이팅 한계를 정하는 경주이다. 6월 5일에 열리는 SLTC트로피 경주는 레이팅 80이하 즉 2등급이하의 암말경주이고 같은날 열리는 JRA트로피 경주도 레이팅 80이하의 경주이다.
이 두 경주 모두 특별경주로서 총 상금이 1억 5천만원이다. 평소 2등급 경주보다 상금이 두배가량 많다. 게다가 우승을 할 경우 명예가 따르기 때문에 마주 조교사 기수 모두 일반경주보다 특별경주에 우승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러다 보니 능력마가 2등급에서 서둘러 승급하는 것보다 2등급에 머물면서 대상 특별경주에 우승하고 1등급으로 승급하는 것이 최대의 이익이 된다.
경마팬들은 우승 예상마를 추리할 때 이 부분마저 감안해야하기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순수하게 마필 능력만으로도 우승마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은 판에 승부기피하는 말이 있을 수도 있다는 가정하게 우승마를 추려내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승부기피라는 것이 심증은 가지만 물증이 없는 것이라서 누구를 나무랄 수도 없다. 승부기피가 의심이 되는 경주에서 경마팬들은 조교사 기수들을 비난하지만 그들은 아무 잘못이 없다. 그들이 만약 승부기피를 했다면 그것은 현 제도 내에서 최선의 이익을 위해 그렇게 한 것이다. 승군을 기피하고 대상 특별경주에서 우승하는 것이 최대의 이익이 되는데 그것을 나무랄 수는 없다. 이러한 승부기피를 조장하는 제도를 운영하는 시행체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부정경마의 소지가 있는 레이팅을 제한하는 대상특별경주를 하루 빨리 없애야 한다. 필자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오래전부터 계속 이 문제를 제기해왔으나 마사회는 계속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일반 경마팬들은 레이팅 제한이 있는 대상특별경주 한두달 전에는 우승할 경우 승급할 말이 승부기피를 할지를 검토해야 하고, 대상특별경주에서는 우승마를 추리할 때 바로 전경주를 손으로 가려놓고 마필 능력을 분석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상한 제도가 사람들마저 이상한 추리를 하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한국마사회는 드디어 우리가 파트2 국가에 진입했다고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마사회는 이제사 파트2 국가가 된 것에 대해 경마팬들에게 사과해야하는 게 맞다. 한국의 전반적인 수준은 모두 선진국 수준인데 유독 경마의 운영 수준이 세계 수준에 비해 한참 뒤졌다는 것을 반성해야 한다. 파트1에 갔어도 진작 갔어야 하는 것을 이제사 파트2 갔다고 자랑할 일이 아니다.
경마선진국이 되려면 모든 경주가 박진감 넘치고 한 점 의혹이 없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승부기피를 조장할 수 있는 레이팅 제한 대상특별 경주를 하루빨리 폐지해야 한다. 제도로 개선할 수 있는 것부터 먼저 고치는 것이 공정경마를 이루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