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범현 기수 인터뷰

  • 운영자 | 2016-07-07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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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 인터뷰]

"노력이란 평범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평범한 일을 꾸준히 지속하면 분명히 비범한 일이 된다."

■ 최근 컨디션은 어떤가.
 예전이나 지금이나 컨디션은 항상 비슷하다. 성적이 좀 떨어지면 컨디션이 좋지 않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전혀 그렇지 않다. 성적과 달리 항상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 성적이야 항상 좋고 싶지만 좋을때도 있고 나쁠때도 있다. 성적으로 평가를 받는 직업에 속해있어 신경이 쓰이더라도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 노력한다. 

 되게 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안된다고 해서 의기소침하지 않고 될때까지 노력하는 성격이다. 계획적이고 현실을 직시하며 긍적적이고 밝은 편이다. 노력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 어느새 16년차의 기수 생활이다. 후배들의 기세가 만만치 않은데. 
 16년의 기수생활이지만 16년이라는 시간이 확 와닿지는 않는다. 덤덤하다. 다만 한참 내멋대로 생활하던때가 있었다. 벼가 익으면서 고개를 숙이듯이 점차 겸손해지더라. 경력이라는 것이 표면적으로 기승술이나 실전 노하우와도 연결이 되어있지만 심리적 여유와 생각의 성숙함도 많이 달라지는 듯 하다. 

 처음 기수가 되기로 마음 먹었을 때가 기억 난다. 어렸을적 나의 꿈은 요리사였다. 조리학과를 준비하고 있었고 요식업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예기치 않게 기수의 권유를 받았다. 운동을 잘하고 체격조건이 딱 맞아떨어져 함께 일하던 영양사분이 추천해 주셨다. 공고문을 보고 연락을 해보았는데 경마기수의 좋은 점만을 홍보하고 있어 혹 해서 기수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 당시 김효섭기수와 박태종기수등 한참 이름을 날리던 선배들의 모습에 반했다.

 다른 동료들처럼 어려서부터 기수의 꿈을 키운 것은 아니었어도 한해 한해 버티며 노력하고나니 어느새 내 꿈은 기수로서의 삶이 되었다. 우연이 인연이 되었다. 후회없는 선택이었고 잘한 선택이었다.   


■ 2016년 '해마루'와의 호흡으로 두번의 대상경주 우승이다. 
 2016년 3월의 '서울마주협회장배'대상경주와 4월의 '헤럴드경제배'대상경주에서 5조의 '해마루'와 함께 우승을 차지했다. 2012년 '농협중앙회장배'대상경주 이후로 오랫만의 대상경주 우승이었다. 어떤 기수든 대상경주의 우승은 너무나 기쁜일 일것이다. 운도 많이 따라주었다. 아시다시피 대상경주는 출주 경주마에 기승하는 것 조차 쉽지 않은 일이고 아무리 강한 마필에 기승한다 할지라도 쉬운 우승은 없다. 그런면에서 '해마루'와의 호흡은 모든게 잘 맞아떨어진 기분 좋은 우승이었다.

 '서울마주협회장배'대상경주는 16두의 빡빡한 편성이었다. '매직댄서'나 '파워시티', '소통시대'와 '선봉'. 여기에 빠른 마필인 '야호스카이캣'까지 상당히 굵직한 마필들이 많이 출주를 했었고 1200m 단거리 경주라 자리잡기도 쉽지 않은 경주였다. 경주 시작전 단거리였어도 승부수는 초반 자리싸움이 아닌 종반에서의 전개와 뚝심 싸움이라 판단했다. 중위권에서 차분히 따라갔고 직선주로에서도 추진 타이밍을 늦췄다. 최대한 '해마루'가 무리하지 않으면서 좋은 진로만을 잡으려 애썼다. 판단이 제대로 통하면서 종반 머리차이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해럴드경제배'대상경주는 2000m 장거리 경주였고 강한 마필 한두가 상태 좋지 않아 취소 되면서 7두로 더욱 단출해졌다. 선두권이후 종반 더욱 탄력을 보이며 '해마루'와 대상경주 연속 우승을 기록했다. 경주의 페이스를 '해마루'에 맞게 잘 이끌어 여유가 있었던 것 같다.     

 '해마루'는 2016년이 최전성기인 듯 하다. 아주 강한 마필은 아니지만 상태나 컨디션에 따라 상대 잘 만난다면 제 역할은 충분히 해줄것이다.    


■ 2009년 최우수기수상을 받을만큼 전성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슬럼프는 없었는가.
 2009년에는 프리기수로 활동하는 기간이었고 그만큼 기회가 많았었다. 많은 기회속에 운도 좀 따라주어 처음으로 한해 승수 100승을 넘겼다. 지금까지 16년 가까이 기수를 해오면서 굳이 전성기를 따지자면 2009년이 맞는 것 같다. 그래도 그당시와 지금을 비교했을때 컨디션이나 체력상태는 별반 다르지 않다. 계약기수로 바꾸면서 기승 두수에 의해 성적이 낮아 보일 뿐이다. 오히려 2009년보다 지금이 노련미라던지 경주의 여유가 생겨 자신감은 훨씬 높아졌다. 


 슬럼프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 같다. 누구나 거쳐가는 성장통 같은 것. 기대보다 성적이 덜 나오면 그 시기가 자신이 결정하는 슬럼프의 시기가 아닐까. 그정도 말고는 심리적 압박에 의한 슬럼프는 없었다. 슬럼프는 자기 자신이 만드는 것이고, 그것을 이겨내는 것 또한 자기 자신만이 할 수 있다.  


■ 지금까지 기승한 마필들 중 가장 애착이 가는 마필은.
 앞으로도 계속 잊을 수 없는 마필이 한 두 있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고 계시는 36조의 '동반의강자'이다. 경마 기수가 자신의 대표마가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의미이다. 특히나 명마인 '동반의강자'와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인정받고 신뢰받고 있다는 자부심과 자신감까지 생기게 만들었다. 

 '동반의강자'와는 총 30전을 함께 경주에 출주했다. 그중 우승이 18회이다. 준우승은 6회이고 대상경주 우승은 3회 기록했다. 2009년 '서울마주협회장배'대상경주에서 우승했고 2008년 2009년, 2년 연속 '그랑프리'대상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동반의강자'로 인해 지금의 내가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원히 잊지못할 고마운 마필이다. 좋은 마필에 많이 기승한 편이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으뜸은 '동반의강자'이다.    


■ 최근 아쉬운 경주나 마필이 있다면.
 경주가 끝나고나면 모든 경주가 아쉽다. 어떤 마필에 기승을 하던지 우승을 목표로 출주한다. 능력이 떨어지는 마필이라도 우승을 하지 못하면 아쉬운 것은 당연하고 우승을 하더라도 아쉬운 경주까지 있다. 경마가 상대적인 것이지만 기수에게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바로 지난주만 하더라도 아쉬운 경주가 참 많았다. 22조의 '지니에이스'라는 마필로 우승을 기록하긴 했어도 나머지 경주는 못내 아쉽다. 특히 22조의 '세븐크라운'은 생각보다 인기가 훨씬 높아 조금은 의아했다. 물론 '세븐크라운'은 싹수 있는 마필이고 능검시 걸음도 신마치고 괜찮았다. 문제는 능검시 모래를 안맞아봤기 때문에 모래를 맞았을때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고 데뷔전 치르는 신마들은 항상 경주 경험이 변수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나름 '세븐크라운'의 걸음에 기대를 걸지 않은것은 아니다. 다만 능검의 외선 편한 전개는 1번 게이트를 배정 받으므로써 데뷔전에 기대하기 어려웠다. 거기에 외측 빠른 마필들이 많았고 경주 초반 '자성군주'의 임란기수가 외측에서 파고들어 자칫 위험한 상황까지 연출될 수 있었고, 뒤로 밀릴 수 밖에 없었다. 종반 탄력은 나와주며 5착을 차지했고 이 결과로 인해 재결실까지 불려갔다. 자초지종을 설명한뒤 별다른 제재없이 마무리 되었지만 신마들의 경주는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그래도 '세븐크라운'의 앞으로 치뤄지는 경주에 대해서는 기대가 된다.      


■ 통산승수 700승이 가까워졌다. 
 통산전적과 승수는 나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다. 물론 우승을 많이 하면 할수록 좋은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700승이라는 타이틀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700승은 거쳐가야되는 통과지점에 불과하다. 많은 동료기수들이 아홉수라고 할만큼 기념적인 승수에 부담을 느낀다.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위에서 기대를 하기 때문에 생기는 부담인 것 같다. 기왕이면 빨리 하면 좋겠지만 초조해하거나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남은 수년간 기수생활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온데로 부담없이 기승하는 마필 한두 한두의 우승에만 신경을 집중할 것이다.   


■ 앞으로 계획이나 목표는.
 추상적인 계획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먼 미래까지 세워놓지는 않았다. 하루하루, 한주한주 계획에 맞게 생활은 하고 있어도 장래에 대한 계획은 바뀌기 일쑤라 대략적으로만 고민을 하고 있다. 궁금하신 것에 대한 계획을 위주로 말씀드리면 당장은 프리기수로의 전향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 당분간 계약기수로 꾸준히 활동을 할 것이다. 장단점이 있는데 프리기수로 전향하게 되면 기승 두수는 많아 지겠지만 집중력도 그렇고 마필 한두 한두의 중요성을 좀 잃어가는 기분이다.

 길게 봤을때 조교사 면허에 대한 관심은 전보다 많이 생긴 것이 사실이다. 기수라는 직업이 훨씬 좋다. 하지만 전혀 관심이 없던 조교사라는 직업에 대해 최근들어 조금씩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 몇년안에 준비를 한다는 것은 아니고 향후 계획만 추상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기수 생활을 몇년 더 하다보면 또다른 것에 관심이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다.

 가장 중요한 기수로서의 계획은 다른 잡생각없이 지금처럼만 항상 꾸준히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싶다. 경주마에만 기승을 하면 모든것이 잊혀진다. 기승한 마필과 함께 호흡하고 함께 전력으로 결승선을 통과할때면 희열이 느껴진다. 나이를 먹어도 체력만 떨어지지 않는다면 계속 기수만 하고 싶다.   


■ 검빛팬들에게 한마디.
 지금까지 기수 생활을 하는 동안 큰 문제는 없었던 것 같다. 운이 좋다 싶을 정도로 좋은 환경에서, 좋은 위치에서, 좋은 인복으로 기수 생활을 해왔다. 이런 생활의 뒤에는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들이 계셨다. 그 응원의 힘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 주셨고 앞으로의 나를 더욱 발전 시켜 주시리라 믿는다. 변함없이 항상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고 앞으로도 아껴주시고 응원해주신다면 큰 힘이 될 것이다. 멋진 활약으로 보답하겠다. 무더위 속에서 건강 조심하시고 즐거운 일들만 가득하시길 바란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