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10일부로 전역했다. 전역 소감은.
군입대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전역한 기분은 매우 좋다. 한편으로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설렘이 더 크다고 할 수 있겠다. 군 입대 전과 군 전역 후에도 쉬는 시간은 별도로 갖지 않았다. 빈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는 것은 나에게는 활력소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2년이라는 시간을 헛되이 하지는 않았다. 체력적으로도 훨씬 좋아졌고 정신적으로도 한층 더 성장한 듯하다. 나이를 두 살 더 먹어서 그런지 철이 좀 든 것도 같다. 친구들 중에서는 군 생활하는 시간이 아무 의미 없이 죽은 시간이라고 말하는 친구도 있었지만 나 자신에게는 꼭 필요한 시간이었다. 동료 기수들이 이야기하는 터닝포인트이다.
휴가 때마다 경마장에 와서 대상경주들을 지켜봤다. 마치 내가 기승을 한 것처럼 이미지 트레이닝을 꾸준히 해왔다. 틈틈이 경주 동영상을 돌려보았고 몇 달 전부터는 조교 동영상까지 매일매일 돌려보았다. 경마장에 나오거나 동영상을 돌려볼 때에 항상 들었던 생각은 빨리 복귀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세상이 멈춰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고 했던가. 어느새 경마장 복귀가 다가왔다.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고 기대가 된다.
■ 전역하기 전, 몸만들기에 상당한 시간을 소요한 것으로 알고 있다.
거의 일 년 정도를 몸만들기에 전념한 것 같다. 기수 생활을 하면서 평소에 하던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보다는 다른 근육들까지 욕심이 생겨 군 생활을 하는 동안 단련을 하고 싶었다. 집 근처에서 알아보던 중 헬스장의 PT는 가격도 좀 부담스럽고 근육량이 너무 많아져 체중 관리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 같아 처음부터 배제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크로스핏이라는 새로운 운동을 알게 되었다.
크로스핏은 처음 미국에서 시작되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요즘에는 상당히 대중화가 되었다고 한다. 역도와 유산소성 운동과 체조의 혼합 운동이고 10가지 기초체력 향상을 목표로 하는 단시간의 고강도 운동이다. 하루에 딱 한 시간씩 매일매일 하게 된다. 크로스핏에서 부트 캠프라는 프로그램에 참여를 하였고 도구까지 사용하며 심폐지구력과 근력, 체조 등의 다양한 운동을 하게 된다.
일 년 동안 꾸준히 해온 운동이다. 재미있고 나에게 잘 맞는 운동인 것 같다. 기수 숙소에서 해오던 근력 운동까지 더불어서 앞으로도 계속 해갈 생각이다. 일주일에 7회이기 때문에 매일매일 시간을 들여야 하지만 하루에 한 시간 정도이기 때문에 과감히 시간 투자를 할 것이다.
■ 최근에 전역한 동료들이 많다. 달라진 점에 대해 의견 교환을 했을 텐데.
많은 동료들이 비슷한 시기에 군 입대를 했었다. 조인권 기수와 김철호 기수, 김정준 기수와 박상우 기수까지 군대를 다녀왔다. 모두들 전역 후 적응하며 실전 경험을 쌓았고 성적까지 점점 올라오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서는 가장 늦게 다녀와서 최근 서울경마의 달라진 동향에 대해 조언을 얻고 있다.
몸으로 느껴지는 것에서 가장 큰 것은 조교의 강도이다. 군 입대 전과 비교해봤을 때 훨씬 강해진 조교이다. 마치 부산경마의 조교를 따라가는 듯하다. 전체적인 마필들의 능력 상향도 들 수 있겠다. 그리고 실전에서 페이스가 상당히 빨라져 보인다. 이 부분은 아직 경험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듣는 것만 가지고는 확 와 닿지 않기 때문에 이번 주에 복귀전을 치르면서 직접 몸으로 느껴 볼 생각이다.
전역을 먼저 한 동료 기수들은 적응을 빨리 잘들 한 것 같다. 나 역시도 3주 동안 조교를 통해 적응을 해봤고 새로운 각오를 가지고 돌아왔기 때문에 실전에서의 적응도 잘 해낼 것이다.
■ 20조와 새로이 계약을 맺었다. 어떤가.
전역하기 전에 미리 이야기가 되어 있었다. 20조 조교사님이 감사하게도 소속 기수로 활동하게 도와주셨다. 20조는 마필 수급이 워낙 활발하기 때문에 함께 소속되어 있는 장추열 기수와 나누어서 조교에 임해도 시간이 그리 넉넉하지 않은 정도이다.
20조의 마방 분위기는 체계가 잘 잡혀 있다. 관리사 한 분 한 분 주인 의식이 투철하고 마필 관리에 철저하다. 전체적으로 철두철미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성적까지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는 데다 갈수록 더욱 기대가 되는 마방이기 때문에 새로운 각오를 다지기에 도움이 많이 된다.
■ 군 입대 전 큰 부상들이 많아 슬럼프를 겪지 않았는가.
큰 부상이 몇 번 있었는데 군 입대 전의 큰 부상은 나에게 처음으로 슬럼프라는 정신적 충격을 안겨주었다. 절대 더 이상의 큰 부상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2011년에 발목이 골절되고 인대가 파열되어 수술을 받았다. 22조의 '런칭어게인'이라는 마필에 기승을 했었는데 상대 마필인 14조의 '스파이커'라는 마필이 갑자기 들이박아 낙마하면서 발목이 마필에 깔려 부상을 입었다. 4개월이 넘는 공백기를 갖게 되었다.
2012년 겨울에는 40조의 '프라우드러너'라는 마필에 기승을 했었는데 낙마하면서 등자가 빠지지 않아 매달려 끌려가다 어깨 연골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이때도 4개월이 넘는 재활 시간이 있었다. 부상을 한탄하며 슬럼프를 겪게 되었다.
어찌 보면 운이 너무 따라주지 않았다. 좋은 마필에 기승하며 성적을 올릴 기회를 얻게 되었을 때마다 큰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운도 실력이라고 했듯이 크게 원망하지 않는다. 그런 시기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이런 각오로 복귀에 임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군대라는 시간은 나에게 터닝포인트 이상으로 중요한 시기였다.
■ 이번 주부터 긴 공백을 거치고 경주에 출주한다. 각오는.
전역하자마자 새벽조교에 나갔고 첫 마필에 기승했을 때의 느낌은 10분 만에 2년 전으로 돌아온 것 같았다. 이미지 트레이닝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이다. 마필 기승에 쓰는 근육이 달라 하루 이틀 근육통이 있었지만 일 년 동안의 체력 단련이 금방 몸까지 적응을 하게 해주었다.
각오는 완전히 달라졌다. 최초 신인 때 데뷔와는 다르게 새로이 시작하는 마음이지만 이제는 뒤로 물러설 곳이 없다는 것이 무엇보다 달라진 마음가짐이다. 어느새 햇수로 7년 차의 기수 생활이다. 보이는 것도 그렇고 나 자신이 무엇인가를 이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싶다. 지금까지 해온 시간보다 앞으로 해야 할 시간들이 더 많이 남아있다. 의지를 다잡고 앞을 향해 무한질주를 할 것이다.
■ 앞으로 기수로서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단기적으로는 현재 소속되어있는 소속조에서 인정받고 신뢰받는 기수가 되고 싶다. 어떤 마필이든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해 기승을 할 것이고 그 기회를 만들기 위해 항상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다.
장기적인 목표라면 지치지 않는 기수, 파이팅 넘치는 기수가 될 것이다. 한결같이 믿음을 주는 기수가 된다면 그때쯤에 변화를 주며 다음 단계로 성장해가고 싶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 최선을 다했냐는 물음에 자신 있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을 때까지 노력하는 것이다.
■ 검빛팬들에게 한마디.
이번 주에 복귀전을 치른다. 아직 팬분들을 만나 뵙지 못했는데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한다. 지금까지 나를 기억해 주시는 분이 계실까 하는 불안감이 앞서고 있다. 기억해주시면 좋겠지만 기억하지 못하시더라도 좋은 모습을 꾸준히 보여드린다면 앞으로는 기억해주시리라 믿는다.
군대를 다녀오며 체력도 그렇고 정신적으로도 많이 달라져 있으니 앞으로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성원과 격려 부탁드린다. 항상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기수가 되겠다. 더운 여름이 지나갔고 짧은 가을이 태풍과 함께 다가왔다. 어느 순간 또 갑자기 추워질 듯한데 건강 유의하시고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길 바란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