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선 기수 인터뷰

  • 운영자 | 2016-11-1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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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컨디션은 어떤가.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 한동안 성적도 나오지 않고 생각대로 전개가 풀리지 않은 경주들이 많아져 정신적으로 고민이 많았던 시기가 있었다. 기간이 조금만 더 길어졌다면 자칫 슬럼프로 빠질수도 있었던 상황인데 좋은 마필을 만나면서 다시금 자신감이 생기게 되었다. 최근 몇주간은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는 기간이고 베스트 컨디션까지 꾸준히 올릴 것이다.

요즘은 체력적으로 조금 힘이 든다. 경주 기승 두수는 많지 않은데 조교하는 두수가 많아졌다. 물론 체력이 허락하는 선까지만 실시하고 소화를 해내고 있는데 전보다 힘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프리기수의 단점일수도 있겠지만 경주 기승하는 마필들은 직접 미리 느낌을 알아보고 호흡을 맞춰야 마음이 놓이기 때문이다.

당장의 경주 출전하는 마필도 중요하지만 몇주 후나 몇달 후를 위해 망아지들까지 신경을 써야해서 조교 두수가 많아지고 있다. 지금 체력적으로 힘들더라도 차후에 망아지들이 성장하면서 함께 좋은 기록을 만들었을때의 보람을 생각하면 힘들다가도 힘이 절로 생긴다.    


■ 여성기수 최초 200승을 달성했다.
 지난 9월 11일 46조의 '러너퀸'이라는 마필과 함께 200승을 기록했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던 경주였다. 운이 좋았다. '러너퀸'은 눈에 띄는 강자도 아니었고 앞에 가야 잘 뛰는 마필이다. 당시 경주는 상대도 괜찮게 만난데다 게이트 번호도 잘 받아서 조건들이 잘 맞아 떨어져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경주였다. 200승의 경주는 200승이라는 승수의 기쁨도 있었지만 그보다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특별한 우승이었다.    

9월의 둘째주에 3승을 하며 200승을 채울 수 있었다. 첫째주에 기승 정지를 당했고 한주 유예를 하면서 기승한 둘째주였기 때문에 각오를 단단히 하고 기승을 했었다. 이런저런 일들로 사소한 고민을 할때였고 성적도 나오지 않아 뭔가 계기를 마련하고자 머리까지 짧게 자르며 남다른 각오를 다진 한주였다.
다행히 생각보다 잘 풀렸다. 그때마저 답답한 한주를 보냈다면 정신적으로 점점 더 악화될 뻔 했다.

200승을 하기 전에는 기대하고 설레였지만 막상 하고나니 한경주 우승의 기쁨과 같았다. 200승이라는 의미보다 나 자신을 이겨낸 듯한 기쁨이 먼저였다. 목표의 200승이 아닌 시작의 200승이었다. 더 큰 승수보다는 당장 눈앞의 한경주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 대상경주 첫 우승을 아쉽게 놓쳤다.
 나 자신에게 너무 화가나고 창피한 경주였다. 대상경주 이후로 정신적인 데미지를 많이 입었다. 올해들어 가장 아쉬웠고 가장 힘들었던 시간을 보내게 했던 경주였다. 한달여정도 다른 일이 손에 안잡힐 정도로 나한테 실망을 많이 했었다.

지난 6월의 '스포츠조선배'대상경주에 출전을 했었다. 18조의 '가속불패'라는 마필에 기승을 했었고 대상경주 출전 경험은 많았지만 우승의 기대를 가질 수 있었던 유일한 마필이었다. 좋은 마필이었지만 2000m 장거리에는 처음 도전을 했다. 나름 고민을 많이 했고 준비도 보다 철저히 했다라고 생각한다.
선행으로 경주를 주도했고 4코너 까지는 괜찮았는데 마지막 직선주로에서 '가속불패'는 한참을 남겨놓고 힘이 빠져버렸다. 안으로 치우치는 것을 제어하지 못하면서 상대마필에 방해를 줬고 기승정지를 처분 받았다. 

우승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한번의 경주에서 참 많은 것을 배웠다. 경주 자체에서 더 곱게 탈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고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생각처럼 힘안배를 못한 것에 나 자신에게 실망을 했다. 어느새 8년차의 기수 생활인데 아직까지 마인드 컨트롤을 못한 것에 다시한번 나 자신을 뒤돌아 보는 좋은 시간을 갖게 해줬다.  
 
아직도 그정도 실력밖에 되지 않는다고 나 자신의 위치를 확인시켜준 경주였다. 아마 다시 경주를 뛴다 할지라도 지금의 실력으로는 우승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다시한번 시작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된 경주이기도 하다. '가속불패'는 고마운 마필이다. 한달정도의 시간동안 낙담하는 시간도 있었지만 의지를 다지는 시간도 만들어 주었다.

실망과 반성의 시간을 뒤바꿔준 마필도 있다. '가속불패'가 나의 단점을 일깨워주고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노력의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면 52조의 '천지스톰'은 그 반대의 나를 일깨워 주었다. 나의 장점과 자신감을 불어주었던 마필이다. 역시나 '가속불패'와 더불어 가장 고마운 마필이다.

'가속불패'에 기승하면서 긴장하고 떨렸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천지스톰'에 기승할때는 전혀 긴장이 되지 않았다. 그래 한번 해보자, 이런 생각이 들었고 자신있고 확실하게 기승을 하다보니 오히려 자신감에 호응하 듯 좋은 결과를 보여줬다. 그 이후로 다른 마필에 기승할때도 조금씩 성적이 좋아 지는 듯 하다. '가속불패'와 '천지스톰'에게 배운 점들을 잊지않고 발전 시킬 것이다.    


■ 항상 여성기수 최초라는 꼬리표가 달라붙는다.
 한국 여성기수 최초라는 단어를 자주 듣긴 하지만 덤덤하다. 선후배 여성기수들도 모두 마찬가지 일 것이다. 여성이라는 특별함 보다는 같은 기수로 불리우고 차별없이 기회를 얻는 것이 가장 필요할뿐이다. 남자기수들에 비해 힘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자들은 섬세함이 있고, 경주를 풀어감에 있어 경주마의 능력을 이끌어 낼때 힘이 중요한 마필도 있지만 그 마필의 성격을 알고 독려와 호흡만으로 더 잘 뛰는 마필도 있기 때문이다. 함께 활동하고 있는 동료 여성기수들과 더불어 기회를 많이 주셨으면 좋겠다. 

부산 경마장에 홍일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최은경기수가 다행히 너무나 잘해주고 있다. 부산으로 배정 받았다는 얘기를 듣고 걱정을 많이 했지만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정도로 잘하고 있다. 최은경기수의 롤모델이 나라는 소리를 듣고 얼마전 부산에 내려가 최은경기수를 만나 보았다.

처음 만나 본 최은경기수는 의외였다. 데뷔한지 6개월이 채 되지도 않았음에도 생각하는게 많이 성숙했다. 자신이 현재는 좋은 마필에 기승할 기회가 많지만 앞으로 감량을 떼고 난 후의 기승을 걱정하며 감량이점이 있는 시기에 자신만의 장점을 개발하고 싶어 한다. 부진형 마필에도 많이 기승을 하며 경험을 쌓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나와 비교해보면 내가 3년차 정도의 경력이 되었을때 지금의 최은경기수와 비슷한 생각을 했었다. 내가 다른 남자 기수들과 차별화를 두면서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습성과 어떤 성격의 마필들에 더 자신있고 잘 타는지. 갓데뷔한 신인이 벌써부터 이런저런 고민을 하고 염두해 두고 있는 것에 깜짝 놀랐고 역시 생각이 다르니 좋은 성적을 보여주는 것이고 앞으로도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최은경기수는 내가 기승했던 모든 경주의 동영상을 꼭 다시 본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은 후부터는 나도 경주에 조금 더 신경을 쓰고 있다. 나를 보며 최은경기수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경주중 세세한것 하나하나 집중을 하자니 더 잘풀려 가는 듯 하다. 최은경기수가 나를 보고 배운다면 후배지만 나도 최은경기수의 단점들을 지적해주고 조언해주면서 나역시 다시한번 돌아보는 좋은 공부가 되고 있다. 후배를 보고도 배울 점들이 있다. 뒤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후배 최은경기수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 최근 애착이 가거나 기대가 되는 마필이 있다면.
 가장 고마운 마필인 '가속불패'와 '천지스톰'은 빼놓을 수 없는 마필들이다. 아직도 배워야 할것이 많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닫게 해줬고 한단계 성장을 시켜준 듯 하다. 아직 배워야 할것이 많다면 실력이 더 늘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 잘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희망과 자신감을 심어 주었다.

최근 기승한 마필들 중에는 기대 이상으로 잘 뛰어준 '최강자'가 애착이 간다. 올해초에 가장 기대했던 마필이었고 한동안 실전에서 기복을 보여 안타까웠던 시기를 지나면서 휴양을 다녀온 후 직전경주에서 잘 뛰어주었다. 우승까지는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초반부터 종반 끈기까지 열심히 뛰어주며 우승을 기록했다. 
 
'최강자'는 쉬면서 많이 바뀌었다. 마필의 자세가 변하기는 쉽지 않은데 아직 어린마필이라 그런지 눈에 띄게 달라졌다. 기승자가 추진을 할때 자세도 잘 나오고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편안하게 가준다. 이렇게 자세가 좋아진 마필은 능력을 이끌어내기도 편하고 기승자의 체력도 많이 소비하지 않는다.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되는 마필이다. 이외에도 내년을 준비하며 어린 마필들에 신경을 쓰고 있다.


■ 앞으로 기수로서 계획이나 목표는.
 장기적으로 큰 목표를 세우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아직 욕심이 많아서인지 여러가지를 고민하고 있다. 올해초 목표 세우기를 올해안에 200승만 하자 라고 신년 계획을 세웠는데 가까스로 승수의 목표는 채웠지만 전혀 만족스럽지 않은 올시즌을 보내고 있다. 올해는 배우면서 한층 성장하는 한해로 부상없이 마무리 지을 생각이고 내년부터는 승수에 대한 목표를 좀 더 상향 시킬 것이다.

내년에는 계약기수로의 고민을 해보긴 했는데 몸이 힘들더라도 좀 더 여러마필에 대한 경험이 필요한 것 같아 프리기수로 유지를 할 생각이다. 틈틈히 시간이 허락한다면 공부도 좀 하고 싶다. 마필에 대한 세세한 지식을 더욱 쌓고 싶고 조교사 면허 시험도 공부를 해보고 싶다. 아직은 전부 계획일 뿐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당장 이번주 기승 하는 마필의 성적을 올리고 싶은것이 가장 큰 목표이다.


■ 검빛팬들에게 한마디.
  항상 변함없이 같은 자리에서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다. 그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어떤 마필에 기승하던지 항상 최선을 다하겠고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앞으로도 지켜봐주시고 많은 성원과 격려 부탁드린다.

여기저기 분위기가 어수선한데 날씨까지 추워졌다. 모든일의 기본은 개인의 건강이 아닐까 한다. 무슨일을 하시던지 꼭 건강부터 챙기셨으면 좋겠다. 사람은 힘든일을 겪으면 뒤이어 그만큼의 좋은 일이 올거라 생각한다. 감기 조심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사진출처 :굽소리>



  • 혜성 11/17 08:05
    홍일점 이뿌니 혜선이😍
  • sjkim 11/17 08:12
    혜선이 화이팅!!!!
    예쁘고 말도 잘타고~~^^
  • 적금타는날 11/19 13:00
    혜선기수 화이팅^^^
  • 주영장 11/21 13:32
    최고의 화이팅기수중 한분이라생각합니다
  • 쉰라면 11/23 19:21
    힘내라! 김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