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우 기수 인터뷰

  • 운영자 | 2016-11-2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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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컨디션은 어떤가.
 컨디션은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은 것 같다. 요새 허리가 안 좋아서 병원에 다니고 있다. 어렸을 적 기수를 준비하면서 잘하고 싶어 기승 자세를 너무 많이 연습하고 무리를 해서 그런지 기수 데뷔하기 전부터 허리에 디스크가 생겼었다. 한동안 괜찮더니 최근 들어 다시 허리에 통증이 심해졌다. 새벽에 조교를 끝마치면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 재활 치료를 받는 중이다. 선배들을 보면 기수에게 허리 통증은 만성이 되는 듯하다.

 운동선수에게 컨디션은 성적으로 직결되는 경우가 많아 중요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컨디션을 조절하는 각자 나름의 방법들이 있어 좋지 않은 컨디션도 금세 좋은 컨디션으로 끌어 올릴 수가 있다. 허리 통증이 생각보다 심해지고 오래가고 있지만, 통증만 완화된다면 최고의 컨디션으로 끌어 올릴 마음가짐은 준비되어 있다.

 2016년이 아직 한 달이 넘게 남아 있는데 기수 데뷔하고 가장 힘든 한해였던 것 같다. 허리 통증과 더불어 정신적으로 어떻게 버텨냈나 싶을 정도로 어렵게 보내고 있다. 몸이 아파서 마음이 조금 약해졌었는지 심신이 힘들었었다. 다행히 지금은 허리도 많이 좋아졌고 이래저래 다시금 희망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아무리 힘들어도 결코 포기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었고 변화가 필요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 슬럼프를 겪으면서 정신적으로 성장한 듯하다. 
 아직 5년 차의 어리숙한 기수 생활이지만 지금까지 두 번의 슬럼프가 찾아 왔던 것 같다. 한번은 얼마 전까지의 시간이 슬럼프였던 것 같고 또 한 번은 예전에 해외 연수를 다녀온 직후였다. 

 요즘에 생각이 부쩍 많아졌다. 나이가 차가고 있어서 그런지 나 자신이 생각해도 조금은 어른스러워진 것 같다. 기수로서 현재의 내 위치에 대해 고민해보고 예전의 모습과 비교도 해보고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다.

 돌이켜보면, 기수로 데뷔했을 때의 자신감이 점점 줄어들었던 것 같다. 데뷔 초 주목을 받았었고 한동안 좋은 마필들에 기승을 하면서 자신감이 생기다가 호주로 해외 연수를 다녀온 뒤에 부상 등으로 공백기가 생겼고 후배들이 들어오면서 조금씩 경주에 기승하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변화를 주기 위해 프리기수로의 전향을 선택했었다.

 프리기수로 전향하며 초반에는 부름을 많이 받았었는데 한 번의 경주 중 낙마 사고가 또다시 힘든 시기를 겪게 하였다. 입원 중에도 마음이 조급해져 치료를 마치지 못하고 복귀를 강행했었는데 여의치 않았다. 시기적으로 감량이점의 후배들이 들어오는 때라 역시 기승 기회가 더욱 줄어들었다. 그렇다고 타이밍과 주변 환경을 탓하지 않는다. 다만 이어지는 악순환의 연속에 대해 나 자신이 이겨내지 못함을 한심하게 생각한다. 

 올해에도 힘든 시간은 이어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정신적으로 이겨낸 상태이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며 내가 잘못 생각한 것들과 앞으로 어떤 마인드로 어떤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지 방향을 잡았기 때문이다. 정리가 잘 되어서 이제는 생각을 줄이고 실천하는 일만 남았다.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아도 꿋꿋이 포기하지 않고 버텨나갈 것이다. 





■ 기대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 같다. 
 프리기수로 활동하면서 부상으로 점점 기승 기회를 잡지 못해 다시 계약 기수로 돌아왔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성적에 나 자신에게 화가 많이 나 있었는데 지금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인정하고 새롭게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뭘 해도 나는 안돼, 하며 하루하루 자책의 일상을 보내왔었다. 새벽 조교 때 공들인 마필이 실전에서 꼴등을 하고 약한 편성이지만 강하게 인기 끄는 마필에 기승해서 아쉽게 순위권에 머무는 성적이 반복되자 자신감을 잃어 갔다. 선배들에게 조언도 구해보고 지금까지 해오던 훈련들의 패턴도 바꿔보고 여러 가지 변화를 주어도 쉽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알게 된 결론이 나 자신의 문제였다. 

 나름 최선의 노력을 한다고 했지만, 그것이 최선이 아니었을 수도 있겠다는 결론에 다다랐고 그렇다면 지금의 두 배 세배를 더 해보자는 각오가 생겼다. 까짓거 해보자는 것이다. 종이 한 장 차이지만 생각의 차이가 나를 변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요즘 기승할 기회가 줄어들고 성적도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주눅이 들거나 포기하고 나태해지지 않을 것이다. 당장 기회를 얻지 못하더라도 다시 한 번 기회는 올 것이다. 지금은 허리를 완벽하게 치료하면서 기회가 왔을 때 기필코 부여잡을 것이다. 기회가 오기 전에 기회를 만들 것이다. 안되면 될 때까지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하겠다. 





■ 터닝포인트를 필요로 하고 있다. 
 해마다 터닝포인트를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과연 나에게 새로운 변화를 주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 것일까. 뜻밖에 간단했다. 마음가짐이었다. 

 슬럼프든 터닝포인트든 나 자신이 생각하기 나름이고 나 자신이 만들고 없앨 수 있었다. 굳이 터닝포인트를 따지자면 지금이다. 

 또 한가지 결정한 것이 있다. 미뤄왔던 입대를 내년 초에 가리라 결정했다. 현역으로 입대하는데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는다면 내년 초에 입대할 계획이고 군대에서 2년 동안 몸만들기에 전념할 것이다. 입대가 또 하나의 터닝포인트라고 해도 괜찮을 것 같다. 

 경력이 아직 많지 않은 기수 생활이지만 잘못된 습관으로 지금까지의 노하우를 버리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면 기꺼이 모든 것을 버리고 처음부터 새로 시작할 각오가 되어있다. 기본부터, 기초부터, 바닥부터 차근차근 확실하게 다져가면서 신인 후배들과 다름없이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아직 늦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 최근 아쉬운 마필이 있다면.
 기승한 마필들은 모두 아쉽다. 특히 한때 잘 뛰었던 마필들이 요즘에 걸음 정체기와 하락세를 보여 안타깝다. 변화를 모색 중이라 컨디션이 돌아와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최근 기승한 마필들 중에는 36조의 `대성만리`와 41조의 `브라보진선미`. 54조의 `그랜드프닉스`와 42조의 `과천의함성`. 그리고 36조의 `와우캣`등이 너무나 아쉬운 마필들이다. 

 36조의 `대성만리`는 아직 어린 티가 있는 마필이고 끝 걸음에서 한 타가 아쉽다. 하지만 앞으로의 성장을 기대할 만할 마필이다. 개인적으로 현재 기승하고 있는 마필들 중에서 가장 기대치가 높고 애착이 간다. 41조의 `브라보진선미`는 최근 연속적으로 준우승만 하고 있다. 직전경주는 전개가 잘 풀렸음에도 우승에 실패했다. 아쉬운 마필이다. 

 54조의 `그랜드프닉스`는 좋은 마필이다. 훨씬 빠른 성장을 기대했었는데 기복을 보였고 최근 들어 다시 컨디션 올라오고 있다. 42조의 `과천의함성`은 잠재력은 풍부한데 4군 올라와서 잠시 걸음에 정체기를 보인다. 아직 어린 마필이라 충분히 더 큰 변화를 보일 수 있겠다. 36조의 `와우캣`도 최근 기복을 보인다. 

 이외에 기대를 걸었던 마필들이 생각보다 성장이 더뎌서 시간을 두고 기다림을 가져야 한다. 재기량 발휘만 된다면 훨씬 더 성장할 수 있는 마필들이라 당장 경쟁력은 조금씩 아쉽다. 





■ 앞으로 기수로서 계획이나 목표는.
 원하던 기수가 되었고 기수로의 외길을 걷고 있다. 지금은 주춤거리고 있지만, 다시 한번 시작하려 한다. 모든 노력은 본인의 의지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몇 번의 슬럼프를 겪으면서 정신적으로 매우 단단해졌다고 느낀다. 승수와 같은 구체적인 목표보다는 추상적이지만 기수로서 뭔가 보여드려야겠다고 다짐을 하게 되었다. 

 내년 초에 입대하게 된다면 모든 계획은 전역 후로 미뤄야 한다. 하지만 그전에 확실한 마음을 굳건히 해야겠고 군대 생활 중에도 몸을 만드는 등의 기초 체력관리는 필요하므로 기수 생활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한다. 점점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 검빛팬들에게 한마디.
 항상 예시장이나 하마대에서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다. 성적을 떠나서 잊지 않고 이름을 외치며 힘찬 응원을 해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낯가리는 성격이라 응원에 대답은 못 해 드리지만, 응원 한마디에 큰 힘이 된다는 것을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기대하시는 만큼 부응할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새벽부터 일하시는 분들은 잘 아실 것이다. 겨울이 왔다. 옷 따뜻하게 입고 다니시고 항상 건강 유의하시길 바란다. 이번 주도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길. 감사합니다.








  • 양쯔강 11/25 22:17
    박현우 기수 화이팅~ 항상 응원합니다.
  • 마촉 11/27 23:30
    승마나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