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당 다시보기>근소한 전력차의 혼전경주, 이변 아닌 이변

  • 권국장 | 2017-11-01 14:59
  • 조회수1942추천0

근소한 전력차의 혼전경주 ‘이변 아닌 이변’

“회복세와 원활한 전개가 만든 고배당”

 


현재 한국경마는 레이팅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과거 우승과 준우승 등을 근거로 한 승군제도가 있었고, 수득상금을 기본으로 한 승군제도를 운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능력이 퇴보하는 말들이 여전히 상위군에서 자리만을 차지한 채 밥만 축내는(?) 구박덩어리로 전락하는 불합리를 일부 보완하고자 레이팅제도를 도입했고, 이제는 레이팅 구간에 따른 강급이 적용되고 있다.

 


얘기하고자 하는 부분은 각 경주마에 부여되는 레이팅이 절대적 평가가 될 순 없어도 일정부분 객관적인 전력 평가를 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10월 28일 서울 토요일 10경주는 누가 보더라도 출전마간 전력차가 그리 크지 않은 혼전경주였고, 12두의 출전마 중 단식 인기순위 11위마가 우승을 차지하며 초고배당이 터졌다.

 


단승식 42.2배, 복승식 270.8배, 쌍승식 688.2배, 삼복승식 1963.9배, 삼쌍승식 19783.4배로 추석연휴 전부터 이어진 고배당 행진을, 그리고 배당이 높게 형성된다는 월말경주임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높은 배당을 선사한 것이다.

 


이번 경주는 12두의 출전마간 레이팅 격차가 불과 8밖에 되지 않는다. 레이팅 37의 ‘공작명왕’과 ‘스페이스타’가 가장 낮은 레이팅을 보유했고, ‘정안킹덤’이 레이팅 45로 가장 높았다.

 


물론 각각의 경주마가 보유한 레이팅은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이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떨어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레이팅이 높다고 현재의 전력이 강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다만 레이팅 구간이 적을수록 각 경주마의 전력차가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는 경주라 판단할 수 있었다.

 


이번 경주 이변의 주인공은 바로 ‘강철시대’가 됐다. ‘강철시대’는 올해 6월 다리질병(계인대염)으로 출전제외된 이후 두 번의 경주에 출전해 6착과 9착을 기록해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올해 4월 국5등급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지만 20전을 치르는 동안 단 1승만을 기록했던 ‘강철시대’는 공백 이전에는 선행스타일로 순위권 이상의 성적을 보였지만, 공백 이후 두 번의 경주에서 출발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기에 관심권 밖으로 벗어났다.

 


하지만 이번 경주에서 ‘강철시대’는 초반 빠른 출발은 아니지만 무난한 출발을 보이며 중위권에서 자리를 잡으며 선두권을 무리 없이 따라갔고, 결승선 직선주로까지 큰 힘 소진 없이 원활한 전개를 보였다. 또한 결승선 직선주로를 접어들면서 진로를 외곽으로 선택하면서 타마필과의 경합을 최소화하는 운이 따라 주었다.

 


경주 후 ‘강철시대’와 호흡을 맞췄던 이혁 기수는 “‘강철시대’가 경주 초중반 무리를 하면 결승선 직선주로에서 탄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경주작전은 초반에 무리하지 않는 것이었고, 운 좋게 이번 경주 흐름이 빠르지 않았고 앞선 말들이 뭉쳐 있어 4코너 지점에서 선두마를 따라잡기가 수월했던 것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 또한 ‘강철시대’의 컨디션이 좋아졌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결국 ‘강철시대’가 고배당의 주인공이 될 수 있던 것은 말의 컨디션 회복과 더불어 경주전개가 생각 이상으로 원활하게 풀린 것이 컸다고 할 수 있겠다.

 


고배당 이변의 또다른 주역인 ‘성은마루’ 또한 해당거리에서 계속해서 선두권 합류하고 경주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힘 소진을 하면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번 경주는 그리 빠르지 않은 흐름 속에서 적절한 힘 안배가 이뤄져 2착 입상이라는 호성적을 남길 수 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경주 문세영이라는 인기기수와 만나며 압도적인 인기몰이를 했던 ‘특별스타’는 8착에 그치면서 실전에서의 능력발휘에 의구심을 가지게 했다. 14전을 치르면서 3착 이내 성적이 8번에 달하고 있지만 아직 우승 기록이 없다는 점에서 결정력 부족이나 전력 과평가 등을 생각해봐야 했다. 초반 발주기 앞문을 스치면서 출발이 좋지 않았지만 이후 중후미에서 따르는 과정과 이후 결승선상에서의 탄력은 기대치에 못 미치는 모습이 분명했다.




권순옥 | 경마취재기자
저작권자ⓒ 검빛닷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