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서울경마장내 스타가든 오픈
한국경마사 한 눈에 볼 수 있어
추후 한국경마 ‘명예의 전당’ 출범 기대

서울경마장내 말박물관 정원에 한국경마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 만들어져 문화로서의 경마를 즐기려는 팬들에게 큰 호응을 받을 전망이다.
한국마사회는 지난 4일 서울경마장에 위치한 말박물관 정원에 경마사 관련 조형물과 기념비 등을 모은 ‘스타가든(사진)’을 오픈했다. 스타가든에는 한국 경마가 시작된 후 각종 신기록과 굵직한 대상경주에서 이름을 떨친 스타말과 스타기수들의 자취를 찾아볼 수 있다.
말박물관 정원에서 목·마길로 연결되는 언덕에 조성된 스타가든은 화려한 별모양으로 장식된 입구가 헐리웃 스타의 거리를 연상케 한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날렵한 모습의 ‘흑마상’으로 제목은 ‘기록의 수호자’다. 주로를 바라보는 이 조형물의 좌대에는 한국경마에서 최고 연승과 삼연패, 최초의 삼관마 등 각종 기록을 갈아치운 명마의 이름이 새겨져 있으며, 뒷면에는 경주 거리별 최고 기록을 세운 말과 날짜, 그 말의 부마와 모마, 마주, 기수의 이름을 볼 수 있다.
그 뒤로 보이는 갈색의 금속 기념비는 갈색 금속판에 아름다운 나무가 투조로 새겨져 있는 ‘서러브레드의 나무’다. 혈통 스포츠인 경마를 뿌리 깊은 나무와 나뭇잎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나무 하단에 경주마의 3대 시조인 서러브레드의 조상말인 ‘고돌핀아라비안’, ‘달리아라비안’, ‘바이얼리터크’ 등의 경주마명이 새겨져 있다. 휴대폰으로 나뭇잎의 큐알코드를 찍으면 세부 설명과 사진까지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의 리딩사이어를 차지하고 있는 ‘메니피’가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그 옆으로는 최고의 국산마를 기리는 대통령배 기념비가 있고,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 기념 조형물인 ‘코리아의바람’이 서 있다.
스타가든 한쪽에는 101번 출전해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꼴찌말인 ‘차밍걸’ 기념석도 자리하고 있다. 기념석에는 ‘잊지마. 차밍걸. 넌 내 마음의 영원한 1등이야’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스타가든은 렛츠런파크 서울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한국경마의 오랜 전통과 끊임없는 기록 갱신, 스포츠 영웅들을 소개하는 장으로 새로운 명소가 될 전망이다.
한편, 한국마사회가 한국경마의 주요한 역사를 간직한 기념물을 마련하면서, 그동안 제각각 흩어져 있는 한국경마의 주요한 기록이나 기념물 등을 종합적으로 모으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100년의 경마역사를 바라보는 한국경마지만, 경마역사에 대한 체계적인 고찰이나 역사를 기념하고 알릴 수 있는 장소나 기록물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이전부터 경마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한국경마에도 ‘명예의 전당’과 같은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된 바 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한국경마가 단순히 베팅을 위한 경주로써 그치지 않고 국민들이 함께 하는 문화와 역사가 살아 숨쉬는 건전레저스포츠로 자리잡기 위해선 한국경마의 ‘명예의 전당’이 꼭 필요해 보인다. 이런 의미에서 새롭게 선보인 스타가든은 '명예의 전당'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권순옥 | 경마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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