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당 다시보기
12월 2일 서울 2경주 복268.7배 쌍236.5배 삼복214.1배 삼쌍1954.3
“이변의 가능성이 항상 열려 있는 미승리마경주”
경마에선 베팅을 하는 경마팬뿐 아니라 경주 창출자인 마주, 조교사, 기수 등도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홀로 뛰는 기록경주가 아니라 상대마를 이겨야 하는 순위경쟁이 우선이기 때문에 각 경주마에 맞는 최적의 조건을 찾는 것은 물론이고, 함께 출전하는 상대마에 대한 엄밀한 분석이 필요한 것이다. 때문에 출마투표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각 경주마마다 최선의 성적을 올리기 위한 관계자들의 눈치싸움은 피할 수 없다.
과거에는 매주 목요일 출마투표소에서 강한 상대를 피하기 위해 분투하는 관계자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제는 미리 출전예정등록이 되는 관계로 사전에 출전마 윤곽이 대부분 드러나지만 그래도 추가등록 등의 방법으로 출마투표 당일에 최종 상대가 결정되고 있다.
고배당 경주가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이변의 주인공인 복병마 여부가 가장 크겠지만, 편성이 차지하는 부분도 적지 않다. 물론 경주 당일 발생하는 변수도 무시할 순 없다.
최근 비교적 높은 배당을 내주고 있는 경주조건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2세 미승리마 경주다.
한국마사회는 올해 국산마 경쟁력 제고를 위해 국산 저연령마 우대정책을 강화했다. 국산 신마·미승리마 경주를 전체 경주의 10% 수준으로 확대했는데 이는 지난해에 비해 10%가 늘어난 것이다. 또한 미승리마 경주(국6)의 착순상금은 국산 4등급과 동일해 각 마방에서는 미승리마 경주에 대한 관심도가 자연스럽게 높을 수밖에 없다.
이렇듯 마사회가 미승리마 경주의 상금을 높인 것은 2세마의 적극적인 출전을 유도함으로써 빠른 경주 출전과 더불어 훈련 강도를 높이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경마 창출자들도 기왕이면 상금이 높은 미승리마 경주에 출전하려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경주의 편성 강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고, 경주경험이 4전 미만인 말들의 편성이다보니 생각지 못한 변수들이 자주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12월 2일 토요일 서울 2경주는 데뷔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말의 부진 속에서 단점을 가지고 있던 신예들의 좋은 변화가 어우러지면서 고배당으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주행이 다소 불안한 모습으로 연속 주행지정을 받았던 ‘사이버’는 최근 주행재심사에서 우수한 기록을 보임으로써 막판 최고 인기마로 떠올랐는데, 발주 자체는 4위권에 머물렀지만 이후 넓은 보폭을 앞세워 빠르게 선두로 치달았고, 경험이 쌓이면서 불안하던 주행이 나아진 모습을 보이며 여유 있게 우승을 차지했다. 말 스스로가 초반부터 강하게 끌고 나가는 모습이라 힘차면서 상당한 경주력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할 수 있어 보인다.
고배당의 실질적인 주인공은 ‘선더그레이트’였다. 이미 두 번의 경주에서 외곽 게이트에서 경주를 치르면서 이렇다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던 말로, 이번 경주도 외곽 게이트에 위치해 단식 102.9배를 기록하며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감량이 많은 이동진 기수가 기승해 양호한 출발과 함께 이전과 다르게 외곽이지만 빠르게 선두후미에 따라붙었고, 결승선 직선주로에서 외곽이지만 앞에 다른 말이 없는 활짝 열린 진로에서 오히려 앞의 말들을 위협할 정도의 후반 탄력을 자랑하며 2착에 입상했다.
이번 경주에서 배당판이 열리면서 최고 인기를 보이다가 마감을 앞두고 인기 2위를 기록했던 ‘대천의사랑’은 데뷔전에서 좋은 출발과 양호한 경주전개를 보인 말로 비록 결승선 직선주로에서 후반 걸음이 바소 밋밋한 모습이었지만 선두권에서 안정적인 걸음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로 많은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대천의사랑’은 경마팬의 믿음에도 불구하고 출발 이후 4위권으로 밀리는 모습을 보였고 결승선 직선주로에서 오히려 데뷔전보다 걸음이 무뎌지면서 7착에 그치고 말았다.
이번 경주는 인기 1위마와 인기 3위마가 우승과 3착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고배당으로이어진 것은, ‘선더그레이트’라는 복병의 활약과 더불어 발매가 이뤄진 상당시간 인기를 주도했던 ‘대천의사랑’의 부진이 함께 했기에 가능했다.
1개의 경주지만 그 속에는 수 십 가지, 수 백 가지의 변수들이 존재한다. 결국 적중의 기쁨은 이렇게 많은 변수들 중 실제 경주결과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를 누가 제대로 잡아내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