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0일 일요경주는 1경주부터 간간히 눈이 오면서 주로가 다습 11%를 기록했다. 중후반부로 갈수록 주로의 습도가 점점 올라가 마지막 11경주는 포화 16%를 기록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극단적인 가벼운 주로가 되어 선행마가 대차이로 입상하는 흐름을 보였다.
보통 겨울철 주로는 주로가 무거워 추입마가 득세하면서 고배당이 나오지만 간간히 주로가 포화 불량주로로 변할 경우 선행불패 주로가 되기도 한다. 포화 불량주로라고 해서 무조건 선행마에 유리한 주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오래전에 겨울 불량주로이면서도 주로가 극단적으로 무거워 앞선 인기마가 모두 무너지고 부진 추입마가 대거 입상하면서 초고배당이 줄줄이 나온 경우도 있었다. 그때 문정균 기수가 펄펄 날면서 추입으로 많이 터트렸던 기억이 있다.
겨울이라도 포화 불량주로에서는 대체로 선행마에 유리한 가벼운 주로가 형성된다. 이런 주로에서는 날씨가 추운데다가 여름보다 모래 입자도 굵어 뒤따르는 말이나 기수가 더 힘들다. 이런 주로에서는 추입마가 잘 못 올라오고 앞선에서 끝나는 경우가 여름보다 더 많게 된다. 겨울철에 눈비가 내려 갑자기 포화 줄량주로가 되면 선행마 위주의 마권조합을 할 필요가 있다.
12월 10일의 경우 중반부 다습 14%인 6경주부터 선행마가 선행을 나설 경우 대차이 압승을 거두면서 월등한 모습을 보였다. 6경주 2번마 역전의우승이 선행으로 5마신차 우승을 하고, 7경주 5번마 마이비전이 선행으로 8마신차 압승을 거뒀다. 8경주 11번마 구통사가 외곽으로 선행 나선후 6마신차 대승을 거두고, 마지막 11경주에서는 약한 선행마로 평가 받던 4번마 블랙뮤직이 늘어난 거리에도 불구하고 선행으로 최원준 기수와 합작으로 2착을 했다.
이날 중후반부에 선행 나선 말은 자신의 능력보다는 주로 덕으로 월등한 능력을 보인 말이다. 따라서 다음 경주에 나올 경우 생각보다 능력이 덜 나올 수 있어 주의해야할 것이다. 특히 10경주의 2번마 스페로처럼 선행을 받고 무너진 말은 주로의 도움에도 못버틴 말이라서 보통의 주로에서는 더 약하게 봐야할 것이다. 역으로 이날 인기마로 팔리고 인기에 부응하지 못한 선추입마는 향후 양호 주로에서 더 나올 걸음이 있다고 보면 된다.
겨울철 주로에서 주의해야할 점은 여름보다 주로가 잘 마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 칼럼을 쓰는 수요일 현재 서울 주로는 다습 11%이다. 일요일 내린 눈의 영향이 아직까지 미치고 있는 것이다. 여름에는 하루만에 주로가 바싹 마르기도 하지만 겨울철에는 경마일 햇볕이 나는 경우에도 주중에 내린 눈의 영향으로 다습주로인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날씨는 맑으나 주로가 가볍고 선행불패 주로가 될 수 있어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 겨울철에는 당일 날씨보다는 당일 함수율과 주로흐름 파악이 더 중요한 이유다.
겨울철에 고배당이 더 많이 나오고 적중이 어려운 것은 주로가 극단적인 추입주로와 극단적인 선행불패 주로를 왔다갔다하면서 마필 능력이 일정하게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같은 인기마라도 주로 덕을 본 말은 약하게 볼 필요가 있고 그 역도 성립한다. 마필 능력을 분석할 때 겨울철 주로파악을 잘 한다면 앞으로 승리하는 날이 더 많아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