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는 선행마 놀음이다. 경주에서 선행으로 기선을 제압하는 것은 바둑에서 흑돌을 들고 선을 잡는 것과 마찬가지로 유리하다. 바둑에서는 선수의 유리함을 보완하고자 덤을 주지만 경마에서는 그런 것이 없다. 그냥 선행 가는 말이 유리할 뿐이다. 억울하면 선행가면 된다.
단거리이건 장거리이건 같은 능력이라면 선행 가는 말이 유리하다. 일단 선행을 나서면 자기 페이스대로 레이스 전개를 할 수 있어 힘을 아낄 수 있고 모래를 맞지 않고 진로가 막히지도 않아 여러 가지로 유리하다. 그러다 보니 경마에서는 같은 값이면 선행을 가려고 초반 치열한 경합을 펼친다.
경마팬들이 선행마를 추론할 때 초반 200미터 타임인 SF 타임을 비교한다. 같은 SF 타임일 경우 인코스가 더 유리하다. 선행마는 모두 인코스를 배정 받기를 원하나 게이트는 추첨에 의해서 결정된다. 게이트 배정은 운이다. 그래서 인코스 배정을 받았을 때 운이 좋았을 때 입상 하려고 초반 강공을 펼치게 된다. 역으로 외곽 배정을 받았을 때 운이 없으므로 억지를 부리지 않고 순응하며 선행의지가 약해지기도 한다. 노력해도 선행을 못 받을 것이므로 엎어진 김에 쉬어가려할 수도 있다.
경마팬들이 SF 타임을 비교해서 선행마를 추론할 때 주의해야할 점이 있다. 경마장별로 거리별로 같은 말의 SF 타임이 다르게 나온다는 점이다. 이걸 간과하고 SF 타임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다가는 초반 선행마 추론에서 낭패를 겪기 싶상이다. 경주거리를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로 분류할 때 장거리의 SF 타임이 경마장 별로 매우 다르게 나온다.
초반 SF 타임에 영향을 주는 것은 초반 직선구간의 길이와 경사도이다. 특히 서울 1700미터는 초반 스타트가 오르막이고 150미터만 가면 바로 곡선을 만난다. 초반 200미터에 곡선구간이 포함되어 있어 속도를 내고 싶어도 낼 수 없는 구조다. 그래서 1200미터 SF 타임이 13.5초인 말이 1700미터에서는 14.0초로 0.5초이상 느리게 나온다. 1800미터 이상의 거리에서는 직선구간이 200미터가 넘지만 서울은 직선주로가 1F롱마다 1미터씩 높아지는 가파른 오르막이라 1700미터와 별 차이가 없다. 반면 부산의 경우 1800미터 이상 장거리에서 초반이 거의 평지성이고 직선 구간이 길어 단중거리와 SF 타임이 거의 같게 나오거나 빠르게 나온다.
1000미터의 경우 서울은 직선구간이 130미터 내리막인 반면 부산은 182미터 평지성오르막이다. 서울은 부산보다 급한 내리막이라 속도를 내기 쉽지만 곡선을 빨리 만나 속도를 제어 못하면 외곽으로 사행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서울과 부산의 초반 스피드는 주로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엇비슷해진다. 1200미터의 경우 서울은 뒷직선 350미터를 내리막으로 편하게 가다가 곡선을 만나고 부산은 뒷직선 250미터에 곡선을 만나고 평지성오르막이라 SF 타임이 서울이 빠르고 부산이 느리게 된다. 서울의 경우 같은 말이 1200미터가 직선이 길어 SF 타임이 약간 빠를 수 있고 부산의 경우는 역으로 1200미터가 약간 느릴 수 있다.
우리가 선행마를 추론할 때 어려운 점은 같은 SF 타임이라도 거리별로 게이트별로 가중치를 줘서 보정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서로 다른 거리를 경험한 말이 만났을 때 유불리를 잘 보정해서 비교해야만 정확하게 선행을 나설 말을 추론할 수 있다. 이점을 잘 구분한다면 앞으로 승리하는 날이 많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