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불법도박 2년만에 40배 ‘껑충’
사행산업이용실태 조사에서 불법도박 이용 0.2%→7.8% 급증
윤준호 의원, 사감위법 일부개정안 등 4개 개정안 발의
국내 20대에서 불법도박(사설 사행행위)을 이용한 대상자가 2년전에 비해 무려 약 40배가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불법도박에 대한 예방과 단속이 전혀 성과를 거두지 못했음이 드러났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위원장 강원순, 이하 사감위)가 2018년 한국갤럽에 의뢰해 국내 사행산업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20대의 사설 사행활동(불법도박) 응답이 2016년 0.2%에서 2018년 7.9%로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사행산업 참여 상황을 보면 10명 중 6명(59%)이 2017년 1년 동안 한 번이라도 사행 활동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경험한 사행 활동은 복권(52.1%), 현금내기 여가/친목 목적 게임(22.9%), 체육진흥투표권(4.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2017년에 상대적으로 시간이나 비용을 많이 쓴 사행 활동에서도 복권(76.1%), 현금내기 여가/친목 목적 게임(20.7%), 체육진흥투표권(1.8%)의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만 20세 이상 성인들의 도박중독 유병률은 5.3%로 2016년의 5.1%와 유사하게 나타났다. 문제성 집단은 2016년 1.3%, 2018년 1.1%, 중위험 집단은 2016년 3.8%, 2018년 4.2%로 나타났는데, 2016년과 2018년의 도박중독 유병률은 표본오차(±0.4)를 감안할 때 통계학적으로 동일한 수준이다.
또한 일반인 대상 조사와는 별개로 합법 사행산업(경마, 내국인카지노 등 7개) 이용객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사행산업 이용객의 도박중독 유병률이 33.8%로 나타났다. 참고로 2016년도에는 유병률이 35.4%로 나타난 바 있다.
사행산업 이용객의 모집단을 측정할 수 없고 비확율 표집으로 조사해, 통계학적으로 오차계산이 불가능하므로, 도박중독 유병률의 수준 변화에 대한 해석은 의미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20대의 경우 문제군 비율이 전체 문제군(1.1%) 대비 2배 수준인 2.5%이며, 이는 2016년 1.1%에 비해 2배 이상 상승한 수치다. 이용객 조사에서도 20대 유병률이 2016년 6.4%에서 2018년 17.7%로 상승하여 20대의 도박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의 경우, 사설 사행 활동(불법도박)이나 체육진흥투표권에 많이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생 동안 최초로 몰두한(시간과 비용을 많이 쓴) 사행 활동은 복권(58.4%), 현금내기 여가/친목 목적게임(29%), 사설 사행 활동(불법도박)(7.9%) 순으로 나타났다.
특기할 점은 사설 사행 활동(불법도박) 응답이 2016년 0.2%에서 2018년 7.9%로 크게 상승했다는 점이다. 지난 1년 동안 몰두한 사행 활동은 복권(73.4%), 현금내기 여가/친목 목적 게임(20.2%), 체육진흥투표권(4.5%) 순으로 나타났다. 체육진흥투표권 응답이 2016년 0.2%에서 2018년 4.5%로 역시 크게 상승했다.
이번 조사결과를 감안할 때, 사감위의 출범 이후 합법적 사행산업에 대한 강한 규제정책을 펼쳐왔지만 미미한 수준의 변화만을 가져왔을 뿐이고, 오히려 합법적 사행산업에 대한 규제로 인해 불법도박(사설 사행행위)을 경험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복권과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등에 대해 관대한 정책을 쓰면서 20대의 젊은 층에 크게 어필되었고, 20대가 주로 경험하는 불법(사설)도박의 단초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감위는 음성적으로 행해지는 불법 도박의 실태(규모, 도박경험, 참여빈도 등), 중독자의 심리적/사회적 영향 요인 등 특정 영역의 세부적인 내용을 파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향후 불법도박실태조사, 도박중독 관련 종단연구, 패널조사 등의 별도의 조사·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합법사행사업체가 사행심을 유발하는 투표방법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조정안이 포함된 개정법률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윤준호 의원(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은 13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사업방식에 따른 도박중독률을 확인하고 과도한 방식을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사감위가 사행산업 업종별 투표방법의 조정에 관하여 관련 행정기관의 장에게 권고하고 사행산업 업종별 투표방법에 따른 중독률에 관한 조사와 연구 결과를 발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윤 의원은 더불어 사감위로부터 투표방법의 변경을 권고 받은 경우 그 권고사항을 이행하도록 하는 ‘한국마사회법 일부개정법률안’, ‘경륜·경정법 일부개정법률안’, ‘전통 소싸움 경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도 함께 발의했다.
이번 개정법률안에는 최인호, 김해영, 전재수, 박재호, 김민기, 김종민, 김두관, 박광온, 김종회, 고용진, 주승용, 박정, 황주홍 의원 등 여야 의원 14명이 참여했다.
윤준호 의원은 지난달 26일 농림축산식품부 종합국정감사에서 한국마사회가 운영 중인 ‘삼쌍승식’과 ‘삼복승식’이 모두 고배당률을 기록, 사람들로 하여금 도박 중독을 부추길 수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경마, 경륜·경정, 전통 소싸움에는 저확률 고배당의 투표방법이 도입되어 있는데, 경마 삼쌍승식 최고배당은 2만1,000배, 경륜·경정 삼쌍승식 최고 배당은 1만1,500배, 전통 소싸움경기 ‘시간적중 복수경기승식’ 최고배당은 3만2,000배를 기록하고 있다.
윤 의원은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는 이러한 고배당의 대박경험이 도박중독과정의 하나라고 보고 있다”며 “한방의 기대감을 높이는 것은 경마, 경륜·경정, 전통 소싸움경기를 레저가 아니라 도박으로 인식시킨다고 할 수 있다”고 개정안 제출 이유를 설명했다.
윤 의원은 “사감위가 투표방법의 조정에 관해 관련 행정기관의 장에게 권고하여 과도한 사행심을 유발하는 투표방법으로 인한 도박중독심화를 막길 바란다”며 “법안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해 경마, 경륜·경정, 전통 소싸움경기가 국민들에게 도박이 아닌 건전한 레저로 남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행산업관계자들은 적중확률이 낮은 승식을 운영하는 것이 꼭 사행심을 부추긴다고 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이미 경마선진국에서는 그보다 더 확률이 낮은 다양한 승식을 오랫동안 운영하고 있지만 오히려 소액베팅을 유도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사회적인 문제점을 줄이고 사행산업이 건전한 레저로 남기 위해선 세계 최저 수준의 환급률을 높여서 경마 등에 접근하는 순간 손실이 중첩되는 악순환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권순옥 | 경마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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