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 ‘2019 기해년’ 한국경마 총결산
흔들리는 한국경마, 돌파구를 찾지 못한 2019
매년 연말이 되면 '다사다난'이란 말이 절로 나오지만 한국경마의 2019년은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했다.
내외적인 환경이 이전보다 전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퇴보하는 결과물만이 나타나 경마계를 더욱 침울하게 했다.
물론 한국경주마가 해외에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기도 했고, 연말을 앞두고 간절히 바라던 온라인 마권 발매 도입을 위한 법안이 국회에 발의된 것은 새해를 맞이하는 한국 경마에 한줄기 광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흔들리는 국산마 경매 ‘브리지업 세일’ 미시행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는 2019년 경매일정을 발표하면서 그동안 시행하던 브리지업 세일을 시행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브리지업 세일은 호가경매에 상장되는 말이 경매 이전에 실제 주로에서 달리는 모습과 기록을 구매자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브리지업 세일은 생산자는 상장마에 대해 제 값을 받고 구매자는 선호하는 말이 뛰는 모습을 보고 직접 골라서 살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거래시장의 투명성과 건전 유통체계 정착에 기여한다는 목적하에 시행이 되어 왔다.
하지만 브리지업 세일은 2세마들이 골격과 근육이 완성되지 못한 가운데 브리지업 세일을 위해 단기간에 무리하게 훈련을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고, 브리지업 세일을 거친 경주마들의 낙찰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이후 경주에서 활약이 큰 차이를 보이지 못한다는 불만이 제기돼 왔다.
생산자협회측은 ‘작년 협회 회의에서 회원들의 요청으로 인해 올해부터는 브리지업 세일을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는데, 그 이유로는 브리지업 세일을 위해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됨에도 불구하고 경매가격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불만이 많았다는 것이다.
2019년 경마시행계획을 발표하면서 브리지업경매마에 대한 우대정책을 지속한다는 방침을 세웠던 마사회는 계속을 강행한다는 뜻을 밝히고, 브리지업 세일을 재개할 수 잇도록 지원책을 강구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브리지업경매마 특별경주는 시행되지 못했다.
마주를 포함한 구매자들은 ‘브리지업 세일이 시행되면 좋겠지만 지금까지 시행해온 브리지업 경매마가 가격은 올라간 대신 실제 경주에서 브리지업 미시행마와 비교해 뚜렷하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고, ‘브리지업 세일이 정상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선 보다 실제 경주에서 효과를 보여줄 수 있도록 방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년여의 시간을 보내면서 브리지업 세일에 대한 뚜렷한 개선안이 나오지 않으면서 2019년에는 브리지업 세일이 전혀 시행되지 못했고, 2020년에도 시행여부가 불확실한 상태이다.
◇ 한국마사회 2019년 ‘국민신뢰 회복’ 내세워
한국마사회는 2018년 김낙순 회장의 취임과 더불어 방만한 경영, 열악한 관리사 근로문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관련 등으로 실추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국민신뢰 회복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방침을 앞세웠는데, 올해도 역시 국민신뢰를 최우선으로 하면서 경마고객을 보호하는 정책과 더불어 사회 공헌활동을 강화하는 핵심사업을 발표했다.
마사회가 밝힌 2019년 4대 핵심사업은 ‘경영전략 쇄신’, ‘사회공헌 활동 강화’, ‘국제경쟁력 강화’, ‘안전하고 행복한 일터 조성’이었다.
‘경영전략 쇄신’은 말을 이용한 사회적 기여 확대로 공기업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과 이용자 보호를 위해 전담조직 신설해 자기제한제도, 마이카드 자가 설정 등, 그리고 임직원 대상 건전화 교육 및 의식 전환 등을 통해 혁신과 도약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사회공헌 활동 강화’는 용산장외발매소을 장학관으로 활용, 사회 공익승마 본격화, 승마체험 확대, 국민 드림마차 사업 확대 등이다. ‘국제경쟁력 강화’는 한국경마의 스포츠성 강화와 안정적 운영, 국제경쟁력 강화를 중점 추진하고 미래 성장형 중장기 계획 수립 등이다. ‘안전하고 행복한 일터 조성’은 갑질 문화 근절을 위한 정부대책 이행 및 자체 근절대책 마련, 비정규직의 정규진 전환 조속 해결, 상생중앙위원회 활성화 등이다.
하지만 6월 중순 기획재정부에서 발표한 공공부문 경영실적 평가에서 마사회는 ‘미흡’에 해당하는 D등급으로 평가되며, 임직원들의 성과급 미지급은 물론 김낙순 회장이 경고조치를 받았다.
일부 경마관계자는 김낙순 회장이 취임을 하면서 ‘대국민 신뢰 회복’과 ‘경마 사양화 해결’을 시급한 과제로 삼아 혁신을 얘기했지만, 경마계 일선에선 전혀 변화가 없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데, 이 같은 현상이 작년 C등급에서 올해 D등급으로 오히려 경영실적 평가의 후퇴로 나타난 것이라 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일자리 창출과 공공성 확대 등으로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앞장서서 적극 호응하는 정책을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평가 등급이 하락한 것에 대해선 김낙순 회장의 경영능력 부재를 의심케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부경에서 현직 기수가 경마부정과 조교사 채용 비리를 지적하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김낙순 회장이 연초부터 밝혔던 정책들이 그저 보여주기식 대외용 홍보가 아니었냐는 질책들이 이어지고 있다.
◇ 한국말 세계로 나아가다!
2019년은 한국 경주마가 세계 경마계에 유의미한 족적을 남긴 한해가 되었다.
2015년 두바이 월드컵에 처음으로 한국 경주마들이 출전을 했는데, 작년 대회에는 출전마가 없었기 때문에 올해로 세 번째 도전만에 ‘돌콩’이 세계 최고 상금이 걸린 메인 경주 출전권을 획득하면서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한국 경주마의 돌풍을 세계에 보였다.
어렵게 잡은 ‘돌콩’의 두바이 월드컵 결승무대의 성적은 한국 경마관계자는 물론 국내 경마팬들에게도 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한국경마 역사상 최초의 두바이 월드컵 결승전 진출만으로도 이미 ‘돌콩’은 세계에 한국경마를 알리는 ‘태극전사’의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한국경마가 세계무대에 도전을 시작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그럼에도 세계 최고의 경주마들이 겨루는 무대에 당당히 출전했다는 것은 한국경마의 무궁한 가능성을 입증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상반기에 ‘돌콩’이 있었다면, 하반기에는 ‘블루치퍼’가 한국 경주마의 위상을 세계에 드높였다. ‘블루치퍼’(최병부 마주, 김영관 조교사)가 지난 11월 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산타아니타 경마장에서 열린 제36회 브리더스컵 더트마일(G1·1600m, 총상금 100만달러)에 출전해, 세계 최고의 경주마들과 경합을 벌여 세 번째로 결승선을 끊었다.
‘블루치퍼’는 지난 9월 서울경마장에서 개최된 코리아 스프린터 우승마 자격으로 미국 브리더스컵에 출전을 했다. 생애 첫 해외 원정경주이자 더트주로 첫 출전에 8번 게이트를 부여받아 경주여건이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인기도(단승식 배당)에서도 8위에 그치는 등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선전을 펼치면서 놀라운 업적을 달성한 것이다.
‘블루치퍼’는 브리더스컵 이후 국내 경주에 복귀하지 않고 곧바로 두바이 월드컵에 출전의사를 밝혀 다시 한 번 한국경마의 위상을 드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 철벽에 가로막힌 장외발매소 신설·이전
용산 장외발매소가 2017년 운영을 중단하면서 용산 장외발매소가 이전 개장한 2015년을 끝으로 장외발매소의 이전·신설을 하지 못하고 있던 한국마사회는 올해초 대전 장외발매소의 이전 지역으로 금산군을 선정하고 유치 확정을 기대했지만, 결국 금산군의회에서 금산군이 제출한 장외발매소 유치 동안에 대한 군의원 만장일치로 거부를 하면서 결국 불발로 그치고 말았다.
금산군의회에서 유치 동의안이 부결되자 금산군은 대군민 성명을 발표하고 사업 중단을 선언했다. 문정우 금산군수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의 결정은 곧 군민의 뜻이라 여기며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금산 장외발매소 개설 추진이 불발에 그치면서 한국마사회의 장외발매소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회적인 반대 여론이 거세게 유지되고 있어 신규 장외발매소 개설은 물론이고, 기존에 운영하던 장외발매소의 이전 및 리모델링이 쉽지 않은 환경에 놓이면서 장외발매소에 의지하던 매출 보전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마사회가 운영하고 있는 장외발매소는 지역사회에 수익을 환원하고, 문화공감센터 운영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 도움이 된다는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장외발매소가 위치한 지역민들에게는 도박장이고, 교통란의 주범인 동시에 잠재적 범죄 발생의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결국 현재처럼 대규모 입장인원을 유지하는 장외발매소의 운영 방식은 더 이상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단계에 이르렀다.
◇ ‘메니피’ 급성 심정지로 폐사
올해 6월 중순경 렛츠런팜 제주 내에 위치한 교배소에서 첫 교배를 마친 뒤 어지럼 증상을 보이며 바닥에 쓰러졌고 끝내 숨을 거뒀다. 사인은 노인성 심장질환에 의한 급성 심정지였다.
경주마 생산농가에선 교배권만 받아도 거액의 말값을 보장한다는 뜻에서 로또라고 불리던 ‘메니피’는 올해 23세(1996년생)로 사람으로 치면 90세에 해당되는데, 고령으로 인해 3년 전부터 심장질환을 앓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렛츠런팜 제주 측은 ‘메니피’의 건강을 고려해 교배 횟수를 지난해 120회에서 올해는 90회로 줄이는 등 관리를 했지만 폐사를 막을 순 없었다고 밝혔다.
‘메니피’는 2007년부터 제주에서 교배를 시작했는데, 2008년 첫 자미인 ‘선히어로’(1군)를 시작으로 수많은 자마를 배출했다. 배출한 자마들이 단거리 조숙형으로 빠르게 성적을 내면서 국내 씨수말 순위를 끌어올린 ‘메니피’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국내 씨수말 1위(자마 성적)를 기록하며 아직까지 국내 혈통은 ‘메니피’가 모두 장악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메니피’가 지금까지 배출한 주요 자마로는 ‘경부대로’, ‘광교비상’, ‘스피드퍼스트’, ‘파워블레이드’, ‘우승터치’, ‘파이널보스’, ‘퀸즈블레이드’ 등 국내 굵직한 대상경주 우승마가 즐비하다.
한국 씨수말의 대부격으로 불리던 ‘메니피’가 갑작스럽게 폐사를 하면서 앞으로 어떤 씨수말이 최고의 자리를 대체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졌다.
올해 경주성적을 바탕으로 할 때 가장 주목을 받는 씨수말은 ‘한센’이다. ‘한센’의 자마들은 이미 쇠퇴기를 보이던 ‘메니피’의 자마들을 위협하고 있었는데, ‘메니피’가 사라지면서 확실한 우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선 ‘한센’이 두각을 보일 순 있지만 ‘메니피’의 혈통만큼 위력적인 성과를 보이진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때문에 한국마사회는 한국경마에 최적화된 혈통을 가진 ‘메니피’의 피를 이어가기 위해 올해 상반기에 현역에서 은퇴한 ‘파워블레이드’를 씨수말을 전환한다고 밝혔다.
◇ 코리아컵 국제경주 최초 우승 차지
한국경마가 국제경주를 시작한 지 4년만에 코리아스프린트와 코리아컵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모두 휩쓰는 활약을 펼쳤다.
지난 9월 8일 서울경마장에서 개최된 제4회 ‘코리아컵(제8경주, 1800m, 혼OPEN, 3세 이상, 총상금 10억원)’과 ‘코리아 스프린트(제7경주, 1200m, 혼OPEN, 3세 이상, 총상금 10억원)’에서 미국, 영국 등 경마 선진국 출신 경주마들과 맞선 한국 경주마들이 우승을 싹쓸이 했다.
지난 3회 대회까지 ‘코리아컵’과 ‘코리아 스프린트’에서 한국 경주마의 최고 성적은 2위였다. 2018년 ‘코리아컵’에서 ‘돌콩’이 준우승을 차지했고 지난 2016년과 2017년에 ‘코리아 스프린트’에서 각각 ‘마천볼트’와 ‘파워블레이드’가 2위를 거머쥐었다.
올해 코리아 스프린트에서는 ‘블루치퍼’가 1과 4분의 1마신 차이로 우승했다. 경주 기록은 1분 11초 1로 신기록을 세웠다.
1위부터 5위까지 입상권을 모두 한국 경주마들이 선점했다. 2위는 ‘다이아삭스’가 차지했고, 국산마인 ‘가온챔프’와 ‘파이널에너지’는 각각 3위와 5위에 올랐다. 4위에는 ‘스프링백’이 차지했다.
이어진 코리아컵에서는 ‘문학치프’가 2와 2분의 1 마신차로 우승했다. 2위는 ‘청담도끼’가 차지했고, 이어 3위는 영국의 ‘앰배서도리얼’, 4위는 홍콩의 ‘글로려스아티스트’가 각각 올랐다. 한국 경주마 중 많은 인기를 끌었던 ‘돌콩’은 5위에 그쳤고, 우승 유력마로 꼽히던 미국의 ‘론세일러’는 11두 중 10위에 그치며 부진했다.
하지만 이렇게 한국 경주마들이 코리아컵·스프린트에서 선전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뒷맛이 개운치는 않다.
바로 한·일간 관계악화로 인해 혹시 발생할 수도 있는 불상사를 우려해 한국마사회가 일본 경주마를 초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코리아컵·스프린트 국제경주는 일본 대표마들이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에 과연 일본 경주마들이 출전했었으면 한국 경주마들의 선전이 가능했겠는가 하는 의구심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마사회가 정치적인 이유로 일본말의 초청을 배제하면서 코리아스프린트를 국제경주로 공식 인정하겠다던 세계경마연맹이 취소를 하는 후속조치가 이어지기도 했다.
한국말의 선전에 대해 한 경마관계자는 “말은 예민한 동물이라 잔디, 모래, 인공주로 등 나라마다 다른 경주로와 환경에 따라 홈·원정 경기성적에 기복이 있을 수 있고, 1~3회 단골 우승국인 일본이 올해 불참한 영향이 크게 나타난 것 같다”고 분석하면서도 “하지만 우리나라 경주마들의 실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문중원 기수 유서 남기고 극단적 선택
연말을 불과 얼마 남겨주지 않은 11월말 부경경마장에서 활동 중이던 문중원 기수가 숙소에서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고 문중원 기수는 유서에서 경마부정과 불공정한 조교사 발탁 시스템을 비난해 경마계는 물론이고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왔다. 유서 내용에는 일부 조교사들이 부당한 경마부정 지시를 했고 그에 따르지 않으면 기승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밝혔고, 또한 경마부정이 싫어서 7년전 조교사 면허를 취득했지만 마사회 고위관계자와 친분이 없어 마방을 대부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한편, 고 문중원 기수의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자 부경 기수들은 11월 29일 ‘심신 불안정’을 이유로 당초 예정됐던 금요경주 불참을 밝혔고, 11개 경주가 미시행 됐다. 유족들은 고 문중원 기수가 소속됐던 공공운수노조에 장례 및 협의 일체를 위임했고, 노조측에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 마사회의 공식사과 등을 요구하며 협의를 가졌지만 합의를 이루지 못해 아직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공운수노조는 △ 고인 죽음의 진상규명 △ 재발 방지와 책임자 처벌 △ 공식적 사과△ 유가족 위로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구체적인 재발 방지 대책으로는 △ 사람 죽이는 선진 경마 폐기 △조교사와 기수 간 불평등한 계약관계 개선 △ 마방 배정 심사 개선 △ 마방 배정 적체 개선 △ 기수 적정 생계비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고 문중원 기수의 안타까운 선택은 경마계는 물론이고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경마계에선 그동안 곪아온 문제들이 드디오 터져 나온 것이라며 자숙하는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다. 사회적으론 경마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더욱 공고히 되면서 한국 경마의 총체적인 개선 및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 ‘경마 온라인 베팅 재개’ 위한 법률개정안 국회에 발의
온라인 마권 발매를 위한 한국마사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강창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의 대표발의로 국회에 발의됐다.
제안이유는 ‘불법사설경마의 시장 규모가 계속 확산되면서 매년 2조원이 넘는 세금이 탈루되는 등 각종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하고 있음’, ‘단속 장비 첨단화, 경찰청 사이버단속 강화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불법도박에 대한 적발 및 근절에 힘쓰고 있으나, ICT 기술발전으로 인해 범죄가 지능화되고 해외 서버를 이용하는 등 수법이 다양해짐에 따라 단속만을 통한 근절에는 한계가 있는 실정임’, ‘이에 이 법에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마권 발매를 규정함으로써 전자식 구매수단의 도입을 가능하게 하여 합법경마 시장의 경쟁력을 향상시켜 불법사설경마 이용자들이 스스로 합법의 세계로 이동하도록 유도해 국민을 불법도박범죄로부터 적극 보호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임’ 등을 들고 있다.
또한 ‘이 법 개정을 통해 이용자 실명 확인 기반 데이터 구축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여 마권 구매상한선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기술적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경마의 건전 레저산업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하고, 장외발매소 이용자의 일부를 자연스럽게 전자식 마권 이용으로 흡수·대체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장외발매소 과밀화 문제를 해소하여 관련된 사회적 부작용을 완화하고자 함(안 제6조제3항 등)’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마권 발매 도입을 위한 한국마사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국회 입법 예고를 통해 국민 의견을 청취했는데 63%가 찬성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부터 14일까지 열흘간 ‘국회 입법 예고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된 국민 의견 등록에는 총 305개의 의견이 달리면서 다른 법안을 훌쩍 뛰어넘는 많은 관심도를 보인 끝에 찬성 193개(63%), 반대 112개(37%)를 기록했다.
의견을 개진한 수가 많았던 만큼 온라인 마권 발매 도입에 대한 찬반여론이 팽팽하게 전개되는 모양을 보였다. 찬성측은 불법 도박의 폐해 방지 및 예방을 위한 합법 사행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마권의 온라인 발매가 허용돼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반면, 반대 측은 사행심을 조장을 이유로 반대의 목소를 높였다.
하지만 온라인 마권 발매가 실현되기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법률안 처리과정을 보면, 법률안이 제출되면, 위원회 회부, 입법예고, 위원회 심사, 법제사법위원회 체계 자구심사, 전원위원회 심사, 본회의 심의·의결, 정부 이송,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공포 등의 순으로 이뤄지게 된다.
이번 한국마사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이제 입법예고가 마무리된 상태로 아직도 많은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최근 국회 사정을 생각한다면 가시밭길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