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부산광역시장배, 글로벌히트 왕좌 재확인
지난 25일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본부장 엄영석)에서 열린 제20회 부산광역시장배 대상경주(G2, 1800M, 순위상금 7억원)에서 글로벌히트와 김혜선 기수가 우승을 차지했다.
장거리 최우수마를 선발하는 스테이어 시리즈의 마지막 관문인 부산광역시장배는 서울과 부산의 장거리 강자 14두가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이번 경주는 서울과 두바이에서 원정 경주를 뛰었던 글로벌히트가 거의 1년만에 부산에서 경주를 펼쳐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번 경주에서 글로벌히트는 실력으로 운을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줬다. 글로벌히트는 강력한 우승후보였지만 경주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글로벌히트는 경주 초반 선두 그룹에 합류했으나, 앞으로 치고 나오기에는 벽이 너무 견고했다. 경쟁마들에 가로막힌 글로벌히트는 마지막 코너까지 4위에 머물렀다.
글로벌히트가 직선주로에서 치고 나오자 외곽에서 위치해 있던 스피드영도 스퍼트를 내기 시작했다. 결승선 전방 200m에서 시작된 두 경주마의 접전은 모두를 숨죽이게 만들었고, 결국 목차(결승선에 도착한 거리 차이를 나타내는 단위로 말의 코 끝에서 목까지의 길이로 52~100cm 내외)로 글로벌히트가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접전을 펼친 글로벌히트의 김혜선 기수와 스피드영 박재이 기수의 관계 또한 많은 관심을 받았다. 4월 KBS1 인간극장 여왕님 나가신다 편에 함께 출연하기도 한 두 사람은 방송을 통해 보여준 알콩달콩 모습과 달리, 경주로 위에서 한 치 양보없는 접전을 펼쳐 이목을 끌었다.
김혜선 기수는 경주 직후 인터뷰에서 “전개가 쉽게 풀리지 않았고 직선주로에서 늦게 기회가 오면 마음을 많이 졸였다”며 “그럼에도 최선을 다해 뛰어준 글로벌히트에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또 김혜선 기수를 인터뷰를 통해 “관객들이 글로벌히트를 보며 많은 환호를 보내주셔서, 기수로써 글로벌히트를 탄다는 것에 커다란 자부심을 느낀다. 최대한 경주를 즐기려고 마음을 다잡는다”고 밝혔다.
오늘 우승으로 글로벌히트는 지난해 아깝게 놓친 부산광역시장배도 손에 넣게됐다. 또한 스테이어 시리즈 2관문 YTN배와 3관문 부산광역시장배 우승으로 올해 스테이어 시리즈 최우수마(장거리 최고마) 타이틀도 획득하게 됐다. 글로벌히트와 스피드영, 김혜선과 박재이 기수의 대결은 9월 서울에서 열리는 코리아컵을 통해 계속될 예정이다.
5월 25일 ‘제15회 스포츠경향배’, ‘원평스톰’ 8마신 차 압승... 역시는 역시
지난 5월 25일 일요일,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 렛츠런파크 서울 8경주에는 ‘제15회 스포츠경향배(1등급, 연령오픈, 1600m, 순위상금 1억1천만 원)’가 개최되었다. 우승은 모두의 예상대로 ‘원평스톰(미국, 수, 3세)’과 임다빈 기수가 차지했다.
이날 경주 시작 전 배당에서부터 ‘원평스톰’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원평스톰’의 단승배당은 1.7로 인기 2위였던 ‘자이언트스텝’의 5.7과도 큰 격차였다.
총 10마리의 1등급 말 중 가장 안쪽 1번 게이트에서 출발한 ‘원평스톰’은 경주 초반 차분히 중위권에 자리 잡았다. 안쪽 자리를 유지하면서 달리던 ‘원평스톰’은 4코너를 통과하며 순식간에 앞쪽으로 돌파했고, 직선주로에 들어서자마자 폭발적인 스피드로 달려 나와 선두를 차지했다. ‘원평스톰’은 선두를 차지한데에 만족하지 않고 점점 더 탄력을 붙여 다른 말들과 계속해서 격차를 벌렸고, 결국 2위와 무려 8마신(馬身) 차이로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원평스톰’은 데뷔 이후 출전한 5번의 경주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하다가, 지난 3월 ‘헤럴드경제배’를 통해 처음으로 대상경주에 출전했다. 당시 16두 중 14위라는 부진한 성적을 내며 팬들에게 아쉬움을 안겨주었지만 10주 만에 출전한 이번 일반경주에서는 8마신 압승을 보여주며 명예를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원평스톰’에 기승한 임다빈 기수는 경주 직후 인터뷰에서 “헤럴드경제배에서 원평스톰이 마생 처음으로 1등을 못했다. 다시 감을 찾을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는데 잘 달려줘서 다행이다”라며 “모든 기수들이 꿈꾸듯 원평스톰과 그랑프리 우승을 해보고 싶다. 팬들의 응원에 보답을 할 수 있게 되어 뿌듯하고, 앞으로도 열심히 타겠다”고 전했다.
2025년 5월의 한국경마 명장면 더러브렛만 말이 아냐~ 천연기념물 제주마가 나가신다
□ 무림고수들이 나섰다, 제주마들의 치열한 접전 코-코-코차 (5월 10일 제주4경주)
문화재청이 혈통과 종 보존을 위해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제주마는 예로부터 장수를 태우고 전쟁터를 누비거나 농경, 수레 끌기 등 강인한 체력과 척박한 환경도 이겨내는 면역력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부대에서 활약하며 탄약 등의 물자는 물론 부상병을 실어 나르는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 미 대통령 표창을 받고 해병대 하사로 은퇴한 명마 ‘레클리스’ 또한 제주마 출신이다.
다만 전통적으로 경마에 출전하는 경주마는 17세기 영국에서 유래한 더러브렛종(Thorough bred)만을 활용하는데, 제주특별자치도에 위치한 렛츠런파크 제주에서는 제주마 보호 및 육성을 목적으로 오로지 제주마로만 경마를 시행한다.
발굽에서 등성마루까지의 높이를 재는 체고가 더러브렛은 160~170cm인데 비해, 제주마는 120~130cm 정도이기 때문에 경주 장면을 보면 다소 “올망졸망”하지만 그들 나름대로는 숨막히는 한판 승부를 펼친다.
그 치열함을 여실히 보여준 경주가 이달 10일 펼쳐진 제주 4경주다. ‘탐라후예’, ‘무림태자’, ‘천지여왕’ 그리고 ‘원평천하’까지. 무림고수를 연상케 하는 화려한 이름을 지닌 제주마들이 박빙의 접전을 펼친 가운데 4두가 코-코-코차로 들어오는 진기한 장면이 연출됐다. 1위는 단승 배당률 43.4배의 다크호스이자 9세의 노익장 ‘탐라후예’가 차지했다.
□ 이름 따라 간다더니... ‘빈체로카발로’ 한국경마 최초 스프린터시리즈 삼관 달성! (5월 18일 서울8경주, 제33회 서울마주협회장배)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 속 아리아 ‘네순 도르마’의 마지막 가사인 ‘빈체로’는 이탈리아어로 ‘승리’를 의미한다. 말이라는 뜻을 가진 ‘카발로’와 더해지며 승리하는 말이라는 웅장한 마명을 지니게 된 서울경마장 소속의 ‘빈체로카발로’(한국, 수, 4세, 밤색, 마주 : 김인규, 조교사 : 서인석)
김인규 마주가 공들여 지은 이름에 걸맞게 역대 최초로 스프린터 시리즈 삼관을 달성한 ‘빈체로카발로’는 3월 부산일보배, 4월 SBS 스포츠 스프린트를 연거푸 제패한 후 대망의 마지막 관문인 서울마주협회장배까지 우승하며 단거리 최강자로 등극했다.
경주마의 일반적인 출전주기가 약 4~5주인 것을 감안할 때 대상(大賞)경주에 세 번 연속 출전하는 것 자체가 강행군을 소화해 내는 체력과 지구력을 증명해 보이는 일이다. 게다가 삼관을 달성한다는 것은 적수가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비교적 저렴한 3천만원이라는 가격에 낙찰 되었던 작은 체구의 경주마는 제19대 KBS 사장을 역임한 마주 김인규씨로부터 ‘빈체로카발로’라는 이름을 얻은 후 33조 서인석 조교사의 트레이닝과 보살핌 속에서 성장을 거듭했고 올해 드디어 응축해온 잠재력을 터트리며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오랜 기간 함께해 온 조재로 기수와 빈체로카발로의 찰떡궁합은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어느덧 2400전을 넘게 치른 11년차 베테랑 기수지만 “삼관의 마지막 관문인 서울마주협회장배 경주 전날만큼은 밤잠에 쉽게 들지 못할 정도로 긴장했다”고 밝혔는데 환상적인 호흡으로 중압감을 이겨내고 당당히 삼관의 영예를 안았다.
조 기수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는 빈체로카발로를 두고 내가 이 말을 감당할 수 있을까 고민한 적도 있다”며 “말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특히 어느 한순간조차 의심하지 않고 말을 믿고 경주를 전개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며 겸손한 소회를 밝힌 바 있다.
오는 9월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펼쳐질 ‘코리아스프린트(G1)’를 통해 국내를 넘어 해외로 이름을 알릴 준비를 차근차근 해 나갈 ‘빈체로카발로’. 해외 명마들과의 대결에서도 그 이름 그대로 ‘승리하는 말’로 거듭날 수 있기를 희망하는 팬들의 응원이 모아지고 있다.
<자료제공:한국마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