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세스백파’, 최강 ‘글로벌히트’ 꺾고 KRA컵 클래식(G2) 우승!
- ‘석세스백파’와 진겸 기수, ‘글로벌히트’의 5연승을 끊고 코리아 프리미어 시리즈 두 번째 관문에서 우승!
- "다음 목표는 코리아컵!" ‘석세스백파’와 ‘글로벌히트’, 9월 7일 코리아컵 우승을 향한 포부 밝혀
8월 3일(일), 렛츠런파크 서울 제11경주로 열린 ‘제40회 KRA컵 클래식(G2, 3세 이상, 2,000m)’에서 첫 호흡을 맞춘 ‘석세스백파’와 진겸 기수가 한국 경마 최강자 ‘글로벌히트’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총 상금 7억 원이 걸린 이번 ‘KRA컵 클래식’은 국내를 대표하는 장거리 대상경주로, 당해 최고의 경주마를 선별하기 위한 두 번째 관문이자 ‘대통령배’의 전초전으로 여겨진다. 연도대표마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서울에서 4두, 부경에서 7두가 총출동하며 치열한 경합을 펼쳤다.
이번 대회의 최대 관심마는 단연 ‘글로벌히트’였다. 대부분의 경주마들이 대상경주 한 번 우승하기도 어려운 현실 속에서, ‘글로벌히트’는 대상경주 5연승에 도전하며 압도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 인기는 배당률에서도 드러났다. 단승식 1.4배를 기록하며 사실상 무적의 존재로 평가받았다.
그 뒤를 이은 인기마는 미국산 자마 ‘디스파이트윈’이었다. ‘디스파이트윈’은 미국 리딩사이어(leading sire) 순위 12위인 ‘머닝스’의 자마로, 국내에서도 1등급 자마를 8마리나 배출한 우수 혈통을 자랑한다. 또한, 외조부는 2008년 켄터키더비와 프리크니스 스테이크스 경주를 제패하던 ‘빅브라운’의 혈통을 이어받고 있다. 전체적인 체형과 혈통은 단거리형으로 분류되지만, 최근 일반경주와 오너스컵에서 보여준 경주력 덕분에 장거리에서도 기대를 모았다. 특히 부경의 서승운 기수가 어느 경주마를 택할지가 경마 팬들의 큰 관심사였는데, ‘석세스백파’가 아닌 ‘디스파이트윈’을 선택하면서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기도 했다.
반면, 이번 대회 우승마 ‘석세스백파’는 인기 순위 3위에 머물렀다. 직전 아쉬운 성적과 함께 처음으로 진겸 기수와 호흡을 맞추게 되자 경마 팬들 사이에서 다소 걱정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진겸 기수의 뛰어난 앞선 전개 능력 덕분인지 기승 교체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았다. 또한, 그동안 모래를 잘 맞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으나, 부산광역시장배와 YTN배에서 점차 개선된 모습을 보이며 기대감을 한층 쌓아갔다.
경기 출발 게이트가 열리며 하반기 첫 대상경주가 시작됐다. 뚜렷한 선행마가 없는 편성이었던 만큼, 초반에는 눈치 싸움이 치열했다. 그 가운데 가장 바깥 번호인 11번 ‘글로벌히트’가 선두를 차지하며 레이스를 이끌었다. 무거운 주로 상태를 고려해 안쪽과는 간격을 유지한 채 경주를 운영했다.
직전 경주에서 최외각 16번 게이트 출발로 아쉬움을 남겼던 ‘석세스백파’는 이번엔 유리한 안쪽 4번 게이트의 이점을 잘 살리며 ‘글로벌히트’ 바로 뒤를 따라붙었다. 기대를 모았던 ‘디스파이트윈’도 선두권을 추격했으나, 3~4코너를 돌면서 점차 뒤처졌고 ‘정문코빗’과 ‘머니크라운’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직선주로에 접어들며 ‘글로벌히트’, ‘석세스백파’, ‘정문코빗’이 치열한 삼파전을 벌였다. 그 순간, 가장 빠르게 치고 나온 말은 ‘석세스백파’였다. ‘글로벌히트’는 체력 소진으로 점점 뒤처지며 거리 차가 벌어졌고, 마침내 ‘석세스백파’는 여유 있게 4마신 차로 따돌리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석세스백파’가 ‘글로벌히트’의 연승을 저지하며 새로운 강자의 탄생을 알리자 경마장엔 탄성과 뜨거운 환호가 엇갈렸다.
민장기 조교사는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글로벌히트가 앞선에서 선행을 펼치며 체력을 소진한 부분이 ‘석세스백파’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 같다”라며, “지난 오너스컵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보여 아쉬웠지만, 이번에는 회복된 컨디션으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어 기쁘고,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우승을 차지한 진겸 기수는 “비록 첫 기승이었지만, 어릴 때부터 이 말의 경주를 봐왔기에 큰 낯섦은 없었다”며, “기승했던 기수들의 조언을 참고하고, 직접 조교를 해보니 말 상태가 좋아 믿고 탈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글로벌히트는 워낙 강자라 부담이 있었지만, 그 뒤를 따르며 체력 소진을 유도하는 전략이 효과를 본 것 같다”며, “다음 달 열릴 코리아컵에서도 지금과 같은 컨디션이라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도전해 볼 만하다”고 코리아컵에 대한 자신감을 밝혔다.
반면,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한 김혜선 기수는 “글로벌히트의 컨디션은 좋았지만 선행 전개를 하게 됐음에도 안쪽의 무거운 주로를 고려함과 동시에 외곽에서 압박을 받다 보니 체력 안배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나 “이번 경주 경험이 다음 달 코리아컵 준비에 큰 도움이 되었고, 코리아컵의 빠른 페이스 속에서는 지금보다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다음 대상경주 무대는 경마의 대표적인 한일전으로 꼽히는 제8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가 기다리고 있다. 이 대회는 단순히 경주마들의 속도와 힘을 겨루는 경기를 넘어서, 한국 경마의 위상을 높이는 중요한 무대이자 한국과 일본 경주마들이 자존심을 걸고 맞붙는 대결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크다.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 모두 일본 경주마들이 우승트로피를 차지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출전이 예상되는 ‘석세스백파’, ‘글로벌히트’, ‘스피드영’ 등 한국 대표마들이 그동안 갈고닦은 전력을 얼마나 발휘할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굴 제8회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G1)가 9월 7일 펼쳐진다. 다양한 볼거리와 함께 경마의 대표 한일전이 펼쳐지는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한국 경주마들의 선전을 같이 응원해 보는 건 어떨까.
한국마사회 씨수말 닉스고 자마 ‘Ewing’ 美 사라토가 스페셜 우승!해외종축개발사업 성과 가시화
2025년 8월 2일(현지시간), 미국의 명문 경마장 사라토가(Saratoga)에서 열린 G2 등급 사라토가 스페셜 스테익스(Saratoga Special Stakes, 6½펄롱)에서 닉스고(Knicks Go)의 자마 ‘Ewing(유잉, 2세 수말, 모마: Sassy Ali Joy)’이 당당히 우승을 차지하여 닉스고 자마 중 첫 번째 블랙타입* 우승마가 되었다.
*블랙타입 : 스테익스 경주(Stakes Race, 우리나라로 치면 대상경주), 경매 카탈로그에 스테익스 경주를 우승한 말의 이름을 진하게 표시한 것에서 유래
이번 경주에서 Ewing(유잉)은 출발 지연으로 초반 선두권에서 멀어지는 듯했으나, 직선 구간에서 탁월한 추입력을 발휘하며 지난 경주 G3 우승마이자 강력한 우승후보인 Obliteration을 1마신 차로 꺾었다. 최종 기록은 1분 18초 03으로, 이번 우승을 통해 Ewing은 데뷔 이후 2전 2승을 기록하며 신예 스타로 급부상했다.
‘Ewing(유잉)’은 지난 4월 플로리다 OBS 경매에서 58만 5천 달러(한화 약 8억 원)라는 고가에 낙찰된 이후, 데뷔경주인 신마 경주에서 12마신 차 압승하였고, 경주 직후 세계적인 경마 전문지인 Thoroughbred Daily News(TDN)에서 ‘라이징스타(Rising Star)’로 선정되었다. 그리고 이번 사라토가(G2) 우승으로 경매가 이상의 가치를 입증했다.
이번 우승은 한국마사회의 해외종축개발사업에도 큰 의미를 갖는다. 한국마사회는 닉스고와 같은 우수 혈통을 해외에서 조기에 선발·육성해 미국 경주를 통해 능력을 검증하고, 미국 현지 씨수말 데뷔를 통해 종축으로서의 능력을 검증한 후 국내로 도입해 씨수말로 활용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정기환 회장은 이번 우승에 대해 “Ewing의 성과는 우리 해외종축개발사업의 핵심 취지와 일치한다”며 “해외에서 우수한 혈통을 조기에 발굴하고 검증하여 국내 경주마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겠다는 목표가 곧 현실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K-NICKS 유전자 분석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여 해외 경매시장과 현지 육성 시스템을 통해 제2, 제3의 닉스고를 발굴하고, 국내 도입 이후 씨수말로서 국산마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명품 속 달리는 말 - 말에서 탄생한 럭셔리 브랜드 이야기
- 에르메스부터 구찌, 랄프 로렌까지, 승마 문화가 만든 럭셔리의 아이콘들
말은 인류 역사에서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권력과 우아함, 속도와 자유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고대 그리스의 전차 경주에서부터 중세 기사들의 위엄 있는 기마행렬, 그리고 근세 유럽 귀족들의 사냥과 승마까지, 말은 언제나 지배층의 권위와 세련된 취향을 대변해왔다. 특히 19세기 유럽에서 승마는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상류사회의 필수 교양이자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상징이었다.
이러한 역사적 상징성은 현대 패션계에서도 여전히 강력한 영감의 원천으로 작용하며, 세계적 명품 브랜드들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핵심 모티브가 되고 있다. 에르메스, 구찌, 랄프 로렌 등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이 바로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은 모두 말과 승마 문화에서 출발하거나 그 정신을 계승하여 오늘날 럭셔리 산업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 에르메스(Hermes) 마구에서 시작된 세계 최고의 명품
돈이 있어도 쉽게 살 수 없다는 버킨백과 켈리백으로 유명한 에르메스는 말과의 인연에서 시작된 브랜드다. 1837년, 마차가 파리 거리를 누비던 시대에 티에리 에르메스(Thierry Hermes)는 마들렌 광장 근처 바스 뒤 랑파르에 작은 마구점을 열었다. 안장과 마구류를 전문으로 하는 이 작은 공방은 철저한 수공예 방식을 고수했다.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서도 에르메스는 이탈리아 장인들의 전통적인 바느질 기법과 견고함을 추구했고, 이는 당시 최상류층인 귀족들의 까다로운 요구를 완벽하게 충족시켰다. 1867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수상한 이후 에르메스 마구의 명성은 더욱 높아졌다. 최고급 가죽과 정교한 제작 공정, 독창적인 바느질 기법으로 프랑스 왕실의 신뢰를 얻었으며, 러시아 황제의 안장까지 제작하게 되었다.
시간이 흐르며 가죽 가방, 스카프, 의류로 영역을 확장했지만 브랜드의 DNA에는 여전히 말의 정신이 깊이 새겨져 있다. 에르메스는 여전히 안장 등 승마 용품을 생산할뿐만 아니라, 시그니처 '카레(Carre)' 실크 스카프에 말과 기수, 마구를 주제로 한 디자인이 끊임없이 등장하며, 매장 곳곳에서 말 조형물과 안장 형태의 디테일을 발견할 수 있다. 듀크와 마차부가 그려진 에르메스의 상징적인 로고는 오늘날에도 브랜드의 뿌리를 말해준다.
■ 구찌 - 승마 장비에서 태어난 이탈리아 럭셔리
구찌의 아이코닉한 홀스빗 로퍼에 장식된 '홀스빗(Horsebit)'은 말의 재갈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다. 이는 구찌 역시 승마용품을 기원으로 하는 브랜드임을 보여준다.
1921년 피렌체에서 구찌오 구찌(Guccio Gucci)가 설립한 이 브랜드의 창립자는 젊은 시절 런던 사보이 호텔에서 근무하며 영국 상류층의 세련된 라이프스타일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탈리아로 돌아온 그는 모던한 기술과 최상급 소재로 제작한 승마용 가죽 제품을 선보이며 귀족 사회에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점차 핸드백과 일반 가죽 제품으로 영역을 넓히며 명성을 쌓아갔다.
이 과정에서 그는 구찌의 불후의 심벌이 된 디자인 요소들을 창조했다. 말 안장을 고정하는 스트랩에서 영감을 얻은 그린-레드-그린 웹 스트라이프와, 홀스빗(말 재갈) 장식이 바로 그것이다. 고객 대부분이 승마를 즐기는 상류층이었던 점에 착안해 말발굽부터 안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승마 관련 요소를 디자인에 접목시킨 아이디어는 현재까지도 구찌의 가치를 증명하는 핵심 심벌로 기능하고 있다. 홀스빗 장식은 가방, 벨트, 주얼리 등 다양한 제품군에서 변주되어 사용되며 브랜드 헤리티지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 폴로 랄프 로렌 - 폴로 경기에서 출발한 아메리칸 클래식
랄프 로렌(Ralph Lauren)은 말과 가장 직관적으로 연결된 브랜드다. 1967년 창립 당시부터 '폴로(Polo)'라는 명칭을 전면에 내세웠으며, 브랜드 로고에는 말을 탄 폴로 선수가 말렛을 든 모습이 역동적으로 그려져 있다. 흥미롭게도 랄프 로렌은 실제로 폴로 경기를 본 적도 없었지만, 이 귀족적 승마 스포츠가 상징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매료되어 브랜드명으로 선택했다.
이후 친구의 초대로 처음 폴로 경기를 관람한 경험은 그의 브랜드 철학을 더욱 확고하게 만들었다. 말과 기수가 하나 되어 보여주는 완벽한 조화, 경기장을 질주하는 말의 역동성, 그리고 이를 둘러싼 상류층의 우아한 분위기에서 그는 자신이 꿈꾸던 브랜드의 모든 것을 발견했다. 말은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자유와 귀족적 품격, 미국적 가치를 구현하는 상징이었던 것이다.
1970년대 출시된 폴로 셔츠는 이러한 철학을 완벽하게 구현했다. 좌측 가슴의 말 탄 폴로 선수 로고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누구나 동경하는 '말 위의 귀족' 정신을 일상복에 담아낸 혁신이었다. 오늘날까지도 랄프 로렌의 모든 제품에서 말의 정신인 자유로움, 우아함, 그리고 끝없는 도전 정신을 느낄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들 외에도 수많은 명품 브랜드가 마구용품 전문점에서 출발했거나 말 관련 상징을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채택했다. 당시 승마용품이 귀족층의 전유물이었던 만큼, 명품 브랜드들이 말에서 영감을 받은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한 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이러한 전통은 변함없이 계승되어 왔다. 실제로 승마는 유럽과 미국 상류층 문화의 핵심 요소였고, 이를 뿌리로 하는 브랜드들은 시대가 변해도 흔들리지 않는 클래식함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말에서 시작된 명품 브랜드들의 DNA는 시대를 초월한 가치를 증명해왔다. 현대 소비자들이 이들 브랜드를 선택하는 이유는 단순히 제품의 완성도 때문만이 아니라 브랜드가 가진 럭셔리의 본질 때문일 것이다. 말은 경마장이나 목장을 넘어 명품 매장과 런웨이에서도 달리며, 여전히 우리에게 진정한 럭셔리가 무엇인지를 말해주고 있다.
<자료제공:한국마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