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부터 유럽·미주까지... 신년맞이 전 세계 경마 소식
- 2025년 론진 세계 챔피언은 ‘칼란다간’...
일본에서는 ‘포에버 영’ 연도대표마 선정, 홍콩에서는 ‘카잉 라이징’ 대기록
새해를 맞은 지난 1월, 세계 경마계에서는 다양한 소식이 들려왔다. 가까운 일본과 홍콩부터 유럽, 미주까지 글로벌 무대의 소식을 소개한다.
■ 칼란다간, 레이팅 130으로 세계 정상 우뚝
국제경마연맹(IFHA)은 지난 1월 20일 런던에서 개최한 '2025 론진 월드 레이싱 어워즈'에서 ‘칼란다간(Calandagan)’을 레이팅 130점으로 2025년 세계 최고 경주마(World's Best Racehorse)로 선정했다 .칼란다간은 2025년 그랑프리 드 생클루(G1), 킹 조지 6세 & 퀸 엘리자베스 스테이크스(G1), 론진 재팬컵(G1) 등 주요 G1 경주를 석권하며 국제 무대 최정상급 경쟁력을 입증했다.
■ 포에버 영, 일본 경마 86년 역사 새로 쓰다
일본에서는 더트(모래주로) 경주마 ‘포에버 영(Forever Young)’이 2025 일본 연도대표마(JRA Award for Best Horse)로 선정되며 새 역사를 썼다. 더트마가 연도대표마에 오른 것은 일본 경마 86년 역사상 처음이다. 포에버 영은 작년 사우디컵(G1) 우승과 브리더스컵 클래식(G1) 제패로 중동과 북미를 아우르는 글로벌 더트 최강자 지위를 확립했다.
■ 카잉 라이징, 전설과 어깨 나란히
1월 25일, 홍콩 샤틴 경마장에서 열린 센테너리 스프린트컵(G1)에서 ‘카잉 라이징(Ka Ying Rising)’이 17연승을 달성하며 홍콩 경마의 전설 ‘사일런트 위트니스(Silent Witness)’의 연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2006년 이후 19년 만에 나온 대기록으로, 홍콩 스프린트 경주의 새로운 시대를 알리고 있다.
■ 스키피롱스타킹, 페가수스 제패로 가을 무대 예고
같은 1월 25일, 미국에서는 7세 노장 경주마 ‘스키피롱스타킹(Skippylongstocking)’이 페가수스 월드컵(G1)을 제패하며 2026 브리더스컵 클래식 출전권을 획득했다. 북미 더트 최강자 경쟁에 새로운 강자가 등장했다는 평가다.
■ 2026 사우디컵, 글로벌 스타 대거 집결 예정
오는 2월 개최되는 사우디컵(G1) 예비 엔트리에는 전 세계 22개국에서 57두의 G1 우승마가 노미네이트되며 역대 최고 수준의 국제 경쟁이 예고됐다. 명단에는 포에버 영, 화이트 아바리오(White Abarrio), 저널리즘(Journalism), 나이소스(Nysos) 등 각국 대표 챔피언들이 포함됐다.
전 세계 경마무대는 위 챔피언들의 활약을 바탕으로 2026년에도 더욱 치열한 경쟁과 기록 경신을 기대하고 있다.
말산업과 경마의 세계 담아낸 일드‘더 로열패밀리'
지난해 10월 넷플릭스에 공개되며 조용한 화제를 모았던 일본 드라마가 있다. 2019년 JRA(일본중앙경마회) 마사문화상을 수상한 작가 하야미 카즈마사의 동명 소설을 실사화한 ‘더 로열패밀리(The Royal Family)’다.
주인공 쿠리스 에이지 역을 맡은 츠마부키 사토시를 비롯해 마주 역할의 사토 코이치, 쿠로키 히토미등 일본을 대표하는 명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평균 시청률 10.6%를 기록한 이 작품은 경마의 세계를 무대로 20년에 걸쳐 펼쳐지는 인간 드라마를 담아냈다.
‘말 자체가 아니라 그 말 뒤에 있는 사람을 믿고 투자한다’는 원칙을 가진 마주 산노 고조(사토 코이치)는 단순히 부유한 마주가 아니라 사람과 말의 관계에 대한 깊은 신념을 지닌 인물로 그려진다.
한편 주인공 쿠리스 에이지(츠마부키 사토시)는 한 기업의 의뢰로 경마 사업부의 재무구조 점검을 위해 말의 세계에 들어서는 세무사로 분한다.
처음에는 경주마를 비용이 많이 드는 리스크 자산쯤으로 여겼으나 조사를 위해 방문한 홋카이도 히다카 목장에서 경마산업이 단순한 승부의 세계가 아닌 사람과 말, 지역과 시간이 얽힌 생태계임을 점차 깨닫는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스타 경주마가 아닌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는 여러 마리의 말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병렬적으로 배치된다. 기대를 모았으나 성적을 내지 못한 말, 부상으로 조기 은퇴한 말, 오랜 기다림 끝에 뒤늦게 주목받는 말 등 사람만큼이나 다양한 마생을 담담한 시선으로 담아낸다.
이야기는 일본경마 최고 무대인 ‘아리마키넨(有馬記念)’ 도전과 함께 고조되지만, 클라이맥스는 우승 장면이 아니다.
극중 경주마 이름이자 경마산업에 헌신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중의적인 의미의 ‘더 로열 패밀리’. 그들은 화려한 승리를 찬미하지 않는다. 지속성과 책임을 일관되게 보여주며 말산업에서의 ‘로열 패밀리’란 혈통이나 거대 자본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말의 생애 전체를 함께 돌보는 사람들의 집함임을 조용히 정의한다.
이 드라마는 동물과 사람의 우정이나 역경을 뛰어넘은 감동 스토리만을 담고 있지 않다. 한국의 말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도 중요한 관점을 제시한다.
경마산업과 말산업의 선봉에 서 있는 한국마사회(회장 우희종)는 2014년 말보건복지위원회를 출범한 이래 말복지 인식 개선 및 복지 사각지대 최소화를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현재 서울?부산경남 마주협회와 공동으로 100억원 규모의 ‘더러브렛 복지기금’을 조성 중에 있으며 농림축산식품부와 공동으로 말 보호 모니터링센터 운영, 부상마 수술?재활 지원 등을 통한 맞춤형 복지를 지원하고 있다.
혹자의 기준에는 일상을 함께하는 반려동물의 복지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일수도 있지만 산업동물의 생애 전반을 관통하는 체계적 관리와 인도적 처우를 통해 현실적인 기틀을 잡아 나가며 체계를 고도화 해 나가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드라마 속에서 부상으로 조기 은퇴한 경주마가 초보 기수들의 훌륭한 교본이자 파트너가 되어주는 것처럼 은퇴마가 승마용 마필로 전환되어 사람들과 호흡하며 활기찬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전환 훈련에 집중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각자의 잣대가 아닌 현실에 기반한 실효성 있는 말복지가 점진적으로 추진될 때야 비로소 대한민국의 말산업의 근간이 바로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