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형님 지니, 아우가 뜨고~
2. 경주마 · 기수 생명 보호하는 ‘주로지킴이’
◆ 형님 지니, 아우가 뜨고~
- ‘밸리브리’ 연거푸 고배에 동생인 ‘플레잉폴리틱스’가 승승장구
- 1300m 신기록 작성하는 등 외산마 신예 강자로 주목
폴레잉폴리틱스
형님만한 아우 없다지만 서울경마공원에서는 조금 다른 말(馬)인 것 같다. 지난 6월 셋째주 토요일과 일요일 하루를 두고 두 형제마가 번갈아가며 승리를 노렸지만 명암이 엇갈렸다. 두 형제마 중 동생마인 ‘플레잉폴리틱스’가 형님마보다 하루 앞선 21일 출격해 우승을 차지하며 새로운 신예마로 밝게 웃었다. 하지만 형님마인 ‘밸리브리’는 밝게 웃지 못했다. 2006년 이후 줄곧 명실상부 최고마의 자리를 지켰지만 지난 5월, 62kg의 부담중량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진 이후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는 것에 경마관계자는 모두 놀랐다. 더욱 뼈아픈건 자존심회복의 기치를 내걸고 나섰던 경주가 바로 상반기의 그랑프리라 불리우는 서울마주협회장배(GIII) 대상경주였다는 것이다.
한 조에 소속된 두 마필의 엇갈린 행보에 소속조 홍대유 조교사는 만감이 교차한다. 하루 전날 출격한 ‘플레잉폴리틱스’의 승리에 천국을 경험했다면 마방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밸리브리’의 몰락은 지옥을 경험하게 했던 것이다. “기대에 부응해주는 ‘플레잉폴리틱스’가 너무 대견스럽지만 대표마인 ‘밸리브리’를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하다”는 조교사의 말처럼 마냥 좋아 할 수도, 슬퍼만 하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서울경마공원 6조에 둥지를 틀고 있는 ‘밸리브리’와 ‘플레잉폴리틱스’는 서로 모마가 같은 반형제마 즉, 이부(異父)형제마이다. 두 마필의 모마는 ‘폴리티컬블러프’로 미국산 마필이며 경주 출전기록은 없이 자마들만 생산하고 있다. 한 마방에 반형제마가 함께 있는 경우는 찾기 힘든 경우이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반자매마인 ‘지니스딜라이트’(4세, 암, 미국)가 한 마리 더 있다는 것. 이 같은 현상은 별 주목을 받지 못하던 ‘밸리브리’가 2006년과 2007년에 눈부신 활약을 펼치면서 '밸리브리'의 혈통이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그 결과 ‘밸리브리’ 동생들인 ‘지니스딜라이트’와 ‘플레잉폴리틱스’가 들어오게 된 것이다.
하지만 주위의 시선은 따가웠다. 워낙 혈통이 유명하지 못한 편이었으며 ‘밸리브리’의 성적 하나만 믿고 줄줄이 동생들을 영입한다는 것은 모험에 가깝다는 조소 섞인 목소리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소속조 홍대유 조교사의 믿음은 확고했으며 분명히 적중했다. ‘플레잉폴리틱스’는 데뷔전을 포함해 두차례 경주에 나섰지만 결코 신예마필로 볼 수 없을 만큼 완벽에 가까운 성적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6월 21일(토) 경주에서는 2위마를 대차로 따돌리며 결승선을 통과해 경마팬과 마필관계자를 모두 놀라게 했다. 놀라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플레잉폴리틱스’의 1300m 통과기록이 1분 19.1초로 찍혔으며 종전기록인 ‘프린스미나르디’의 1분 20초 기록보다는 무려 1초 가까이 앞당긴 기록이다. 1300m 평균기록이 1분 24.7초이니 전체마필 평균보다도 5초 이상 빠른 성적이다.
‘플레잉폴리틱스’의 구간기록 또한 남달랐다. 발주기를 출발해 초반 200m의 주파기록을 알려주는 S1F 기록이 13.4초로 나왔으며 결승선 전방 200m부터 결승선까지의 기록인 G1F 기록이 12.4초로 나왔다. 통상적으로 S1F가 G1F보다 빠르면 선행형, 그 반대면 추입형으로 나누지만 ‘플레잉폴리틱스’의 경우는 S1F 통과기록이 G1F보다 느린 것은 사실이지만 S1F가 13초 초반대면 선행력이 없다고 볼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또한 아직 3세임에도 불구, 막판 추입력과 지기 싫어하는 근성은 타고난 것으로 볼 수 있디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과연 ‘밸리브리’의 동생답다”는 말이 나오는 건 괜한 일이 아닌 듯 하다. 이른 감이 있지만 벌써부터 경마팬들은 “올 그랑프리(GI)에서 형제마끼리 경쟁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겠냐”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한다.
경마공원의 터줏대감이 하나둘씩 노쇠한 기운을 보여주는 사이, 신예마들의 등장은 ‘영원한 강자는 없다’라는 경마의 진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며, 발전하고 있는 한국경마의 현실을 대변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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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마 · 기수 생명 보호하는 ‘주로지킴이’
- 서울경마공원 주로관리원 정장균
- 경마장에서 가장 까다롭고 힘든 일
목요일 오후 서울경마공원 경주로에는 경주마 대신 중장비인 그레이더 한 대가 굉음을 토하며 질주하고 있었다. 모래 주로 위를 종횡으로 오가던 그레이더가 멈춰 서고 한 남자가 내려섰다. 무려 20여년 동안 말들이 뛰는 모래 길을 돌봐 온 서울경마공원 주로관리원 정장균 씨(52)였다. 다소 지친 기색의 정씨는 “새벽부터 나와서 조교관찰하고, 마분치우고, 정지 작업하고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말들이 뛰어다니는 경주로는 안전과 직결된다. 경주로가 제대로 관리 되지 않으면 경주마가 골절상을 입거나 기수가 낙마하는 등 치명적인 사고가 날 수 있다. 때문에 경마장에서 주로를 관리하는 사람들은 단 한시도 긴장을 풀지 못한다. “언제나 조마조마하죠. 휴일에도 일하는 날이 많지만 차라리 여기에 나와 있는 게 속이 편해요. 집에 있으면 늘 주로에 신경이 쓰이거든요.” 주5일근무가 시행된 지 오래지만 그는 온전히 이틀을 쉬어 본 기억이 없다. 아무리 주로를 훌륭하게 정비해놓아도 매일 새벽마다 500 마리가 넘는 경주마들이 주로에 나와서 조교를 하기 때문에 주로는 언제나 관리원들의 손길이 필요한 상태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모래 주로는 가장 아래쪽에 지름 40mm~100mm정도의 돌덩이들이 들어가고 그 위에 좀 더 작은 돌들과 풍화토를 깔고 맨 위쪽에 7cm 두께로 모래가 덮인다. 이 모래들은 언제나 최적의 크기를 유지해야 한다. 모래알이 너무 굵으면 튀어 올랐을 때 기수들이나 경주마에 위험할 수가 있고, 너무 작으면 비가 올 때 진창이 되어 배수가 안 된다. 문제는 이 모래알의 크기를 일정하게 유지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말발굽에 짓밟힌 모래는 잘게 부서져 배수를 어렵게 합니다. 결국 이런 모래는 체로 거르거나 물로 씻어서 다시 주로에 부어주어야 해요.” 그는 우리나라의 주로관리가 세계에서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조교용 주로가 따로 없어 매일 새벽같이 조교를 실시하고, 주말이면 꼬박꼬박 11경주에서 12경주씩 치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JRA(일본중앙경마회)의 주로전문가들도 서울경마공원의 주로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어떻게 이 많은 조교와 경주를 다 소화하면서 이토록 우수한 주로품질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가”라며 한국 주로관리원들의 부지런함과 효율성에 혀를 내둘렀다고 한다. 경주마들이 경마장이 아닌 트레이닝 센터에 머물면서 순회경마를 하는 일본의 주로는 서울의 주로에 비하면 매우 편하고 스트레스를 덜 받는 편이다.
하지만 서울경마공원의 주로가 많은 부하를 감당하는 만큼 주로관리원들의 고생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출근하면 주로에 널린 말똥부터 치워야 하는 주로관리원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튀어나온 곳은 깎고, 움푹한 곳은 메우고, 모래를 긁어서 쿠션을 주는 등 부산하게 움직이며 경주마와 기수들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 “일본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80명이 해야 할일을 10명이 하고 있다’면서 놀랐어요. 책임감으로 버티고는 있지만 고생해도 알아주지 않을 때는 속상하죠.” 그는 주로관리가 경마에서 가장 중요하고 까다로운 일임에도 가장 주목받지 못하는 분야라고 털어놓았다.
회사에 입사한 이래 19년 동안 주로만 쳐다보며 살았지만 그는 원래 해외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중장비기사였다. “중동에서 건설 붐이 일 때 현장에 있었어요. 당시 웬만한 대기업 과장 연봉의 서너 배는 받았어요.” 한국에 돌아온 후 중장비를 다루는 인력이 필요했던 KRA에 특채되어 경주로에서 트랙터와 그레이더를 몰게 됐다. “주로관리를 하려면 중장비 운전은 필수거든요.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그레이더, 포크레인, 덤프, 롤러, 트랙터.......다 전천후로 할 수 있어요.”
한 달에 대여섯 번은 새벽에 출근하고, 매주 휴일근무에 동절기에는 아예 쉬지도 못하는 주로관리원들 덕분에 매주 경마는 무사히 치러지고 있다. 하지만 그와 같은 주로관리원들의 노고 뒤에는 또한 가족들의 희생이 따르고 있다. 정장균씨의 아내는 회사에서 돌아올 줄 모르는 남편 때문에 무던히도 속을 썩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아내는 비가 많이 올 것 같으면 먼저 ‘주로에 나가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먼저 걱정을 한다. 1남 1녀를 둔 가장으로서 미안한 점도 많지만 언제나 그를 주로 한가운데로 내몬 것은 경주마와 기수의 안전이 자신의 손에 달려 있다는 책임감이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도 그는 “주로 관리 잘 해서 안전사고 안 나고 경마가 원활하게 시행되는 것”이라고 담담히 밝혔다.
단 신
KRA 한국마사회, 조교사 은퇴식 개최
‘말 산업을 선도하는 일류 공기업’ KRA 한국마사회(회장 이우재)는 오는 6월 28일(토) 제주 교차경주 2경주 종료 후 서울경마공원 관람대 앞 시상대에서 은퇴를 앞둔 박덕준 조교사(5조)와 이왕언 조교사(22조)의 은퇴식을 실시한다. 시상은 송하일 서울경마개최위원장이 나서며 두 조교사에게는 공로패와 순금 핸드폰 줄과 함께 꽃다발이 전달된다. 서울경마공원 5조를 관리해온 박덕준 조교사는 지난 1975년 데뷔해 33년간 활약해온 과천벌 터줏대감이다. 1996년 그랑프리(GI)와 2004년 마주협회장배(GIII) 등 대상경주만 6회 우승하는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박 조교사와 함께 이날 은퇴식을 치르는 이왕언 조교사는 서울경마공원 22조 마방을 관리하고 있으며 지난 1987년 데뷔해 21년간 경마산업에 몸담아왔으며 대상경주 우승은 2001년 스포츠서울배 대상경주에 우승한 기록이 있다. KRA 한국마사회는 이번 행사에 대해 “이번 행사는 은퇴 조교사의 다년간 노고를 치하하고, 그간 주요 업적을 기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플레잉폴리틱스’ 1300m 신기록 수립
서울경마공원 단거리경주인 1300m에서 신기록이 작성됐다. 주인공은 ‘플레잉폴리틱스’(수, 3세, 미국, 6조 홍대유 조교사)로 지난주 21일 토요경마 제7경주에서 1분 19.1초로 신기록을 작성했다. 종전기록은 ‘프린스미나르디’(수, 3세, 미국, 53조 김문갑조교사)의 1분 20초였다. ‘플레잉폴리틱스’는 경주 초반 선두를 꿰찬 후 단 한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으며 그대로 결승선을 통과했으며 2착마와의 거리는 무려 16마신(약 38m), 대차였다. 한편 데뷔 후 두 번째 경주만에 경마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 ‘플레잉폴리틱스’는 작년과 재작년 서울경마공원 연도대표마였던 ‘밸리브리’와 모마(‘폴리티컬블러프’)가 같은 반형제마이다. 때문에 경마관계자들은 ‘밸리브리’에 이어 ‘플레잉폴리틱스’가 명문가의 혈통인 만큼 앞으로 큰 활약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마주협회장배(GIII), ‘새로운비술’ 이변의 우승!
역시 이변의 경주라 할 만큼 극적인 승리였다. 지난 주말 서울경마공원 9경주로 치러진 서울마주협회장배(GIII) 대상경주에서 ‘새로운비술’(외1, 거, 뉴, 3세, 49조 지용철 조교사)이 우승을 차지했다. 승군 두 번째 경주였던 지난 5월, ‘밸리브리’를 꺽은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새로운비술’은 2위 마필을 1과 1/4로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주 초반 ‘새로운비술’은 3위에 안착하며 안정적인 출발을 보였다. 이후 3코너를 지나면서 5위권 밖으로 밀려나 우승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하지만 ‘새로운비술’은 4코너 이후 끈질긴 추입작전을 구사해 결국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1위부터 6위까지의 착차가 채2마신 남짓으로 경주의 치열함을 미뤄볼 수 있다. 우승기수인 박태종 기수는 우승소감에서 “거의 2년 만에 우승을 차지해 너무 기쁘다”며 “말을 믿고 무리한 경주를 전개하지 않은 게 주요했고 이번경주를 계기로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새로운비술’의 조교사인 지용철 조교사는“솔직히 큰 기대를 안했는데 우승을 차지할 수 있어 기쁘다”며 “4코너까지 잘 참아준 박태종 기수가 고맙고, 앞으로 잘 준비해 그랑프리(GI)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 ‘새로운비술’을 과천벌 대표적인 명마로 키워내겠다”고 밝혔다.
서울경마공원 유승완 기수, 주말 2승으로 가파른 성장세
25기 기수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유승완 기수(22세, 35조 하재흥 조교사)가 지난 주말 7회 기승해 2승, 2착 1회를 하는 등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특히 유승완 기수는 인기순위 3-4위권 마필로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해 신인기수 답지 않은 기승술을 선보였다. 주말에 올린 승률이 무려 28.6%였으며 복승률은 42.9%로 내노라는 선배기수들을 압도했다. 특히 유 기수의 성적은 소속조 기수로써 하루 기승횟수가 제한(하루 기승횟수 5회)된 상황에서 만들어낸 값진 결과이다. 유승완 기수는 지난해 6월 데뷔했으며 지금까지 통산전적 256전 18승 2착 12회로 승률이 7.0%, 복승률은 10.7%를 기록 중이다.
6월 경매 결과
품격 높은 마문화를 창조하고 국민의 여가 선용과 마사진흥에 이바지하는 KRA 한국마사회 제주육성목장 경매장에서 지난 23~24일 이틀간 국내산 2세마 경매가 열렸다. 이날 경주마 경매에 농가 생산 마필 64두와 KRA 생산마필 50두 등 모두 114두가 상장되어 48두가 낙찰되었다.(낙찰율 : 42.1%) 23일 오후 2시부터 4시30분까지는 보행검사를 실시하고, 본 경매는 24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호가 경매로 진행되었다. 이번 경매는 유명 씨수말들의 자마가 대거 상장됐으며, 특히 ‘엑스플로잇’의 자마도 2두가 상장돼 관계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날 최고 경매가는 ‘디디미’의 자마(수말, 생산자 : 고경현) 가 7,500만원을 기록하였고, ‘엑스플로잇’의 자마(암말, 생산자 : 박수영)가 6,500만원을 기록하였다. ‘엑스플로잇’의 다른 자마 한 마리는 유찰되었다. 지난 3월에 실시된 제주 경매에서 2세마인 '영혼의전사'(수말ㆍ부마 디디미)가 최고가인 1억1000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자료 제공 : 한국마사회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