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던댄서] 베팅 방법보다 중요한 한국 경마 상식

  • 운영자 | 2010-10-20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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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경마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기 때문에 경마의 재미가 베팅에 제한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어차피 기본 베팅 방법이야 초보경마교실(해피빌 1층)에 가시면 자세히 설명들을 수 있기 때문에 베팅에 대한 포스팅은 불필요할 것 같아 베팅 없이도 경마를 지속적으로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경마 상식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렇다고 특별히 전문적인 건 아니고 제 블로그를 방문한 친구가 '당췌 무슨 얘긴지 하나도 이해 못하겠다'는 항의를 펼쳐서 일단 경마를 전혀 모르는 분들의 이해를 돕고자 하여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정확한 설명보다는 경마의 틀을 대충 이해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글이 생각보다 길어졌지만 굵은 글씨로 밑줄 친 단어들에 대한 이해만 하신다면 이미 경마를 즐기는데 필요한 기본 바탕은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1.경주마의 탄생

경주마는 번식용 수말인 씨수말과 번식용 암말인 씨암말의 교배로 태어나게 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크게 다룰 내용은 없지만 씨수말과 씨암말의 개념만은 꼭 알아두세요. 경마는 혈통 게임이라고 할 만큼 족보가 중요합니다. 말의 족보는 '혈통표'라고 부르며 한 경주마의 능력을 예상하는 자료로 사용됩니다. 혈통표는 일반적으로 4대 선조까지 표기하며 외국말은 영어로, 현재 국내에 있는 말은 한글로 표기합니다. 외국말이 수입되여 현재 국내에 있다면 한글로 표기하게 됩니다. 괄호 안에는 원래 출생지를, 옆의 숫자는 말이 태어난 년도를 뜻합니다. 아래 '아름다운질주'의 혈통표를 보시면 씨수말인 '디디미'와 씨암말인 '칠즈어브네팔' 사이에서 태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교배로 태어난 경주마는 아들이든 딸이든 씨수말과 씨암말의 '자마'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디디미'는 '아름다운질주'의 부마, '칠즈어브네팔'은 '아름다운질주'의 모마가됩니다.




<'디디미'와 '칠즈어브네팔'의 자마, '아름다운질주'의 혈통표>



2.경주마의 종류

경주마는 크게 산지, 성별, 연령 3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우선 산지, 즉 경주마가 태어난 장소를 기준으로 한국 내에서 태어난 말은 '국산마', 해외에서 태어나 국내로 수입된 말은 '외산마'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국산마 중에서도 수태된 장소에 따라 순수국산마와 포입마로 다시 구분하는데요. '포입마'란 씨암말이 임신을 한 채 수입되어 국내에서 출산을 한 자마를 뜻합니다. 다시 말해 포입마는 모마의 뱃속에서 국경을 넘은 것이죠. 이렇게 포입마를 구분하는 이유는 아직 우리나라의 경주마 수준이 해외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인데, 해외의 값 비싼 씨수말과 해외의 우수한 씨암말 사이에서 태어나는 포입마는 국내에서의 교배로 태어난 순수국산마에 비해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포입마는 기본적으로는 국산마이기 때문에 산지 란에는 '한국(포)'로 표기됩니다. 이러한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출전이 가능한 경주의 구분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경주와 관련된 것은 잠시 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성별에 따라서는 당연히 수말과 암말로 구분하는 것으로 알고 있을실 겁니다. 하지만 경주마의 경우에는 생식 능력을 물리적으로 박탈당한 수말인 '거세마'도 있습니다. 성질이 매우 사납거나 혹은 지나치게 건강한 탓에 암말을 너무 밝혀서, 도저히 훈련에 집중하지 못하는 수말들이 거세의 대상입니다. 거세마의 경우에는 생식용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게 되므로, 우수한 마필일수록 거세와는 멀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에는 경주마 수준이 떨어지기 때문에 우수한 경주 능력을 보여도 씨수말로서의 전망이 밝지 않습니다. 해외에서 우수한 씨수말들을 수입하기 때문인데요, 이러한 이유로 국내에선 거세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거세는 결국 국내 경주마 생산성의 발전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마사회에서는 거세마가 출전할 수 없는 경주에 높은 상금을 책정하여 불필요한 거세를 막고 국내 경주마 생산 능력 향상에 힘쓰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연령인데요. 남반구와 북반구의 경주마에 따라서 나이 계산을 달리하지만 그리 중요한 개념은 아닙니다. 경주마는 태어나는 해에는 나이를 측정하지 않고 그 다음 해 1월 1일에 1살이 됩니다. 그리고 2살 여름부터 경주로를 달리 수 있게 됩니다. 경주마는 3살 때 가장 많은 성장을 하고 4, 5살에 전성기를 맞이하며 6살부터는 조금씩 하락세에 접어들기 시작합니다. 물론 모든 경주마들이 이러한 것은 아니며 늦게 성장해 6살에 이르러서야 전성기를 맞는 만숙형 경주마들도 있습니다.



3.경주의 종류

경주의 종류는 출전하는 경주마의 산지와 소속군, 그리고 경주에 부여된 상금의 크기로 구분할 수 있는데, 우선 산지에 따라 국산경주와 혼합경주로 구분합니다. 국산경주는 국산마들에게만 출전 자격이 주어지며, 혼합경주는 외산마부터 국산마까지 모든 경주마의 출전이 가능합니다. 앞에서 언급한 포입마의 경우에는 국산마로 인정받기 때문에 국산경주에 출전할 수 있습니다. '포입마의 뛰어난 능력 때문에 구분을 하는 것이라면 국산경주에 뛰게해서는 안되지 않나?'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외산마의 경우 출생부터 경마 선진국의 우수한 시스템 아래에서 관리와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포입마보다 더 나은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소속군에 대한 구분 전에 상금의 크기로 구분할 수 있는 일반경주와 대상경주의 차이점부터 이야기하겠습니다. 일반경주는 이름처럼 일반적으로 열리는 경주입니다. 이와 달리 대상경주는 일반경주보다 높은 상금을 책정해 우수한 경주마들의 경쟁을 유도해서 경마의 흥행성을 한층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물론 흥행 이외에 좀 더 좋은 경주마의 생산을 위한 유인으로도 작용합니다. 포임마의 경우 국산마보다 나은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산경주 출전 자격이 주어짐을 설명했었는데 이 자격은 일반경주에 한해서입니다. 대상경주의 경우 포임마는 혼합경주에만 출전할 수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 존재하는 경마공원은 세 개이며 서울, 부경(부산경남), 제주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제주경마공원에선 서울과 부산의 경주와는 달리 조랑말 경주만 열리기 때문에 서울, 부산과는 정체성이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서울의 경우 소속군에 따라 국산경주는 총 6개의 군으로, 혼합경주는 총 4개의 군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처음 경주로에 데뷔하는 국산마는 국산6군 경주에 출주하게 되고, 외산마는 혼합4군 경주에 출주하게 됩니다. 모든 경주에서 1위부터 3위까지 승군점수가 부여되는데 일정한 승군점수를 만족하는 경주마는 한단계 승군을 하게 됩니다. 국산6군에 있던 경주마는 국산5군으로 소속군이 변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승군제도는 있지만 강등제도는 없기 때문에 한 번 승군하면 이전의 소속군으로는 돌아가지 못합니다.

경주에 따라 혼합2군, 국산3군 경주 등이 있는데 이때는 해당 군 이하의 경주마들의 출전이 허용됩니다. 국산3군 경주의 경우 국산4군에 소속된 경주마는 출전할 수 있지만 국산 2군 경주마는 출전할 수 없는 것이지요. 부경경마공원의 군체계는 국산 5개, 혼합 4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서울과 부경의 경주들은 각자의 시스템으로 운영되며 1년에 8번의 교류경주를 가집니다.



4.경주마의 데뷔

씨수말과 씨암말의 교배로 태어난 경주마가 2세 여름이 되면 드디어 경주로에 데뷔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데뷔에 앞서서 통과해야하는 과정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발주조교검사로 발주대(출발 게이트)에 대한 경주마의 적응력을 테스트하는 것입니다. 말은 좁은 장소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좁은 발주대 안에 들어가는 것을 싫어합니다. 만약 실전 경주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면 원활한 경마가 진행되지 못하기 때문에 발주대에 대한 적응력을 검사하는 것이죠. 발주대에 진입한 경주마는 게이트가 열림과 동시에 100m를 전력질주하여야 발주조교검사에서 통과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주행조교검사인데요, 이것은 경주마로서의 기본 능력이 있는지를 테스트하는 것으로, 1000m를 1분 7초 이내로 주파하여야 통과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검사가 모두 끝나고 나면 경주마로서의 기본 자격이 주어지게 됩니다.



5.경주마의 주행습성

이제 기본적인 이야기를 끝내고 경주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덧붙이겠습니다. 게이트가 열리면 경주마들이 일제히 앞으로 뛰어나가게 되는데요. 처음 경마를 접하시는 분들은 선두에서 달려나가는 말들이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경주마마다 다양한 주행습성이 존재합니다. 초반에 힘을 내서 달려나가 선두에 서야만 기분 좋게 달릴 수 있는 말이 있는가 하면, 남들보다 뒤에서 천천히 따라가다가 비축한 힘을 마지막에 사용해서 역전하는 것을 좋아하는 말들도 있습니다. 한 번의 경주로 10kg의 체중이 빠질 만큼 경주마에겐 힘든 일이기 때문에, 경주 중에 경주마가 최대한 좋은 컨디션으로 달릴 수 있어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데 이를 도와주는 것이 기수입니다. 기수는 경주마의 주행습성을 고려하여 경주를 진행하기 때문에 경주의 전개 위치로 말의 능력을 논할 수는 없습니다.

주행습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다음 기회에 따로 하도록 하겠습니다.



6.부담중량

경마를 처음 접하시면 생소하기 그지 없는 단어가 부담중량입니다. 부담중량은 경주마가 경주를 할 때 등에 지고 달려야하는 무게를 뜻하는데요, 경마에 있어서는 주행습성과 함께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기수의 체중과 안장, 채찍 및 장구 등 경주 중 말에게 주어지는 모든 중량을 합한 합이 그 말에게 부여된 부담중량과 동일해야 합니다. 때문에 무게가 가볍다면 안장 모포 등을 이용해 부담중량까지 무게를 늘리고, 만약 무게가 부담중량보다 무겁다면 기수를 교체하게 됩니다. 더욱 많은 경주에 참여하기 위해서 기수들이 50kg 전후의 몸무게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부담중량이 부여되는 방법은 경주에 따라 다른데 마령, 별정, 핸디캡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마령경주는 말의 나이에 따라 기존에 정해진 부담중량을 부여하는 방식입니다. 별정경주는 조건에 따라서 여러가지가 있는데 우선은 세부적으로 알 필요는 없습니다. 말의 나이, 성별, 산지 등에 따라 다양한 기준이 있으며 보유한 승군점수에 따라 부담중량이 가감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핸디캡 경주는 마사회의 지정된 핸디캐퍼들이 출전하는 말들의 능력지수를 산정하여 그에 어울리는 별도의 부담중량을 부여하여 평등한 조건의 경주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능력이 뛰어난 말들은 핸디캡 경주에서 과도한 부담중량을 부여받기도 합니다.



7.경주 종료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경주마는 우승의 영광을 안습니다. 데이터의 놀이이기도 한 경마는 우승마의 기록은 물론 나머지 말들 간의 착차(결승선을 통과한 거리 차)도 계산합니다. 이때 경마에서는 마신이라는 거리단위를 이용하는데요, 이것은 말 한마리의 길이(약 2.4m)를 뜻합니다. 아래 순위 기록 화면에서 좌측 숫자는 마번을 뜻하고 우측 숫자는 두 경주마 간의 착차를 뜻합니다.



<1위 8번마와 2위 1번마의 착차는 1¾마신입니다>

마신 이외에도 코, 머리, 목 등을 이용해 착차를 나타냅니다.



경주 종료 후에도 확정이 발표되기 전 까지는 순위를 알 수 없습니다. 만약 경주 중에 반칙 행위나 경주마들 간의 충돌로 인해 결승선을 통과한 순서에 영향이 생겼다면 심의 과정을 거쳐서 순위가 변동되기도 합니다.

경주를 마친 경주마들은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게 됩니다. 경주마들이 평소에는 서서 잠을 자다가도 경주를 마친 후에는 누워서 잔다고 합니다. 경주로 인해서 소비된 에너지가 회복되는 데는 적게는 1주, 일반적으로는 2주의 휴식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경주를 마친 경주마가 다시 경주를 나설 수 있는 것은 빨라야 2주 후가 됩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훈련을 다시 거쳐서 평균적으로 4주 후에 다시 경주로에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현재 경주마 보호를 위해 2주 연속 출전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출처:노던댄서님의 "아름다운 질주"
(http://blog.naver.com/dokin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