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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꿈] 평범한 경주마가 된 동반의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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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2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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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부산광역시장배 대상경주에서 패하기 전까지 동반의강자는 우리나라의 최강마였고 15연승의 최다연승기록도 깰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갖게 했었던 경주마였다. 높은 부담중량에 시달리는것이 걱정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5세라는 나이가 그의 시대가 쉽게 무너지리라고는 생각하지 않게 하는 큰 요인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부산광역시장배에서 정말 충격적인 패배를 기록했다. 패한것도 놀라운 일이었지만 더욱 충격이었던것은 동반의강자가 보여준 마지막 주행하는 모습이었다. 마지막 코너를 돌면서 외각으로 크게 밀려나더니 직선주로에서도 계속 외각으로 사행하며 결국 바깥쪽 펜스에 거의 붙은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순위도 9위로 믿어지지 않았지만 경주장면은 그야말로 눈뜨고 볼 수 없는 그런 장면이었다.
그 이후 KRA컵 클래식에서 63kg의 부담중량을 받고 2위에 오르며 회복되는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그 다음 경주인 그랑프리에서 58kg의 높지 않은 부담중량으로도 7위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다. 대상경주니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은 되지만 동반의강자라는 이름을 생각한다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었다. 나이도 전성기가 지난 늙은 경주마도 아닌 동반의강자였기에 더욱 그렇다.
지난시즌을 마치고 은퇴할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던 동반의강자가 올해도 현역생활을 이어갔다. 그리고 1월 마지막주에 경주에 출전했다. 당연히 61.5kg이라는 높은 부담중량이 부과되었고 4위에 그쳤다. 물론 일반경주였다고 해도 지난해부터 최강으로 자리를 굳힌 터프윈이 출전했고 백전무패도 출전했던 경주였다. 이미 여름부터 이상징후를 보였던 동반의강자이기에 패한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는 편성이었다.
지난주 동반의강자가 올시즌 두 번째 경주에 출전했다. 이 경주의 출마표를 보는순간 이경주가 동반의강자에게는 중요한 갈림길이 되는 경주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경주를 보고 나면 앞으로 동반의강자가 어떤 경주마가 될것인지 예상이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이 경주에서 동반의강자가 받은 부담중량은 55kg이다. 데뷔초와 3세 시절을 제외하면 동반의강자가 이런 중량을 받은적이 없었다. 이 경주는 별정방식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낮은 중량이 가능했다. 별정 Ⅴ-B형으로 열린 경주였는데 이방식은 기준상금에서 상금이 부족한 액수에 따라 감량을 받는 경주였다. 최근 동반의강자는 입상권에도 못든 경주가 많아 상금이 부족했고 감량을 받을수 있었다. 별정경주가 사라졌던 1군경주에 다시 별정경주가 시행되면서 동반의강자가 그 덕을 보게 될 수 있을것 같은 경주였다.
그렇게 강한 상대도 없었고 55kg이라는 아주 낮은 부담중량, 이 정도 조건의 경주를 만난다는것이 동반의강자에게는 쉬운일이 아니다.
그런데 패하고 말았다. 경주전개는 나쁘지 않았다. 마지막 곡선구간에 접어들기전 선두권에 자리잡고 직선주로에서 승부를 보는 예전 동반의강자가 보여주던 경주방식이었다. 외각으로 사행을 하긴 했지만 안좋았을때처럼 갑작스레, 튕기듯 밀려난것도 아니고 직선에서 조금씩 외각으로 사행했을 뿐이다. 경주에 심각한 영향을 줄 정도로 보이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5위에 그치고 말았다. 다른 경주마들이 특별히 잘뛰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다만 동반의강자가 예전하고 확실히 다르다는것을 확인 시켜준 경주였다.
동반의강자가 지금보다 8kg을 더 달고 뛴 KRA컵 클래식이나 최악의 경주를 보여준 부산광역시장배때보다 기록은 2초와 4초가 더 느리다. 만일 주로가 그때하고 다르게 무거운 주로라고한다해도 지금보다 더 안좋은 조건에서 뛰었던 것을 감안하면 지금 동반의강자 상태는 내리막길에 접어든것이 확실해 보인다.
무엇이 동반의강자를 평범한 경주마로 만들어 버렸을까....
그 동안 무거운 부담중량이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다. 무거운 핸디캡은 당장 그 경주에만 영향이 미치는 것이 아니다. 부상을 당하지 않는다고 해도 무거운 핸디캡은 경주전개나 습성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경주마가 경주중에 힘이 들거나 힘이 빠지면 악벽이 나타날 수 있다. 사행도 힘이 빠질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증상이다. 그것이 경주마의 머릿속에 기억이 되면 말의 특성상 경주에 나설때마다 힘이 빠지지 않았더라도 악벽이 나타나게 될 수 있다. 동반의강자가 지난해 부산광역시장배에서 패하기 전에도 조금씩 경주중 악벽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이겼기 때문에 문제로 나타나지 않았었는데 부산광역시장배에서 폭발한것 뿐이다. 지금까지도 그런 습성이 이어지고 있고 성적으로 잘 나타나고 있다.
가혹한 부담중량이 꼭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경주마에게 얼마나 치명적인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이유로는 동반의강자가 가지고 있는 혈통적인 특성일 수도 있다. 섭서디나 밸리브리처럼 6, 7세 혹은 그 이상의 나이가 되도 급격한 내리막을 타지 않고 어느정도 능력을 유지하는 유형이 아닌 5세초를 지나면서 능력변화가 심한 조숙형의 특성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5세초까지 전성기가 유지되었다면 조숙형이라는 표현도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아무튼 만성형이나 지속적인 능력발휘가 되는 유형은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지만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어려울것으로 생각한다.
이유가 무엇인든 이제 동반의강자는 평범한, 그냥 1군의 강자중 하나가 되버린것 같아 안타깝다. 이럴것 같았으면 지난 시즌을 마치고 은퇴해-비록 인기가 없을지라도-씨수말로 활용하는게 훨씬 더 좋았을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게 동반의강자라는 이름에 걸맞는 더 멋진 마무리가 되었을것 같은데....‘박수칠때 떠나라’라는 영화의 제목처럼 지난시즌을 마치고 은퇴했어야 했다.
동반의강자는 가늘고 길게보다는 굵고 짧게가 어울리는 경주마다.
출처:사랑과꿈님의 네이버블로그 "And justice for all"
(http://blog.naver.com/ljk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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