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칼럼
[8] 배당판의 바람을 어떻게 할 것인가?
최고봉
|
2008-06-0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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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 마감 전 움직이는 뭉칫돈에 따라 배당판이 춤을 춘다.
경마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움직이는 시세판을 응시하는 주식투자자처럼 배당판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한쪽으로 쏠리는 배당판에 휩쓸리며 적었던 구매표를 찢어버리고 다시 쓴다. 마지막 결정을 앞둔 초조한 우리에게 배당판은 전지전능한 하느님이다. 온갖 소스와 소문이 난무하는 마판에서 배당판이야말로 온갖 욕망과 음모의 결정체이면서 스스로 루머를 만들어 내는 생산자이기도 하다.
경마팬이라면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배당판의 흐름이다. 하지만 배당판의 흐름이 매번 맞는 것이 아니라서 전적으로 따라갈 수도 없다. 배당판의 내용만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면 경마를 정복할 수 있을 것같아서 배당판에 매달려 보기도 한다. 그렇지만 배당판도 경마에서 찾을 수 있는 수많은 변수 중의 하나라서 완전한 답을 주지는 못한다.
6월 1일 일요일 마지막 11경주에 배당판이 열렸을 때 전혀 예상치 못한 말에 태풍이 불었다. 인기 순위 5위권으로 뽑혔던 6번마 금당산이 복승식 축으로 팔려있었다. 필자가 팔린 금액을 확인해 보니 7300여만원이었다. 꽤 많은 돈이 들어가 있었다. 인기 1위로 팔릴 것으로 예상됐던 4번마 위그는 인기 4위 정도로 전혀 힘을 못쓰고 있었다.
일단 복승식에서는 대단한 바람이었다. 필자는 이것이 진카인지 뻥카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다른 배당판을 살폈다. 단승식에서는 4번마 위그가 인기 1위고 연승식에서는 8번마 쇼킹이 1.0배로 1위였다. 쌍식은 9번 행운특사 축으로 1번 황금나라가 최저배당으로 시작했다. 쉽게 말해서 배당판이 제각각이었다. 6번마 금당산의 배당판은 복식에서만 상당한 금액이 투입된 약간 불완전한 바람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6번 라인의 배당은 점점 올라가면서 제자리를 찾아갔다. 1번마 황금나라는 어느쪽 라인에서 봐도 제 능력 발휘는 하고 있었고 4번마 위그는 막판에 축으로 팔리면서 자리를 찾아가고 있었지만 초반 너무 왕따 당해서 불안했다. 전 경주 입상마 9번마 행운특사는 시종 힘을 못써서 이번에는 없는 듯했다. 8번마 쇼킹은 연식 1.0배가 10분전까지 지속되면서 강하게 팔렸다. 복쌍식도 은근히 많이 팔리고 있었다. 쇼킹이 선행을 받을 것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왔다.
경주 결과는 1착 8번마 쇼킹, 2착 4번마 위그, 3착은 1번마 황금나라였다. 6번마 금당산은 최선 다한 4착이었다. 직선에서 탄력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면 초반에 6번마 금당산을 축으로 많은 금액을 구매한 세력은 누구일까?
소스를 받은 세력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다만 이유 없이 그 많은 돈을 집어넣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팬들은 그들이 누구인지 알 수도 없지만 알 필요도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러한 배당판의 흐름을 어떻게 해석하고 대처해서 우리의 마권을 지키느냐에 있다. 배당판을 보는 방법에는 배당판의 다양한 흐름만큼이나 많을 수 있다. 그것을 일일이 다 거론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여기서는 최저배당 속칭 대끼리의 진위를 구별하는 법만 다루겠다.
지난 3월 22일 토요일 11경주에서 혼합 1군 최강자급 두 마리 밸리브리와 섭서디가 격돌하였다. 도전마로는 한 수 아래로 평가되는 가마동자와 오백예찬이었다. 워낙 상대가 안되기 때문에 예상되는 적정 배당은 1.5배 내외였다. 예상대로 이 경주는 복승식 1.5배로 마감되었고 결과도 밸리브리 1착, 섭서디 2착으로 원사이드한 게임으로 끝나면서 별 탈 없이 마감되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게임에서 대길의 형성이 시계열에 따라 어떻게 변할 수 있을까요?
먼저 정상적인 흐름은 초반에 배당판이 열렸을 때 1.0이나 1.2정도로 시작해서 1.5의 예상 적정배당으로 수렴하는 것입니다. 이런 흐름을 보일 경우 대부분 배당대로 대길이가 들어옵니다. 소위 천대길이라 불리는 마권의 정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2.0배에서 시작해서 1.5배의 적정배당으로 수렴하는 경우입니다. 이럴 경우는 초반에 어떤 세력이 이 대길을 제외한 다른 조합에 많은 돈을 집어넣고 있다는 뜻입니다. 천하의 밸리브리와 섭서디를 빼고 다른 마권을 사는 사람은 미쳤거나 아니면 대길이 위험하다고 확신을 가진 사람입니다. 따라서 이경우는 밸리브리나 섭서디 둘 중 하나는 빠질 수 있습니다. 소위 대길이가 들어올 확률이 50%정도 밖에 되질 않습니다. 이럴 경우 대길을 빼고 살 마권을 찾지 못하면 무조건 쉬어야 합니다. 이런 편성에서 초반 2.0대길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배당인 것입니다.
세 번째는 V형 배당입니다. 배당이 초반보다 중간이 낮고 막판에는 초반 배당으로 가는 것입니다. 이것에는 적정배당이 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따라서 두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초반에 1.5배로 시작해서 1.2배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1.5배로 되는 것은 대길 확률이 높습니다. 다만 초반 1.5배가 약간 약한 것이라서 확실성이 좀 떨어집니다. 반면 초반에 2.0배로 시작해서 1.5배 적정배당으로 갔다가 막판에 다시 2.0배로 올라가는 배당은 초반과 막판에 없다는 뜻이라서 대길이 아주 위험합니다.
네 번째는 삿갓형입니다. 逆V자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배당이 중간에 올라가는 것입니다. 이것 또한 두 가지 유형입니다. 적정배당이 1.5인데 1.2로 시작해서 1.5에 갔다가 다시 1.3이나 1.4로 마감하는 것은 강한 태풍이므로 대길이 들어올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1.6정도에서 시작해서 2.0까지 갔다가 다시 1.5의 적정배당이 되는 것은 중간에 세력이 다른 곳으로 돈질을 했기 때문에 대길이 좀 위험한 케이스입니다.
이처럼 배당판을 판단하는 데는 적정배당이라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이 것이 바로 서야 더 팔렸는지 덜 팔렸는지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부분은 객관적인 측면과 주관적인 측면이 같이 있어서 사람마다 기준이 다릅니다. 이 기준이 달라질 경우 배당판을 전혀 엉뚱하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상 적정 배당을 정확하게 집어내고 배당판을 보고 어떤 말이 더 팔렸는지 덜 팔렸는지를 판단하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의 경마실력을 알 수 있습니다. 적정 배당을 산출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따로 한번 쓰겠습니다.
그렇다면 배당판을 잘 연구하고 알았다고 해서 이길 수 있을까? 처음 글을 시작할 때 6번마 금당산의 케이스처럼 실패할 가능성도 많습니다.
배당판이 정말 소스대로 움직였다고 해도 그 소스가 매번 맞는 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필자가 배당판을 연구하다 보면 책을 한권 써도 모자랄 정도로 케이스 바이 케이스가 많습니다. 추후 케이스에 맞는 경주가 있으면 그때 그때 다시 지면을 할애해서 배당판에 대해서 심도 있게 논의해 보겠습니다.
배당판이 열리면 빨리 배당판의 이상 흐름이 있나 없나를 감지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변하는 것을 추적해야 합니다. 그것도 단지 참고사항일 뿐 절대는 될 수 없습니다. 배당판에서 어떤 말이 확실히 간다고 감지해서 그말에 베팅했는데 못들어 왔다면 누구에게 하소연할 것입니까? 다만 돈의 흐름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참조만 할 뿐입니다. 항상 판단의 중심은 마필 능력을 기본으로 연구한 자신의 생각에 두어야 합니다. 그래야 배당판의 어지러운 흐름 속에서 부하뇌동하지 않고 자신을 지켜갈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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