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칼럼
선행마를 찾아라
최고봉
|
2008-07-15 18:38
조회수
4191
추천
0
추천
경마를 연구하고 추리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주파기록, 마필 고유의 능력, 기승기수와의 궁합, 새벽조교, 레이스 전개, 부담 중량, 승부의지 등등 고려할 사항이 한둘이 아니다. 연구를 하다 보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어서 한도 끝도 없이 시간이 늘어지게 된다. 그래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먼저 하고 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뒤로 미루게 된다. 필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변수 중의 하나가 경주전개에 따른 유불리다. 경주 전개만 제대로 예측해도 고배당을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레이스 전개를 추리하는데 가장 먼저 하는 작업은 선행마를 찾는 일이다. 경주전개는 초반 중반 종반이 각각 의미가 있지만 그 중에서 초반 자리 잡기가 가장 중요하다. 특히 단거리로 내려갈수록 그 중요성은 더해진다. 장거리는 초반 출발에서 손해를 본다고 하더라도 거리가 길어 만회할 시간이 충분하다. 하지만 단거리에서는 초반에 늦발을 한다거나 막혀서 손해를 볼 경우 만회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초반 스타트에서 실패한 경우 입상 실패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단거리에서는 초반 선행력이 능력의 척도가 되는 경우도 많다.
보통의 경주에서 선행을 나설 수 있는 말의 후보는 대략 세 두 전후이다. 이 중에서 과연 어떤 말일 선행에 나설 것인지 추리해야 한다. 우리는 보통 초반 SF(start furlong) 타임을 가지고 선행 여부를 가려낸다. SF타임은 출발지에서 1화롱(200미터)까지 통과한 주파기록을 의미한다. 하지만 주의해야할 것이 같은 SF 타임이라도 서로 의미가 다른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먼저 조사해야할 것이 잡고만 선행을 받는 말과 밀어 선행을 받는 말을 구분해야 한다는 점이다. 어떤 말은 게이트 이탈 능력이 탁월해서 별다른 추진 없이도 손쉽게 선행에 나선다. 이런 말이 진정한 의미의 선행마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말은 상위군 장거리에 가서도 선행형으로 승부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초반에 힘껏 밀어서 가속을 붙여 선행을 받는 말이 있다. 이런 말은 강한 선행마가 있는 편성에서는 선행을 못 받고 졸전을 펼치는 경우가 많고 상위군에 가서는 자동으로 선입형이나 추입형으로 전환된다. 두 마리의 SF 타임이 13초5로 같다고 해도 인코스에는 밀어서 선행 받는 말이고 외곽은 잡고서 선행을 받는 말이라면 외곽마필이 선행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런 경우 단순히 인코스 선행마라고 선행을 추리하면 안 된다. 따라서 각 마필의 선행 습성을 메모해두어야 한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기승기수의 기승 스타일에 따라 선행마의 능력을 보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기수 중에는 어떤 말이든 초반에 강하게 밀면서 나오는 기수가 있다. 대표적인 기수로는 박태종 기수와 지금은 조교사가 된 안병기 전기수이다. 따라서 박태종 기수나 안병기 전기수가 선행 받은 말은 다른 기수가 타면 선행을 못나서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반면 초반에 느긋하게 선행에 나서는 기수가 있다. 신형철 기수와 심승태 기수가 대표적이다. 신형철 기수나 심승태 기수가 선행 나선 말은 정말 순발력이 뛰어난 말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전경주 어떤 기수가 선행 나섰냐에 따라서 선행력을 더 봐주고 덜 봐주고 해야 할 때가 많다.
지난 7월 12일 토요일 1경주에서 인기 1위마로 팔린 10번마 제트스트림은 전경주 최원준 기수가 외곽에서 선두권에 나섰던 마필이었다. 당시 기승기수는 견습기수인 최원준이었다. 이번에는 박태종 기수로 교체되면서 강한 선행승부를 예고했다. 대부분 박태종 기수의 스타일상 보나마나 초반부터 강력하게 밀어서 선행에 나설 것이라고 추리했다. 그래서 강력한 축으로 팔렸다. 만약 방해를 한다면 인코스의 3번마 워존히어로 정도였다. 하지만 기수가 신형철 기수라서 초반 싸움에 약할 것으로 봤다. 문제는 두 말의 선행 습성이었다. 둘 다 밀어서 선행을 받는 말이었다. 그리고 SF타임은 워존히어로가 13.4초가 최고였고, 제트스트림은 13.7이 최고였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일단 절대기록에서 워존히어로가 앞서는 데다가 둘 다 밀어서 선행을 받는 말이라서 외곽으로 밀린 10번마 제트스트림이 천하의 박태종 기수라도 선행을 못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었다. 게이트가 열리자 예상대로 박태종 기수가 강력하게 밀어서 선행을 먼저 나왔지만 안쪽의 3번마 워존히어로도 밀면서 나왔다. 조금 앞섰던 제트스트림은 워존히어로를 넘지 못하고 외곽으로 밀렸고 외곽을 돌면서 고전하다가 4착으로 밀리면서 고배당이 나왔다. 이 경주는 같은 스타일의 미는 형의 선행마인 경우 인코스가 유리하고 절대기록이 앞서는 말이 유리하다는 것을 보여준 레이스였다.
이처럼 단거리에서는 초반 선행 여부가 승패를 가르는 경우가 많다. 선행 여부를 판가름 하는 것은 초반 SF 타임이지만 각 마필마다 특성이 달라서 초반에 밀면서 나오는지 잡고만 나오는지를 꼭 체크해야 한다. 선행이라도 같은 선행이 아니라는 말이다. 여기에 기승 기수가 초반 스타트 능력이 좋은지 안 좋은지를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그런 연후에야 어떤 말이 선행에 나서서 레이스를 주도할지를 제대로 추리할 수 있게 된다.
댓글
0
로그인 하시면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목록
이전글
우찌다 기수 “부산경남을 대표하는 기수가 되고
운영자
다음글
이번주 요주의 마방(지우는 말/되는 말)
청계산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