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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베팅 액수를 올려서는 안되는 이유
최고봉
|
2008-08-07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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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종사하는 생업이나 우리가 즐기는 놀이에서나 항상 고수와 하수가 있게 마련이다. 어떤 분야에서 고수라 함은 그 분야에 통달해서 달인의 경지에 오른 사람을 말할 것이다. 반대로 하수라는 것은 그야말로 초보자를 지칭한다. 그래서 고수와 하수가 맞붙으면 항상 고수가 이기기 마련이다.
만약에 서로 수준이 다른 사람이 겨루게 되는 게임이 있을 경우 고수가 하수를 이기는 것은 너무나 명약관화한 일이다. 그렇다면 보는 사람이 재미가 없고 또한 참여하는 하수도 질 것이 뻔한 경주라서 경주 자체를 기피하게 된다. 그래서 도입한 것이 핸디캡을 주는 것이다. 고수와 하수가 서로 엇비슷한 치수가 되도록 고수에게 부담을 주거나 역으로 하수에게 짐을 덜어 주는 것이다. 경마에서도 핸디캡 경주라는 것이 있다. 같은 군이라도 능력차가 날 경우 부담중량을 가감해서 이론상으로는 결승점을 거의 같이 들어오도록 인위적으로 조정해 주는 것이다.
보통 바둑이나 당구 등에서도 핸디캡을 적용해서 게임을 한다. 바둑은 접바둑이라고 해서 고수가 하수에게 몇 점을 접어주고 당구는 자기 치수를 놓고 친다. 그렇다면 이렇게 핸디를 조정했다고 해서 고수와 하수가 대등한 능력이 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핸디를 조정했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고수가 더 유리한 것이 핸디캡의 속성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차이 말고도 본질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항상 고수가 하수를 이기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마 베팅은 어떨까? 경마 베팅같은 페리뮤추얼 게임에서는 핸디캡이 없다. 페리뮤추얼 게임이라는 것은 게임 참여자의 돈을 하우스장인 마사회에 30%의 세금으로 떼어주고 나머지 금액을 이긴 사람이 비율대로 가져가는 것이다. 이런 페리뮤추얼 게임에서는 경마고수건 경마하수건 똑같은 조건에서 게임에 임하게 된다. 그래서 경마에서는 절대로 하수가 고수를 이길 수 없다. 핸디캡을 줘도 하수가 고수를 이기기 어려운 것이 게임의 속성일진대 서로의 치수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동일 조건에서 게임을 하게 되면 고수가 유리한 것이다. 마필의 능력을 분석할 줄 알고, 전개를 그려볼 줄도 알고, 과거 경주에 대한 기억도 뛰어난 사람이 이제 갓 입문한 사람을 이길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런 시스템에서는 서로 게임을 거듭할수록 고리를 뜯는 마사회가 대부분을 가져갈 것이고 극소수의 고수가 나머지의 돈을 가져갈 것이다.
모두 고수가 되고 싶고 혹은 고수라고 생각하겠지만 1년을 통계 내서 적자라면 무조건 자신이 하수라고 받아들여야 한다. 바둑이나 당구에서 하수가 게임에서 질 것이라고 생각되면 꼬리를 내리는 것이 상식이다. 아니면 최대한 핸디캡을 하수에게 유리하게 조정해야만 그나마도 희망이 있다. 바둑이나 당구에서는 이런 것을 철저히 지키는 사람도 경마에서는 자신이 하수라는 것을 인지하고서도 무모한 베팅을 하는데 아무런 저항감이 없다. 자신이 최절정 고수의 반열에 들어서있지 않는 이상은 질 것이 뻔한 게임이다. 하수가 동일 조건에서 무슨 수로 고수를 이길 수 있겠는가? 그런데도 부나방처럼 화약을 지고 불속을 뛰어드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현실에서는 핸디캡이 전혀 없는 분야가 대부분이다. 주식시장에도 핸디캡이 없다. 따라서 주식을 사고 팔 줄 안다고 해서 주식을 해서는 안 된다. 주식 고수한테 당신의 돈을 다 강탈 당할 것이다. 그 고수가 외인이든 기관이든 개인이든 당신이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순간 당신돈은 그들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고수가 될 때까지 모의베팅을 하면서 실력을 길러야한다. 하지만 아무도 그렇게 하는 사람이 없다.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지독한 수업료를 지불하고 극소수가 고수의 반열에 오르고 나머지는 여전히 금전적 손실이 막심한 하수로 남는다. 특별하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수다. 모든 사람에게 고수는 꿈이다. 하지만 현실은 대부분 하수의 위치다. 하수가 사는 길은 하수임을 인지하고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한다. 고수의 흉내를 내서는 안된다. 고수인 척해도 안된다. 고수가 될 때까지 인내하면서 실력을 키워야 한다. 하지만 말이 쉽지 달인의 경지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노력을 한다고 해서 고수가 된다는 보장도 없는 것이다. 평생을 노력해도 고수의 반열에 못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글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통사람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고수를 지향하고 있다. 그런 목표마저 없다면 정말 희망이 없고 재미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한 것이다. 지는 날이 이기는 날보다 많다면 하수임에 틀림없다고 인정하자. 하수가 고수를 이기는 방법이 있을까? 없다. 단연코 없다. 절대로 있을 수 없다. 그렇다면 전혀 방법이 없을까? 차선책은 있다. 하수는 언제나 고수에게 진다. 하지만 지는 돈의 양은 하수가 정할 수 있다. 이것만이 경마에서 하수에게 주어진 자유다. 우리 대부분이 절대로 베팅 액수를 올리지 않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경마가 좋고 재미있어서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한다. 이기면 더 좋겠지만 베팅 자금의 대부분이 고리로 떼이는 데다가 나머지 자금도 최절정 고수에게 헌납하게 되어 현실적으로는 이기기 힘들다. 그렇다면 조금만 줘라. 그리고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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