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를 연구 분석하는 데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마필능력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다. 말에 대한 기본 능력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전개도 의미가 있고 승부의지도 의미가 있는 것이다. 마필 능력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객관적으로 검증된 방법도 있겠고 사람마다 자신만의 노하우도 있을 것이다. 그 중 많이 쓰는 방법 중 하나가 마필간의 능력을 상호비교 하는 것이다.

경주마가 데뷔전을 치르고 1전 2전 경주를 하다보면 같이 출전하는 말이 있다. 인간사회로 보면 동기동창 비슷하게 같은 시기에 데뷔하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승군도 하면서 같은 경주에 출주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럴 경우 서로 겨루다 보면 상대적인 승패가 나오기 마련이다. 그것을 일컬어 상대전적이라고 하는데 마사회 사이트 출마표에도 나오고 일부 예상지에도 표로 나오기도 한다. 상대전적 통계를 보면 마필 상호간에 능력의 선후가 나오는 경우와, 서로 승패를 주고받는 대등한 능력으로 구분된다. 하지만 통계라는 것이 세상의 3대 거짓말에 들 만큼 미래를 예측하는 데는 틀리는 경우가 많아서 상대전적을 잘 해석해야만 마필능력의 선후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A라는 말이 항상 B라는 말을 이길 때는 전혀 문제가 안 되지만 서로 이겼다졌다 승패를 주고받을 경우에는 약간의 분석이 필요하다. 당시 전개에서 불리한 점은 없었는지, 늦발주하지 않았는지, 당일 컨디션 난조를 보였는지, 혹은 승부의지를 보이지 않았는지를 잘 파악해야 능력으로 이긴 것인지 아니면 능력보다 다른 변수로 이긴 것인지를 알 수 있다. 그런 연후에 서로 최적의 조건에서 진검 승부를 했음에도 전 경주 졌던 말이 이번에 이겼다면 걸음이 확실히 늘었다는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두 마리가 서로 같이 출주해서 능력을 비교할 수 있는 경우에는 마필능력을 쉽게 판단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같이 싸워본 적이 없는 말을 비교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런 방법 중에서 많이 쓰이는 것이 바로 간접비교 방법이다. 이 방법은 논리학에서 말하는 삼단 논법을 응용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삼단 논법은 주지하다 시피 다음과 같다.
A는 B를 이긴다.
B는 C를 이긴다.
고로 A는 C를 이긴다.
여기서 가운데 낀 B라는 말이 매개가 되어서 A와 C를 상대비교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8월 23일 토요 10경주는 국산마 2군 핸디캡 경주로서 대단한 혼전경주였다. 이 경주에서 인기마로 팔렸던 1번마 무가보라는 말이 인기에 부응하지 못하고 최선 다한 4착에 머물렀다. 이경주에서 인기마로 팔린 1번마 무가보는 4월19일에 국2군 경주에서 2착에 성공했던 말이다. 그런데 그때 무가보을 이기고 우승했던 말이 홀인원파이브라는 말이었다. 이번 경주에서는 홀인원파이브가 출전하지 않았지만 이 말과 간접비교를 하면 무가보를 이길 수 있는 말이 있나 없나를 알 수가 있는 것이다. 12번마 대청마루는 6월 21일에 국2군 1900에서 우승했다. 당시 홀인원파이브가 같이 출주해서 4착을 했다. 그렇다면 홀인원파이브를 이기고 우승했던 대청마루가 홀인원파이브에게 져서 2착을 했던 무가보를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다. 이때 홀인원파이브가 가운데 낀 B가 되는 것이다. 결과는 대청마루가 4착한 무가보를 이기면서 2착에 성공했다.

이렇게 한 마리를 가운데 두고 간접 비교를 했으면 또 다른 말을 선정해서 그말을 기준으로 간접비교를 하면서 분석의 신뢰성을 높여 나간다. 그런데 이렇게 상호비교를 할 때 주의할 점이 하나 있다. 바로 어떤 경주에서 능력발휘를 다한 말과 능력발휘를 다 하지 못한 말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어쩌다 한번 이겼다고 해서 무턱대고 능력의 선후를 정하다가는 낭패를 보기 싶상이다. 그래서 다음 단계로 각 경주를 세밀히 분석하면서 능력발휘가 제대로 된 경주였는지 검증해 나가야 한다. 기준이 되는 말이나 상호 비교하는 말이나 최선을 다한 성적인지 아닌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호비교는 각 마필이 전력을 다해서 능력발휘를 했을 경우에만 의미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