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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안배와 페이스 조절
최고봉
|
2008-09-15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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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마의 가장 이상적인 주행은 주행 전구간에 걸쳐서 전력으로 질주하는 것이다. 그러면 경주마의 최고 기록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전구간을 전력질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말이란 생물체가 가지고 있는 힘을 한꺼번에 모두 쏟아 버린다면 그말은 곧 힘이 소진되어서 퍼지게 될 것이다. 말은 대체로 전구간에 걸쳐서 한번 힘을 쓴다고 한다. 선행마는 초반에 힘을 쓰고 중종반에 버티는 작전이고 추입마는 잘 참고 가다가 직선에서 한발 힘을 쓰는 작전을 사용한다.
말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내려면 주행 전구간에 걸쳐서 힘 안배를 잘 해야 한다. 너무 무리해도 안되고 너무 느슨해도 안된다. 적절하게 페이스를 조절해서 직선에서 마지막 힘까지 다 써서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하게 해야 한다. 그래서 노련한 기수는 말의 힘 안배를 잘 해서 그말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반면 견습기수 등은 말에 무리를 주거나 너무 힘을 뽑아내지 못해서 제능력 발휘를 못하게 한다.
우리가 경주를 관전하다 보면 간혹 기수가 심하게 말을 제어하면서 말의 입이 크게 벌어지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런 모습을 본 일부 경마팬들이 게시판 등에 소위 땡겼다라면서 부정경마의 한 증거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정말로 제어하면서 말의 추진을 방해했다면 재결에서 알아서 기승법 부적절로 제재를 가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힘 안배를 위해서 말을 제어하는 것이다. 특히 끄는 버릇이 있는 말을 그대로 방치하면 저 혼자 폭주를 한 다음 직선에서 다리가 풀리면서 퍼져버려 실격을 당하기도 한다.
끄는 말일 경우에는 잘 제어하면서 오버페이스를 하지 않게 힘 안배를 하고 가다가 직선에서 남은 힘을 모두 쏟아내면 된다. 그런데 오버페이스를 하지 않아야 된다는 생각에 시종 말하고 싸우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직선에 오기 전에 힘이 다 빠져서 직선에서 힘을 전혀 못 쓰는 경우가 있다. 힘 안배를 하려다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이다. 이럴 경우에는 차라리 중간에 놓아 주면서 넘어가게 해야 한다. 더구나 선행마가 레이스를 느리게 끌어가는 경우 뒤에서 못 넘어가게 제어하다가는 시종 말과 싸우게 된다. 이럴 경우 오히려 외곽으로 앞선을 감고 넘어가는 작전이 더 유용할 때가 있다. 힘 안배를 한다고 제어만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닌 것이다. 우리가 복기를 할 때 힘 안배를 못하고 오버페이스를 한 경우와 마찬 가지로 힘 안배를 하다가 힘을 소진해서 능력발휘를 제대로 못한 경우도 잘 체크해 뒀다가 나중에 배당을 노려볼 수 있다.
힘 안배에 실패하는 또 다른 경우는 결승점을 지나고 말의 힘이 남는 경우이다. 입상을 하고서 힘이 남는다면 좋지만 입상에 들지 못한 말이 결승점 지나고 펄펄 힘이 남는 것도 문제다. 초중반에 힘을 너무 아낀 나머지 막판에 힘이 남는 경우다. 추입마라고 초중반에 너무 후미에 있으면서 선두권과 거리 차를 많이 둔 경우 직선에서 아나운서 말대로 시간과 거리가 아쉬운 경우가 되는 것이다. 이럴 경우에는 초반에 독려를 하면서 선두권에 따라 붙어야한다.
반면 입상마가 결승점을 지나고 바로 서버리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에는 기수가 그야말로 말에게 남아 있는 한 방울의 진기까지도 다 끌어올려서 소진한 경우이다. 말의 능력을 120%정도 발휘한 경우이다. 대개 특급기수가 승부했을 경우 이런 경우가 많다. 특히 박태종 기수가 이런 말몰이를 잘하는데 속된 말로 말을 잡는다(죽인다)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이렇게 힘안배를 너무 잘해서 말을 쥐어짜서 입상했다면 다음 경주에서는 부진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전경주 너무 힘을 써서 좀 쉬어가야 할 경우도 있고 전경주와 같이 최적의 힘 안배를 못할 경우 저조한 성적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수가 경주를 운영하는데 말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내기 위한 페이스 조절은 아주 중요하다. 오버페이스도 안되지만 페이스가 너무 저조해도 안 된다. 그래서 노련한 기수들은 일정 페이스를 유지하는데 신경을 쓴다. 아주 오랜 고참들은 경주 중 옆에 펜스를 보면서 경주마의 속도를 가늠한다고 한다. 경주 복기를 할 때 말을 제어하면 무조건 땡겼다고 속단할 것이 아니라 전체 레이스 전개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꼭 체크해야 한다. 복기를 잘 못하면 그 다음 경주에서 또 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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