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베팅을 할 때는 다양한 승식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현재 과천 경마장에는 쌍승식, 복승식, 복연승식, 단승식, 연승식 등 총 5개의 승식이 있다. 경마팬들은 이 중에서 어느 하나를 골라 승부하기도 하고 두세 개를 섞어서 승부하기도 한다. 매출 기준으로 보면 복승식이 약70%로 제일 많이 하고 단승식이 약 0.7%로 제일 적다. 복승식, 쌍승식, 복연승식 등이 전체 매출의 97.5%정도를 차지하고 단승식 연승식은 2.5%에 불과하다. 대체로 배당이 높은 반면 적중이 어려운 복식과 쌍식이 인기가 높고 적중은 비교적 쉬우나 배당이 낮은 단승식과 연승식의 인기는 형편 없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환급률을 고려할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단승식과 연승식은 환급률이 80%로 복승식과 쌍승식 복연식의 70%보다 환급률이 높다. 더구나 쌍식이나 복승식은 100배 이상일 경우 기타소득세와 주민세 22%를 추가로 더 떼기 때문에 평균 환급률은 더 낮아진다. 단승식에서 100배 넘기는 아주 드물고 연승식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복승식과 쌍승식에서는 하루 한두번 이상은 100배가 나온다. 따라서 단승식이나 연승식이 복승식이나 쌍승식보다 실제 환급률에서는 10% 플러스 알파만큼의 차이가 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환급율이 막대한 차이가 남에도 불구하고 마권의 97.5%가 환급률 70%밖에 안되는 복승식과 쌍승식 복연식에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배당 차이가 너무 크게 나기 때문일 것이다. 한번에 대박의 꿈을 이루려는 경마팬들에게는 세금이나 환수율보다는 100배 이상의 배당을 적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100가 넘은 배당을 적중하는 것이 관건이지 세금이고 환수율이고는 차후의 문제인 것이다.

하지만 배당이 높은 쪽 승식으로 간다고 해서 승리가 보장 되는 것은 아니다. 배당 높은 복식과 쌍식이 이길 때 많이 이겨서 더 유리할 것이라고 하는 것은 착각에 불과하다. 배당이 높으면 그만큼 적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배당은 맞춰야 자기 것이지 적중하지 못하면 신기루에 불과한 것이다. 그리고 어쩌다 한번 적중해가지고는 그동안 밀어 넣은 원금을 다 회수하지도 못한다. 같은 경마실력이라고 한다면 이론적으로는 환수율이 높은 승식을 택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배당은 쌍승식이 제일 높고 복승식, 복연식 순으로 낮다. 단승식과 연승식은 상대적으로 배당이 낮다는 인식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피한다. 하지만 배당이 높은 승식의 순서는 다른 말로 표현하면 적중하기 어려운 순서와 같다. 쌍승식이 제일 적중하기 어려운만큼 배당이 높은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래서 예상 적중 배당과 적중 확률을 곱한 예상 환수 기댓값은 이론상 모든 승식이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배당이 높으면 그만큼 적중이 어렵고 배당이 낮으면 그만큼 적중이 쉬어서 결국은 똑같은 환수가 나올 것이다. 모든 승식의 환수 기댓값이 동일하다면 당연히 환급률이 높은 단승식과 연승식이 10%만큼 더 유리하다. 게임을 오래하면 할수록 단승식과 연승식에 베팅한 사람이 복식과 쌍식에 베팅한 사람보다 10%정도 환수율이 높을 것이다.

경마팬들은 끊임 없이 환급율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당국의 정책 흐름을 봤을 때는 경마팬의 오랜 염원인 환급률 인상은 아직도 요원해 보인다. 특히 사감위가 출범하면서 경마에 대한 각종 규제가 쏟아지는 것을 보노라면 환급률이 오히려 현수준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현실적으로 환급율 인상이 안될 것이라면 우리가 환급율은 낮추는 방법이 있다. 우리 모두 복식과 쌍식을 안하고 단식과 연식만 한다면 자동으로 환급율이 10%인상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복식과 쌍식으로 높은 배당을 어쩌다 한번 적중하나 단식과 연식으로 저배당을 자주 적중하는 것이나 기분 차이이지 결과는 같다고 본다. 오히려 환급률에서 단승식과 연승식이 훨씬 유리하다. 우리가 그동안 소홀히 했던 단승식과 연승식을 승부할 때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 지금의 성적보다 최소한 10%이상 환수율이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