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칼럼
심의경주 동영상을 공개하라
최고봉
|
2009-01-27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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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스포츠는 승패가 나기 마련이다. 스포츠에 참여하는 사람이나 집단은 서로 우승을 위해서 경쟁을 하기 때문에 객관적인 제 3자로 하여금 시시비비를 가리도록 권한을 부여 한다.이러한 권한을 부여받은 사람이 심판관이다. 심판관은 이해 당사자의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면서 최대한 공정한 판결을 내려야만 한다. 이해 당사자들은 심판관이 판결을 내리면 그 결정을 존중해서 승복해야 한다.
경마에서는 심판관을 재결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재결은 경마에서 경주 전반에 걸쳐서 제재나 착순 판정 및 확정을 하는 경마에서의 심판관이다. 재결의 결정은 공정성이 그 생명이고 모든 사람은 재결의 결정에 승복해야만 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재결의 공정성이 자꾸 도마에 오르고 특히 인터넷 상에서 재결에 대한 불만이 여기저기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는 최고권위를 지켜야할 재결에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
지난 1월 11일 8경주에서 태풍축제가 4코너를 돌면서 외곽으로 사행하면서 인기 1위마인 스톰피니시를 방해하는 사건이 있었다. 재결은 이것을 심의경주로 지정할 만한 피해가 아니라고 보고 심의경주로 지정하지 않았다. 반면 대다수의 경마팬은 방해가 분명한 데도 심의경주로 지정조차 하지 않은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더 나아가서 그 경주는 스톰피니시가 방해를 받은 것이 분명하고 착순에 영향을 받았으므로 태풍축제는 강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재심의를 해야하므로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라는 입장이다.
경마팬들의 주장을 보면 재결에 대한 불신의 정도가 도를 넘어섰다는 느낌이다. 재결의 판정 자체가 잘못됐기 때문에 재심의를 해야하고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하는 팬들까지 있으니 말이다. 이를 극소수 팬들의 목소리로 그냥 넘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재결도 그동안 권위의 함정에 스스로 빠져서 자신들의 정당한 결정까지 의심을 받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까지 온데에 대해서 반성을 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팬들을 무시하고 독단적인 결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자세는 없었는지 뒤돌아봐야 한다. 권위주의 시대에서 권위는 그야말로 군림하면 자동으로 생겼다. 하지만 인터넷 시대에서의 권위는 소통을 잘 해야만 비로소 생긴다. 그러지 않을 경우 넷상에서는 대통령이고 장관이고 조롱만 당할 뿐이다. 하물며 경마 재결이야 말한들 무엇하랴.
재결이 팬과의 소통을 위해서 시급히 해야할 것이 심의동영상에 대한 공개다. 그동안 많은 경마팬들이 요구한 사항인데 아직도 시행이 되지 않고 있다. 외국 사이트에 가보면 심의경주에 대한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 어떤 말이 어떻게 얼마만큼 방해를 해서 어떤 제재를 받았는지 팬들이 모두 검토할 수 있다. 우리도 모든 심의경주 동영상을 해설과 함께 올려야 한다. 공개를 요구하는 팬들이 많은데도 안올리면 역으로 의심만 받을 뿐이다. 왜 사서 의심을 받으려 하는가? 또한 심의 경주를 지정할 경우 문제가 된 장면을 반복해서 보내주면서 한편으로는 재결실의 심의장면도 오버랩으로 보여줘야 한다. 팬들도 해당 장면을 보면서 방해냐 아니냐 의견이 분분할 것이다. 이 또한 경주 관전의 재미이므로 각자가 재결의 입장이 되어서 판결을 미리 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재결이 최종 판결을 내릴 때 전원일치인지 표결에 의한 것인지도 투명하게 공개하면 더 좋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권위가 있다는 헌법재판소는 소수의견까지 자세하게 발표한다. 경마 재결 사항도 판정내용을 심판관들의 의견 불일치가 있어 표결에 부쳤는지 아니면 만장일치로 결정했는지 공개하면 더 신뢰를 얻을 것이다. 특히 소수 의견은 어떠했는지까지 자세하게 발표한다면 재결의 결정에 대해 지금보다 승복하는 사람이 더 많아질 것이다. 재결 기준도 더 자세하게 구분해서 공개해야 한다. 특히 타마를 방해했을 경우 기승정지 1,2일과 4일은 강착과 비강착의 아주 중요한 구분선이므로 그 기준을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
예전에는 경마팬들이 불만이 있어도 어디 하소연할 데가 없었다. 그러나 요즘은 인터넷이라는 막강한 도구가 있어서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중지를 모을 수 있다. 경마팬들은 목소리를 모아서 더욱 전향적으로 나가고 있는데 마사회와 재결만 권위의식에 사로잡혀 예전의 행태를 답습하려고 하고 있다. 전향적인 자세로 동영상도 공개하고 재결 기준도 공개해야 한다. 모든 자료를 공개하고 팬들이 수긍이 가도록 설득해야 한다. 현 정부가 국민을 설득시키는데 실패하면서 쇠고기파동이 일어났음을 상기해야 한다. 예전에는 대충 덮어두면 시간이 해결해줬으나 인터넷 시대에는 통하지 않는다. 똑똑해지는 개인에 대해서, 집단화되는 개인에 대해서 예전의 권위 있던 기관은 자꾸 허둥대는 모습만 보이고 있다. 개인은 더욱 영리해지고 있는데 기존질서는 그것을 따라가지 못하는 형국이다. 경마라고 예외가 아니다. 시행체가 자꾸 가리고 권위주의적으로 나갈수록 팬들에게 신뢰감을 잃어갈 것이다. 재결이 앞서서 동영상을 공개하고 판정 기준의 객관성을 확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기존 관행을 답습하려고만 한다면 갈수록 팬들의 저항은 거세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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