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필 취소시 재구매 기회를 줘야 한다

  • 최고봉 | 2009-06-04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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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경주에서 마필 하나가 취소될 경우 경주전개상 전체적인 추리가 달라진다. 강력한 선행마가 취소된다면 그 선행마에 가려서 입상 가능성이 전혀 없던 말이 전개상 아주 유리하게 된다. 강력한 입상 후보가 취소될 경우 그 말과 천적 관계에 있는 말이 어부지리로 입상할 수 있다. 따라서 마필 취소는 전체적인 경주 결과에 영향을 주는 아주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어떤 경주에서 마필이 경주 전에 미리 취소될 경우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해당 경주 마권 발매 후 중간에 취소될 경우 현재는 해당 마필에 관계된 마권만 환불 및 재구매가 가능하다. 이럴 경우 환불 및 재구매의 편의를 위해서 약 5분의 연장 시간을 주고 있다. 문제는 발매가 마감 된 후에 마필이 취소되는 경우다. 이때도 당연히 환불은 해주지만 재구매는 할 수가 없다.

지난 5월 30일 토요 9경주에서 강력하게 인기 1위로 팔린 태산북두가 옆자리의 원주장사가 발주기내에서 요동을 치는 바람에 피해를 입어서 발주제외 되었다. 매출이 그 경주만 12억원으로 급감했을 만큼 강력한 인기마였다. 전후 경주가 45억원 안팎으로 매출이 잡히는 것을 감안하면 약 33억원 정도가 대부분 태산북두와 관련된 마권이라고 불 수 있다. 같이 취소된 원주장사도 인기는 있었지만 태산북두에 비하면 영향은 미미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마사회의 매출도 이만전만한 손해가 아니지만 경마팬들도 피해가 막심하다.

만약에 태산북두와 원주장가가 없다고 가정하고 경주 추리를 했을 경우 그 경주가 아주 약한 변마급 편성이 되어서 단독 선행 나설 4번마 가문후예가 버틸 수도 있다는 추론이 가능할 것이다. 보통 이런 말은 강한 능력마가 압박을 하거나 직선 초입에서 다른 말이 넘어갈 경우에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죽게 된다. 하지만 그런 말이 없어질 경우에는 편하게 선행에 나서서 자신의 페이스대로 레이스를 할 수 있게 된다. 선행마가 편하게 제 페이스대로 전개할 경우 입상 가능성이 아주 높아지게 된다. 그래서 이런 말은 강력한 선행마나 능력마가 있으면 거의 무시해도 되지만 역으로 약한 편성에서 단독 선행을 나설 경우에는 반드시 봐줘야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난 토요 9경주처럼 발매마감 후에 마필이 취소될 경우에도 5분의 시간을 더 줘서 환불 및 재구매를 허용해야 한다. 마필이 취소된 경주는 전혀 다른 경주가 되기 때문에 경마팬들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제공해야 맞다. 말은 기계가 아니고 경마 자체가 여러 변수에 의해서 입상마가 가려지는 것이기 때문에 한 마리가 빠지는 것은 경주전체에 영향을 주게 되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마필 취소시 재구매의 기회를 안주는 것은 경주결과가 마필 한 마리 한 마리가 서로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고 기계처럼 순위가 결정된다는 사고방식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본다. 즉 한 두 마리가 빠져도 경주결과는 똑같다는 입장인 것이다. 이는 경마의 본질에 대한 통찰이 전혀 없는 사고방식이다.

경마는 추리를 통한 적중의 기쁨을 추구하는 게임이다. 이는 건전경마를 유도하는 마사회가 늘 입버릇처럼 달고 사는 말이다. 마필취소는 경마의 추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마필이 취소될 경우에는 어떤 경우라도 환불 및 재구매를 허용해야 한다. 발매마감이 됐다고 해서 재구매를 금지하는 것은 고객의 니즈에 맞지도 않을뿐더러 마사회 매출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는 제도이다. 이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발매 마감후 마필취소시 재구매 허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