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칼럼
문제는 사감위가 아니라 마사회다
최고봉
|
2009-07-16 08:26
조회수
3993
추천
0
추천
7월 20일부터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온라인 베팅이 폐지된다고 한다. 그동안 편리하게 이 시스템을 이용했던 많은 경마팬들이 불편을 겪게 됐다. 온라인 베팅은 경주당 구매한도를 지킬 수밖에 없어서 이를 이용하는 대부분의 팬들은 소액으로 경마를 즐기는 팬들이었다. 인터넷만 되면 전국 어디서나 접속해서 경마를 즐길 수 있었기 때문에 경마장이나 지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제도였다. 하지만 이제는 케이넷 시스템이 없어지기 때문에 거리가 먼 본장이나 지점을 찾든지 소위 불법 사설경마쪽으로 가든지 이도저도 아니면 경마를 포기하든지 해야 한다.
사감위 출범 이후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느낀 생각은 마사회가 너무 무능력하고 무기력하다는 점이다. 온라인 베팅 폐지도 당초에는 2011년께나 할 것으로 예정되어 있었다가 사감위에서 법률적이 자문을 구해서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일정을 앞당겨 폐지하게 된 것이다. 법적으로 온라인 베팅을 하라는 조항도 없지만 하지 말라는 조항도 없어서 사감위의 조치는 권고수준이다. 권고수준이 그대로 시행되니 사감위의 위세가 대단하기는 하다. 여기서 드는 의문 하나는 어째서 마사회에서 그동안 온라인베팅에 대해서 법률적 장치를 하지 않았나 하는 의문이다. 한국마사회법에 온라인베팅에 대한 항목 하나만 추가해 놨더라도 이를 폐지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법적 근거가 없으니 없애야 하는 황당한 일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도대체 온라인베팅이 시행된 지가 언제인데 법적인 근거를 만드는데 소홀해서 이런 꼴을 당하는지 모르겠다. 그동안 수차례 마사회법을 개정하면서 한줄만 집어 넣어도 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
더욱 이상한 것은 마사회가 온라인베팅의 폐지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고 협상에서 이것을 주고 대신 다른 것을 지키려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점이다. 전자카드제 도입은 마사회 노조까지 나서서 항의를 하는 등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지만 온라인베팅 폐지에 대해서는 사감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다는 식의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오히려 그동안 온라인 베팅을 이용하던 경마팬들이 사감위 게시판에 항의하는 글도 쓰고 논리적으로 온라인베팅이 얼마나 건전경마에 이바지 하는지를 적극 홍보한다는 점이다. 온라인베팅을 하려면 실명 확인이 필수이고 매 경주 구매 상한선을 지켜야만 하기 때문에 사감위가 추구하는 도박을 규제하는 정책과 잘 맞아 떨어지니 제발 폐지하지 말아달라고 읍소까지 하는 팬도 봤다.
반면 마사회는 전체 7조원의 매출 중에서 겨우 2천억원에 불과한 온라인베팅에 대해서는 폐지하든 말든 별문제 없다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35분지 1밖에 안되는 온라인베팅이 문제가 아니라 전자카드제가 실시되면 매출이 충격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생각해서 이것을 막는 것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전자카드가 실시될 경우에 대비해서라도 온라인베팅을 없애면 안 된다. 외국의 예를 보더라도 온라인 베팅이 차지하는 비율이 50%을 넘기 때문에 향후 전자카드제가 시행될 경우 줄어든 매출의 보충을 온라인에서 하는 여지를 남겨놓아야 한다. 우선 소나기를 피한다고 잠재력이 큰 온라인 베팅을 아예 폐지할 경우 향후 전자카드제가 시행되었을 때 대응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제일 빠른 법이다. 지금이라도 마사회법에 온라인베팅에 대한 것을 포함시켜 법적인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 사감위가 법률적 근거를 토대로 각종 규제를 가하면 마사회도 법적 근거를 만들어가면서 대응하면 된다. 이 글을 쓰면서 마사회법을 처음으로 읽어보다가 우리나라에서 인터넷으로 다른 나라 경마에 베팅하는 것을 불법으로 해놓은 항목이 있어 한참을 웃었다. 이런 것까지 집어 넣은 사람들이 왜 우리나라에서 온라인베팅하는 항목을 빠트렸을까. 많은 경마팬들이 건전하게 이용하는 온라인베팅을 폐지하는 것은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이를 강행하는 사감위도 문제지만 이를 용인하는 듯한 마사회도 문제다. 사감위가 법률적인 근거도 없이 유권해석 만으로 안되게 하면 마사회는 법률적인 근거를 만들어 되게 하라. 온라인베팅은 계속 되어야 한다.
댓글
0
로그인 하시면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목록
이전글
경마대통령 박태종 기수, ‘기부천사’로 거듭나!!!
운영자
다음글
KRA부산경남경마공원,“세계 첫 국제 여성기수 경마대회 개최”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