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이기고 있을 경우의 베팅전략

  • 최고봉 | 2009-12-23 10:36
  • 조회수4273추천0
경마팬들은 모두 꿈이 하나 있다. 바로 경마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승리도 보통 승리가 아닌 대승을 하는 것이다. 이것을 흔히 대박을 터트린다고 한다. 운수대통으로 우연히 대박을 터트릴 수도 있겠지만 내 노력으로 온다면 더 좋을 것이다. 경마는 본인이 공부하고 노력하면 어느 정도 적중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경마팬들은 더더욱 경마공부에 매진한다. 하지만 경마 공부를 많이 한다고 해서 대박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수 많은 변수가 존재하는 경마에서 단지 경마 연구만으로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다.

경마 게임을 하다 보면 누구나 평균적으로 3할 정도의 승률을 보일 수 있다. 어떤 경우는 저배당을 적중하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고배당을 적중하기도 한다. 저배당의 경우 승리하려면 마권을 압축하고 자금을 많이 투입해야 승리할 수 있다. 고배당의 경우는 마권수가 많더라도 적은 금액으로 큰 돈을 만질 수가 있다. 어떤 방법이 되었든 게임을 하다보면 자신과 맞는 경주를 만나 한 경주를 크게 이길 수 있다.

하지만 그 다음이 문제다. 이기고 있을 경우 남은 게임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서 그날 하루의 승패가 엇갈릴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은 딴 돈을 가지고 더 크게 불리려고 남아 있는 게임에 자금을 집중하게 된다. 이를 보통 남의 돈으로 한 몫 잡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내 돈으로는 내지르기 겁나는 게임도 딴 돈으로 하니 부담 없이 대박을 노려보는 것이다. 이 작전이 성공하면 그야말로 대승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보통 이런 작전은 성공하기 보다는 실패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사실 경마에서 한경주 제대로 맞추기도 쉽지 않은 것인데 연속적으로 서너경주를 적중해야만 이 전략이 성공할 것이다. 오늘 되는 날이므로 기필코 한몫을 잡아야겠다는 신념으로 확률이 낮은 고배당에 자금을 더 투입한다. 큰 돈을 만들려면 고배당을 적중해야 되기 때문이다. 그 결과는 실패로 끝나는 수가 많고 몇 번 반복하면 딴 돈을 다 내주고 자신의 원금까지 나가는 경우가 흔하다.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이것을 공돈효과house money effect라고 한다. 도박사들이 승리를 하고 있을 경우 리스크를 기꺼이 감수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즉 내 돈이 아니고 남의 돈이니 전혀 아까울 것이 없고 만약에 성공하면 대박을 터트릴 수 있으므로 기꺼이 큰 위험을 감수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박이 보장되는 큰 위험은 성공률이 지극히 낮은 것이라서 이러한 시도는 대개 실패로 끝나고 만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은 예외적으로 운이 좋을 것이라고 낙관하는 경향이 강해서 대부분 리스크를 감수하고 결국 이겼던 것까지 다시 내놓게 되는 것이다.

당장에 큰 돈을 만들려고 하다 보면 저배당 보다는 확률이 희박한 고배당에 거액을 베팅하는 무모한 전략을 취하게 된다. 그런 것이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돈으로는 못하고 많이 이겼을 경우 남의돈을 가지고 부담 없이 고배당에도 큰 금액을 질러보는 것이다. 평소 해보고 싶던 것을 많이 이겼으므로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일종의 한풀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크게 이겼을 경우 그 돈을 공돈이나 남의 돈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그동안 자신이 졌던 것을 생각하면 자신의 돈 중에서 겨우 일부를 찾아왔다고 생각해야 된다.

자신 있게 들어간 경주에서 이기는 경우 보다 지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므로 어쩌다 한 경주에서 크게 이긴 경우에 그것을 실력으로 돌리기 보다는 운으로 돌리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겸손한 마음으로 마신께 감사하고 다음 경주도 조심스럽게 임해야 한다. 기분이 크게 업되어서 오늘 되는 날이라고 크게 이긴 돈으로 마구 내지르다 보면 원금까지 더 나갈 수 있다. 그러다 보면 평상심을 잃게 되고 대패로 끝날 수도 있다. 차라리 중간에 대승을 안하니만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한 경주에서 크게 이겼을 경우 이긴 돈으로 즐기기 보다는 그 돈을 잘 관리하는 것이 승리하는 지름길이다. 크게 이겼을 경우 지갑에 자물쇠를 채워야 한다. 운은 매번 오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