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 고배당이 속출하는 이유

  • 최고봉 | 2010-02-03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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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과천벌에 고배당이 속출하고 있다. 고배당을 즐기는 경마팬들에게는 아주 반가운 배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1월 30일 토요일 마지막 12경주에서는 삼복승식 5919.8배가 터져 삼복승식 고배당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이처럼 겨울철에 고배당이 터지는 이유는 휴장의 여파로 출주마가 몰리면서 혼전경주가 많아진 탓도 있지만 겨울철 주로의 특성에서 기인하는 것도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겨울철 주로의 특성으로 우리가 제일 먼저 생각하는 것은 주로가 무겁다는 것이다. 동절기에는 결빙을 방지하기 위해서 살포하는 염화칼슘 등의 영향으로 주로가 무거워지면서 주파기록도 대체로 늦어진다. 한여름 장마철의 극단적인 포화 불량주로에서는 지구력이 부족한 선행마가 버티면서 고배당을 터트린다. 반면 겨울철의 무거운 주로에서는 앞선이 무너지면서 뒤에서 어부지리로 올라오는 복병마가 입상하면서 고배당이 자주 나오곤 한다.

하지만 겨울철 무거운 주로에서도 선행마가 버티면서 고배당이 속출하는 경우가 많아서 주의해야 한다. 특히 이번 겨울은 예년과는 달리 폭설과 한파가 심해서 더욱 더 이런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 눈이 온 다음에 기온이 포근하면 수분이 빨리 증발해서 주로가 양호주로로 다시 돌아오는 기간이 빠르다. 하지만 최근처럼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면 수분이 증발하는 것이 아니고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모래와 같이 섞여 있게 된다. 그러다 보니 겉으로 보기에는 양호주로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다습주로인 것이다.

1월 마지막 주말에도 날씨는 내내 맑았으나 주로는 다습주로여서 선행마에게 유리한 주로가 되었다. 주중에 조금 내린 눈이 녹아서 모래에 섞였고 전혀 증발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주로에서는 뒤에서 오는 말과 기수가 앞말의 튀는 모래 덩어리를 다 맞을 수밖에 없다. 개중에는 모래가 얼어서 덩어리가 크기 때문에 여름철보다 부상도 더 심하고 시야확보도 더 어려울 수 있다. 이러다 보니 앞선에 나선 말이 아주 느리고 편하게 레이스를 전개하다가 그대로 골인하면서 고배당을 터트린다.

1월 30일 7경주에서 이애리 기수가 탄 마이티블루가 선행 받고 버티면서 복승식 110.7배와 쌍승식 191.3배의 고배당을 냈다. 이경주가 전형적인 겨울철 포와 다습 주로의 특성을 이용한 부진 선행마의 버티기 입상이었다. 일단 선행을 나선다음 자기 페이스대로 레이스를 끌고 마지막까지 지킨 경주였다. 이런 류의 경주에서는 여성기수가 자주 입상한다. 왜냐하면 여성기수에게는 추입마보다는 선행마가 더 편하기 때문이다. 최근 김혜선 기수와 이애리 기수가 선행마로 고배당을 터트리는 것도 그 이유다. 필자도 그 점을 노려서 이애리 기수의 단독선행에 주목해서 고배당을 잡을 수 있었다.

겨울철 무거운 주로라고 무조건 추입마에게 이로운 것이 아니다. 요즘처럼 기온이 영하로 자주 내려가면 수분이 증발하지 않아 포화 다습주로가 오래 계속된다. 이럴 경우 주로는 무거워서 기록은 늦어지면서도 여름철의 포화주로와 같이 선행마가 득세하게 된다. 이 점을 잘 이용한다면 고배당 적중의 기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겨울은 겉보기와는 다르게 다습주로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서 고배당 후보 선행마들을 다시 추려볼 필요가 있다. 승리는 미리 준비한 자에게 오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