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특별경주의 시스템을 개선하라

  • 최고봉 | 2010-04-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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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이 되면 경마장은 대축제가 열린다. 코리안더비를 비롯해서 5월에만 6개의 특별 대상경주가 집중되어있다. 5월은 신록이 푸르른 계절이라서 계절의 여왕이라고도 불린다. 경마장도 5월은 대축제 기간이다. 1월에는 새해맞이대상경주 단 1개만 있고 2월에는 세계일보배 단 하나가 열린다. 3월에는 단 한 개의 대상 특별경주도 없고 잔인한 4월에는 뚝섬배 하나가 달랑 있을 뿐이다. 그러다가 5월에만 6개의 특별 대상경주가 몰려있으니 경마대회 기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축제의 성격을 띠어야할 5월을 바라보는 경마팬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경마팬들과는 상관 없는 그들만의 잔치이기 때문이다. 대상 특별경주라 함은 경주의 질이 한층 높아지면서 박진감이 넘쳐야 한다. 그래야 관전의 재미도 있고 축제로서의 의미가 있다. 그런데 5월에 집중되는 특별 대상경주는 국산마 3군 경주가 2개이고 혼합 3군 경주 하나 혼합 2군 경주 하나 국산 2군 경주 하나로 코리안 더비를 빼고는 모두 군별 경주이다.

군별경주이다 보니 한달 전인 4월부터 경마팬들은 어떤 말이 군별 대상 특별 경주에 나가려고 승군을 회피할 것인지 추측하느라 마음이 편치 못하다. 예를 들어서 연전연승하고 있는 국산 3군 암말일 경우 5월 15일에 열리는 AJC트로피에 우승하기 위해서는 승군착순에 걸렸을 경우 승군하는 것보다는 승군을 피해 계속 3군에 남아 특별경주에 나가는게 더 유리하다. 특별경주에서 우승하면 일반경주에서 우승하는 것보다 상금도 두배로 더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돈보다도 더 값진 영예를 얻을 수 있으므로 조교사나 마주 기수 모두 특별경주 우승을 원할 것이다.

이렇게 승부기피의 유혹을 느끼는 이유는 대부분의 대상특별경주가 군별로 제한된 경주이기 때문이다. 반면 코리안 더비처럼 3세마로만 한정을 한다든지 그랑프리처럼 누구나 출주할 수 있는 오픈경주는 승군을 피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군별로 제한된 특별경주나 대상경주는 점차적으로 폐지해야 한다. 연령별 경주나 유도의 무제한급 같은 오픈경주가 더 활성화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승부기피는 조교사의 잘못이 아니다. 조교사는 자신의 마필로서 최대의 이익을 얻으려고 할 것이므로 승군을 하지 않고 군별 대상경주에 나가는 것이 최선의 합리적인 선택이다. 만약 잘못이 있다면 대부분의 대상특별경주를 군별경주로 만든 시행체에 있다. 잘못된 시스템이 승군회피를 유도하도록 만들어 가고 안가고 하는 부정경마를 획책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군별경주를 폐지하지 못한다면 대안으로 예선제를 시행할 수도 있다. 한달전에 예전전을 치르고 그 예선전에서 우승해서 승군을 하더라도 다음달에 열리는 경주에는 출전할 자격을 주는 것이다. 즉 군별 자격기준을 예선전 당시의 소속군으로 하는 것이다. 그리고 능력마가 올림픽 스케이트 예선처럼 예선만 대충 통과하는 꼼수를 예방하기 위해서 예선 우승마에게는 본선에서 1키로 감량을 2위마에게는 0.5키로 감량의 혜택을 부여한다면 한달전 예선전도 박진감이 넘칠 것이고 한달 후 본선도 재미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수준 높은 경주를 위해서 대상특별 경주 수도 줄여야 한다. 경마팬들은 대상 특별 경주만큼은 박진감 넘치는 재미 있는 경주가 되기를 원한다. 그런데 무슨 신문 방송 특별경주는 그리 많은지 모르겠다. 총개수가 9개다. 그런데 우리나라 언론사가 이것뿐인가? 이러다가는 앞으로 조선일보배 중앙일보배 한국경제신문배 KBS배 MBC배등도 신설될 수 있고 경기도지사배 과천시장배가 있으니 서울시장배도 신설될 수 있다. 대통령배도 있고 농식품부장관배도 있는데 국무총리배가 없으니 곧 신설될 수도 있다. 곧 국회의장배 대법원장배 검찰총장배도 생기지 않을까? 지금도 대상특별경주가 하도 많다 보니 서로 나눠먹기식 그들만의 잔치가 되고 있는데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1년에 하나씩만 늘어도 나중에는 일주일에 한번꼴로 대상특별경주를 하게 생겼다.

최근에 경마팬이 줄어들고 매출도 줄어든다는 소문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질 낮은 경주에도 그 원인이 있을 것이다. 일반경주는 그렇다고 쳐도 대상 특별경주만큼은 아주 다른 재미를 제공해야할텐데 경주수가 많아서 출전마들이 그나물에 그밥으로 거의 변화가 없고 박진감도 떨어지니 팬들의 흥미가 반감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대상 특별경주수를 대폭 줄여서 정말로 대상경주와 특별경주가 특별한 의미를 갖게 해야 한다. 또한 군별 경주를 없애거나 군별경주를 하더라도 승부기피를 막을 제도적 장치가 필요할 것이다.